중앙은행 디지털 통화, 왜 미래의 혁명으로 불리나
  • 일시 : 2024-10-04 13:33:33
  • 중앙은행 디지털 통화, 왜 미래의 혁명으로 불리나



    [https://youtu.be/0BWhJ7dBchY]

    ※이 내용은 10월 2일(수) 오후 4시 연합뉴스경제TV의 '경제ON' 프로그램에서 방영된 콘텐츠입니다.(출연:권용욱 연합인포맥스 기자, 진행:이민재 앵커)



    [이민재 앵커]

    미래의 화폐 형태로 불리는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에 대한 논의가 세계 중앙은행들 사이에서 부쩍 활발해졌다고 합니다. 특히, 가계나 기업과 같은 모든 경제 주체에게 발행되는 소매형 CBDC는 미래의 혁명적인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평가되기도 하는데요. 이와 관련해 주요 관계자들을 만나고 온 권용욱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먼저 CBDC에 대해 간략히 소개 부탁합니다.



    [권용욱 기자]

    CBDC란 말 그대로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입니다. 세계적으로 CBDC에 대한 관심이 날로 증대되는 가운데 주요국들은 수년 내에 최종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음. 국제결제은행이 지난 2023년에 시행한 설문에 따르면 조사 대상 86개국 가운데 절대다수에 해당하는 94%의 나라가 CBDC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 중.



    [앵커]

    CBDC 가운데서도 소매형 CBDC란 무엇이고, 왜 관심을 끄는 것인가.



    [기자]

    CBDC는 주로 사용하는 주체에 따라 도매형과 소매형으로 구분한다. 도매형은 중앙은행과 시중은행 간 거래에 주로 활용. 소매형은 개인이나 기업, 소매업체 등 일반 대중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는 형태. 가급적 모든 사람이 금융의 혜택을 볼 수 있게 하는, 즉 금융 포괄성이나 접근성을 높이는 게 하나의 목적이고 세계적으로 현금 사용도가 떨어지는 데 대한 대안의 성격도 강함. 소매형 CBDC는 소매 거래나 개인 간 송금, 모바일 앱, 카드, 온라인 쇼핑 등 일상생활의 모든 거래에 활용될 수 있음.



    [앵커]

    소매형 CBDC가 미래의 혁명을 불러올 것이란 진단이 나오는 이유는.



    [기자]

    소매형 CBDC가 우리 일상의 미래에 상당한 파급 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 만약 사람들이 모든 화폐를 CBDC로만 사용한다는 가정 속에서는 중앙은행이 화폐 발행의 도매업자가 아닌 소매업자도 될 수 있는 것. 이렇게 되면 기존의 시중은행이나 카드사 같은 민간 금융의 역할이 다시 정의되어야 할 수 있음. 무엇보다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대해서도 파급 경로와 파급 속도가 크게 달라지게 됨. 물론, 이런 것은 아직 이론상으로만 가능한 것으로, 그 변화의 속도는 매우 점진적일 것으로 보는 게 현실적.

    그래도 많은 국가가 소매형 CBDC의 역할을 어느 선까지 두어야 하는 것인지 실질적인 고민 단계에 들어섬. IMF는 얼마 전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많은 중앙은행이 소매형 CBDC 발행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고 진단. 또, 미국의 전미경제연구소는 소매형 CBDC가 은행권 예금이나 디지털 지급결제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보고서를 발표.



    [앵커]

    유럽이 상대적으로 CBDC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 언제 도입되는 것인가.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2019년에 CBDC 도입을 검토한 뒤에 조사와 평가 단계를 거쳤고, 현재 준비 구현 단계에 진입. 이르면 2025년 말 최종 도입 여부 결정하고 2028년경 도입 될 것으로 예상.

    주요 선진국 가운데 가장 속도를 내고 있는 게 유럽이니만큼, 유럽의 발행 주체인 유로통화당국의 주요 일원인 독일 중앙은행(도이체 분데스방크) 관계자를 인터뷰.



    [앵커]

    독일 중앙은행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주로 나눴나.



    [기자]

    우선, CBDC를 개발하고 도입하는 데 있어서 독일중앙은행의 역할은 어느 정도인지를 묻고, 뒤에는 중앙은행 입장에서 CBDC의 통화정책 활용 가능성을 주로 물었음.

    분데스방크는 CBDC에 대한 정책을 결정하는 ECB의 여러 TF 가운데 아주 고위급 TF에 자신들의 헤드이기도 한 분데스방크의 임원이 들어가 있다고 강조.



    [앵커]

    통화정책에 대해서는 어떤 이야기가 나왔나.



    [기자]

    독일중앙은행의 디지털 유로 선임 전문가(senior digital euro expert)인 막스 내베르트씨(氏)는 "소매형 CBDC(디지털 유로)는 잠재적으로 통화정책 전달 및 금융안정 개입을 위한 새로운 메커니즘을 제공할 수 있지만, 이론적으로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내베르트씨는 "디지털 유로가 통화정책 도구로 활용되는 것은 개발 중에 결정될 설계 내용과 확립된 법적인 체제 속에서만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앵커]

    당장은 가능성이 없다는 것인가.



