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發 유가 상승' 달러-원 자극할까…4월 1,400원 당시 돌아보니
  • 일시 : 2024-10-07 14:06:40
  • '중동發 유가 상승' 달러-원 자극할까…4월 1,400원 당시 돌아보니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이스라엘과 이란의 물리적 충돌이 지속되고, 미국 비농업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 강세가 나타났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갈등 확대로 유가가 폭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위험회피 심리가 시장 전반에 깔렸다.

    여기에 미국 고용지표 호조까지 더해지면서 지난 4월 달러-원 환율 급등 당시와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7일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거래 종합(화면번호 2150)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지난 2일부터 3거래일 연속 하루 10원 이상의 급등세를 이어갔다.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에 이어 미국 고용지표 증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컷(50bp 금리인하) 기대 희석 등이 합쳐진 결과다.

    이는 지난 4월 16일 달러-원 환율이 1,400원 연고점을 찍던 당시와 비슷한 양상이다.

    지난 4월 달러-원 환율은 미국 소매판매 지표가 강하게 나오고,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보복으로 중동 확전 우려가 불거지면서 치솟은 바 있다.

    당시 달러-원 환율은 1,400원을 찍은 후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이 나오고 나서야 급등세를 멈췄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지난 4월 16일 오후 14시 55분경 달러-원 환율이 급등한 것과 관련, "환율 움직임, 외환 수급 등에 대해 각별한 경계감을 가지고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국장급 명의로 구두 개입에 나섰다.

    이번에도 달러-원 환율은 중동 위험과 미국 고용지표 호조에 상승세를 이어갔다.

    미국 비농업 고용지표가 예상밖 증가세를 보이면서 연준 빅컷이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은 달러 강세를 더욱 부채질했다.

    지정학적 리스크는 외환시장에서 단발성 달러 강세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심리적 영향이 큰 만큼 단시간에 달러화가 빠르게 오른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면전 우려는 유가 급등 우려와 맞물리며 달러화를 끌어올렸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미국 경제가 지난해에 예상됐던 '노랜딩 시나리오'로 갈 수 있다는 기대가 일었다.

    사실상 미국 연준의 큰 폭 금리인하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해진 셈이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지정학적 위험에 따른 달러-원 급등세는 단발성 움직임에 그칠 것이라고 봤다.

    오히려 미 연준의 금리 인하폭이 크지 않을 가능성이 달러화를 지지하는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한 외환시장 참가자는 "지금까지 국지전 등 지정학적 위험 이슈로 환율이 계속 강세로 간 적은 없다"며 "수급이 상당히 타이트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연준이 빅컷을 한다고 하지만 결국 최종 금리는 주요국 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스라엘과 이란의 갈등 국면이 유가 급등세를 불러올 경우 상황은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

    유가 급등은 겨우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을 멈추고 금리인하를 시작한 미 연준의 금리 경로에도 걸림돌이 될 만한 요인이다.

    국제금융센터는 이날 보고서에서 "중동 긴장이 고조되면서 행사가격 100달러의 콜옵션 거래가 큰 폭 증가하고, 숏커버링과 알고리즘 거래 등 투기적 매수세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중동 위기 비용의 국제화 등에 적극 나설 경우 원유 공급 차질 규모는 다른 수준으로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짚었다.

    국금센터는 "중동 정세가 최악의 시나리오로 전개될 가능성은 여전히 낮으나 예전에 비해 현실적으로 인식하는 시장 시각이 점증하고 있다"며 "극단적인 상황 하에서는 국제유가 급등 뿐 아니라 원유의 안정적 확보 자체가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중동 사태가 국제 원유시장에서 '양치기 소년'으로 평가받았지만 새로운 위기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원유(가스 포함) 공급망을 재점검하고 극단적 상황에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국금센터는 조언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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