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찍고 일본ㆍ홍콩…'WGBI 반드시' 기재부, 투자자 100곳 만나
(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세일즈맨 정신으로 뛰었습니다"
곽상현 기획재정부 국채과장은 9일 연합인포맥스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FTSE 러셀은 이날 세계국채지수(WGBI)에 한국 국고채를 편입한다고 밝혔다.
지난 2009년 도전했다가 실패, 2022년 9월 관찰대상국에 오른 지 2년 만이다.
기재부는 관찰대상국에 등재되고 약 2년 동안 외국인의 우리나라 시장 접근성 개선에 집중했다.
기재부는 발로 뛰면서 외국인의 요청을 하나둘씩 모으기 시작했다.
그 결과 기재부는 지난 2022년 12월 우리 국채와 통화안정증권에 투자하는 외국인을 상대로 이자ㆍ양도소득 비과세 혜택을 주기로 했다.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것이자 외국인 투자자가 가장 바란 것이다.
또한 굳이 외국인 투자자가 유로클리어나 클리어스트림 등 국제예탁결제기구의 국채 통합계좌를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텄다.
굳이 한국에서 새롭게 투자용 계좌를 개설해 투자할 필요 없이, 쓰던 계좌 그대로 활용하라는 것이다.
한편에서는 외환시장 구조 개편에 나섰다.
외국인이 이른바 '24시간' 환전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는 임무였다.
기재부는 우선 오후 3시 반에 마감하던 우리 외환시장 거래 시간을 새벽 2시까지 늘렸다.
이를 통해 우리 밤에도 자유롭게 원화를 거래하도록 유도했다.
또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IRC)도 폐지하는 가운데 법인식별번호(LEI)의 허용범위도 확대해 잠재 투자자의 실제 투자를 끌어내려고 했다.
기재부는 이처럼 변화한 제도를 들고 외국인 투자자 설득에 나섰다.
WGBI 추종 규모 및 FTSE 러셀의 편입 결정에 영향력을 미칠 만한 기관 투자자를 만나 투자설명회(IR)를 개최했다.
특히, 추종 자금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일본 투자자와 소통에 집중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올해 6월 한일재무장관 회의에서 일본 측의 지지를 당부했다.
2개월 뒤인 8월에는 일본 대사를 만나 편입에 관심을 가져달라 주문했다.
김윤상 기재부 2차관은 직접 일본을 찾아 주요 투자자를 보고 지지를 호소했다.
김범석 기재부 1차관도 추석 연휴에 홍콩을 찾아 주요 투자자를 만나 협력을 당부했다.
기재부는 이를 포함해 총 8번의 현지 IR을 개최했다. 일본 4번, 런던 2번, 홍콩과 싱가포르 1번씩이다.
기재부는 이 과정에서 뱅가드와 블랙록, 싱가포르투자공사(GIC), 핌코(PIMCO) 등 세계 채권시장을 만났다.
특히, 실무자인 황순관 기재부 국고국장, 곽 과장은 이를 포함해 약 100곳의 투자와 만나는 등 WGBI 편입을 주도했다.
기재부에서 김재환 국제금융국장, 유창연 국금과장, 김희재 외화자금과장, 정여진 외환제도과장도 국고국과 합심해 투자자 설득에 총력을 기울였다.
시중은행 헤드급 딜러는 "WGBI 편입이 기재부의 핵심 업무 가운데 하나라는 느낌을 주곤 했다"면서 "정부의 의지가 강력하다는 점을 피력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FTSE러셀은 내년 11월부터 우리 국고채를 지수에 반영할 계획이다. 유동성이 부족한 국고채 50년물은 제외된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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