    [기자]

    그렇다. 미래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물었는데, 이 역시 부정적이었다. 이런 것은 중앙은행이 기본적으로 보수적인 논조가 강하다는 것과 발행 당사자인 만큼 미래에 대해서도 언급하기 조심스러워한다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유럽의 소매형 CBDC, 즉 디지털 유로는 보유 한도가 설정되고 이자가 지급되지 않는 방식으로 설계된다. 보유 한도가 고정되는 셈인데, 이것이 고정되지 않고 만약에 중앙은행이 조절할 수 있다면 통화정책 수단으로 활용이 가능해진다. 동시에 이자를 지급하는 경우에도 통화정책의 한 수단으로 활용된다. 보유 한도를 늘리거나 줄이는 방식으로 또는 이자율을 높이거나 내리는 방식으로 시중 유동성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



    [앵커]

    중앙은행은 CBDC가 당장 통화정책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학계 전문가들은 그 가능성이 충분히 열려 있는 것으로 본다고.



    [기자]

    그렇다. 독일 뒤셀도르프대학의 디지털 통화 연구진을 만나고 왔는데, 이들은 CBDC가 통화정책 수단으로 사용된다면 경기 충격의 흡수 능력과 물가 안정화 효과를 키울 것으로 분석. 이 대학 연구진은 "CBDC는 거래를 용이하게 한다는 장점 때문에 가계는 결제수단으로 CBDC 보유를 선호할 것"이라며 "우리는 CBDC 도입이 소비 증가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경제 전반의 효용을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도출했다"고 소개.

    연구진은 게다가 CBDC의 보유 한도를 통화정책의 도구로 활용하면, 즉 중앙은행이 필요에 따라 보유 한도를 조절하게 되면 충격의 흡수 능력은 더욱더 높아진다고 강조. 예를 들어 경기 침체와 같이 부정적인 수요 충격 이후 가계는 소비 지출을 줄이는데, 결과적으로 화폐에 대한 수요가 감소. 그런데 CBDC보다는 거래 비용이 상대적으로 높은 전통 화폐(현금과 예금)의 수요가 우선하여 줄게 되고, 결과적으로 소비 단위당 부담하는 거래 비용은 낮아지게 된다. 이것을 CBDC를 통해 경기 충격 흡수 능력이 향상되는 주요 원동력으로 봤다.

    특히,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의 CBDC 선호도가 다른 데, 통화정책 수단으로 활용하면 소득 재분배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고 설명.

    또 다른 전문가는 독일 뮌헨에서 만났는데. 디지털 통화 박사이자 싱크탱크 디지털유로협회를 이끌고 있는 요나스 그로스 회장.

    그는 "선진국 대부분의 중앙은행은 CBDC 출시를 고려하는데, 이 가운데 아직 소매형 CBDC에 보상(이자)을 지급하려는 은행은 없는 게 분명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대부분의 중앙은행은 CBDC 보유에 보상을 지급하고 통화정책 수단으로 CBDC를 활용하는 것을 상상할 수 있다고 말한다"고 강조.



    [앵커]

    현재 중앙은행은 가능성을 크게 보지 않지만, 만약에 CBDC에 이자가 지급된다면, 금융권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하다고.



    [기자]

    그렇다. CBDC를 통해서도 이자를 지급받게 된다면 시중은행에 예금을 맡겨둘 필요성이 크게 떨어지게 된다. 즉, 시중은행 입장에서는 예금 금리를 CBDC 금리보다 높여 잡아야 하게 되므로 민간 은행들은 CBDC 도입을 반가워하지 않는다. 그래서 유럽 최대 은행이자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체방크에서 여러 전문가를 만나 관련 이야기를 나눠봄.



    [앵커]

    민간 은행 쪽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나왔나.



    [기자]

    CBDC는 중앙은행이 도입하려는 디지털 결제 방식인데, 민간 부문에서 범유럽에서 활용될 수 있는 또 다른 결제 방식을 준비 중이다. 도이체방크를 비롯한 유럽의 주요 은행들이 참여해서 만드는 유럽결제이니셔티브(EPI)라는 시스템.

    프랑크푸르트 본사에서 만난 도이체방크의 하이크 마이 연구원은 "디지털 유로는 미래의 민간 결제 시스템과 경쟁하는 또 다른 디지털 선택지가 될 것으로 전망".

    중앙은행과 민간 분야의 디지털 소매 결제 시스템이 함께 마련되면 유럽은 전자결제 방식을 선택하는 데 전략적인 자율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마이 연구원은 진단.



    [앵커]

    유럽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유독 CBDC 도입에 속도를 내는 이유도 있다고.



    [기자]

    유로존이 중앙은행 디지털 통화(CBDC)에 속도를 내는 중요한 이유는 유로존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유럽만의 독자적인 전자결제체계를 갖추기 위해서라고 도이체방크 디지털 화폐 부문의 마누엘 클라인 시장 매니저는 평가. 현재 유럽에서 대다수의 전자 결제가 미국계인 비자(Visa)와 마스터카드(Mastercard), 페이팔(PayPal) 등을 통해 이루어지는데, 이 자체로 유럽과 미국의 관계 같은 지정학적 위험에 노출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클라인 매니저는 "지정학적인 불확실성 때문에 유럽 자체의 독자적인 결제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압박과 이해가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럽중앙은행(ECB)의 디지털 유로 도입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구성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진단.

    (연합인포맥스 방송뉴스부 권용욱 기자)

    ※본 콘텐츠는 연합뉴스경제TV 취재파일 코너에서 다룬 영상뉴스 내용입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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