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GBI 편입] 원화 강세 효과는…"위안화·대만 달러보다 우월해질 것"
  • 일시 : 2024-10-09 06:12:00
  • [WGBI 편입] 원화 강세 효과는…"위안화·대만 달러보다 우월해질 것"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우리나라 국고채가 FTSE 러셀의 세계국채지수(WGBI)에 편입됨에 따라 예상보다 이른 원화 강세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게 됐다.

    특히 시장 참가자 다수가 내년 3월 편입을 예상했던 터라 이번 편입 소식이 시장에 다소 '서프라이즈'를 안기면서 달러-원 하락이 나타날 수 있다고 시장은 예상했다.

    이란과 이스라엘 분쟁으로 인한 위험 회피 심리가 고조된 상황에서 이번 소식이 원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면서 달러-원 상승의 완충작용을 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9일 FTSE러셀은 한국 국고채의 시장 접근성 등급을 기존 레벨2에서 레벨2로 높임과 동시에 WGBI 편입을 위한 정성평가 기준을 충족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022년 9월 관찰대상국에 편입된 이후 4번째 평가 만에 편입에 성공한 것이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WGBI 편입 소식을 반영해 즉각 큰 폭 하락했다. 달러 인덱스가 전일에 비해 거의 보합 수준에 그쳤지만 NDF 달러-원 1개월물은 1,339.00원(MID)에 최종 호가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2.35원)를 고려하면 전장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대비 8.35원, 새벽 2시 종가대비로는 4.65원 내렸다.

    바클레이즈의 손범기 이코노미스트는 "WGBI 편입으로 당사에서는 약 550~650억달러 정도의 패시브 자금 유입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다만 한국의 가중치가 2.3%로 최근 편입되었던 포르투갈(0.6%)이나, 뉴질랜드 (0.2%), 이스라엘 (0.3%)과 대비해서 보면 꽤 큰 수치이기 때문에, 중국과 비슷하게 약 18~24개월에 걸쳐서 편입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약 패시브 자금 유입의 30~40%정도가 환헤지가 되어서 들어온다고 가정해보더라도 절대 유입 규모는 330억에서 455억 달러에 육박하며, 이는 2분기 원화 스팟 시장 일별 거래량의 3~4.5일 치에 육박하기 때문에 달러-원 하락 압력 또한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패시브 자금이 일정 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것만으로도 환율 하락의 효과가 크다고 평가했다.

    소시에테제네랄(SG) 홍콩의 성기용 거시 전략가는 내년 3월이 아닌 이번 편입 가능성을 40%로 평가했었다면서 예상 밖 편입이 이뤄짐에 따라 원화와 원화 금리에 '긍정적 서프라이즈(positive surprise)'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WGBI 편입으로 향후 6개월간 원화 금리와 환율에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는 요인으로 평가된다"면서 "중기적으로 달러-원의 지속적인 하락이 예상되며 역내에서 중국 위안화나 대만달러 대비 한국 원화가 우월한 성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SG는 내년 2분기 말 기준 달러-원 환율이 1,280원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인 채권 투자금이 신규로 유입된다고 해도 상당부분 환헤지가 이뤄질 것으로 보여 해당 재료가 환율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씨티의 김진욱 이코노미스트는 "WGBI 편입이 국채와 원화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가능하다"면서도 "이번 이벤트로 인한 원화 절상폭을 추정하기는 어렵다. 상당부분 자금은 환헤지 되어 들어올 수 있기 때문에 시장 영향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씨티는 향후 3개월 내 환율 전망치를 1,350원, 6~12개월 사이에 대해서는 1,320원으로 제시했다.

    WGBI 편입으로 원화가 일시적으로 강세를 보일 수는 있지만 장기적인 영향은 지켜봐야할 것 같다는 분석도 있다.

    SC제일은행의 박종훈 전무는 "최근 달러 강세와 리스크 오프 때문에 원화 약세로 지난 월요일 달러-원이 1,300원대 시도 이후 40원 가까이 올라 이번 편입으로 원화 강세가 일시적으로 예상된다"면서 "다만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지는 시장 움직임을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자본시장연구원의 강현주 선임연구위원 역시 채권 투자금은 환위험을 관리하는 차원에서 외환시장을 통해 직접적으로 들어오기보다 FX스와프시장으로 들어온다면서 이 때문에 원화 환율보다는 스왑레이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외국인들이 현물시장에서 채권을 사는 경우 국내 금리나 환율에 의외로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면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금리를 떨어뜨린다거나 환율이 내려간다거나 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강 연구위원은 "수급 영향 만으로 당장의 금리 하락, 환율 하락이 관찰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 포트폴리오 조정이 6개월에서 12개월 동안 점진적으로 일어나는 것을 고려하면 정형적으로 뚜렷하게 시장 변수에 강한 영향을 주지 않을 개연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심리가 개선되는 측면에 따른 원화 절상 효과는 예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시장 상황을 보면 금리나 환율에 있어 미국의 통화정책 움직임이 매우 중요한 변수로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 금리 하락기와 맞물려 지수 편입 효과를 생각해보면 미국 금리가 하락하면서 원화가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외국인 자금이 안정적으로 유입되면서 지정학적 불안기에 이러한 자금이 버팀목이 되어 외환시장의 불안정성이 완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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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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