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허리케인 '밀턴'에 美 경제 타격 전망…4분기 GDP↓
인플레이션 자극·고용 위축 전망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이례적으로 강력한 허리케인 '밀턴'(Milton)이 미국 플로리다 지역을 덮치면서 미국 경제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4등급 허리케인 '헐린'으로 이미 큰 피해를 본 상황에서 2주도 되지 않아 5등급 허리케인 밀턴까지 상륙하면서 미국의 경제 성장과 소비 지출은 위축되고 식품 가격은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9일(현지시간) 미 국립허리케인센터(NHC)에 따르면 밀턴은 현재 플로리다주 서해안에 위치한 사라소타 카운티의 시에스타 키 근처에 상륙해 극심한 폭우와 강풍을 일으키고 있다.
밀턴은 탬파를 강타한 후 노스캐롤라이나와 테네시 쪽으로 북상할 것으로 예보됐다.
플로리다 지역은 앞서 지난달 27일 상륙한 4등급 허리케인 헐린으로 최소 230명의 사망자와 수십조원의 재산 피해를 본 상태다.
이 지역은 헐린으로 인한 피해가 완전히 복구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2주도 되지 않아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번에는 더 강한 허리케인인 밀턴을 맞닥뜨릴 것으로 예고되면서 비상이 걸렸다.
월가 전문가들은 두 번의 허리케인이 미국의 전반적인 경제 데이터에 단기적인 혼란을 일으킬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허리케인으로 직격탄을 맞은 폴로리다 지역의 소비자 지출과 경제 성장은 위축되고 식품 가격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플로리다주는 미국 감귤 생산량의 17%를 차지하기 때문에 과일 가격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민간 기상 서비스업체인 어큐웨더의 조엘 마이어스 창업자는 "몇 주 안에 식료품점에서 오렌지와 토마토 같은 일부 과일과 채소의 가격 상승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며 "밀턴은 미국에서 가장 큰 피해와 비용을 일으키는 허리케인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에너지 가격도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대형 석유 기업 셰브론은 밀턴에 대비해 모든 인력을 대피시키고 시설을 폐쇄했다고 밝혔다.
자산운용사 나벨리에 앤 어소시에이츠의 루이 나벨리아 회장은 "비정상적으로 따뜻한 물로 인해 멕시코만에서 더 많은 허리케인이 계속 발생할 수 있다"며 "에너지 업계는 11월 대서양 허리케인 시즌이 끝나는 것을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리케인으로 인한 플로리다의 지속적인 피해는 10월의 고용 시장 데이터를 일부 왜곡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BLS)은 월별 일자리 보고서를 검토할 때 해당 월의 12일을 포함한 급여 기간을 기준으로 삼는다.
10월 고용보고서에서 12일은 급여 기간의 마지막 날로 계산되는데, BLS는 기준 기간에 1시간 이상 근무한 모든 개인을 고용된 것으로 간주한다.
현재 플로리다 서부 템파 지역 주민들은 대피 중이기 때문에 많은 근로자가 이번 주 내내 쉬게 될 수 있다.
플로리다 전역의 수많은 고용주도 밀턴의 상륙이 예상되자 상점 문을 닫았다.
테마파크 디즈니랜드와 유니버설 스튜디오, 씨월드, 부쉬가든, 레고랜드 테마파크 등도 모두 이날 일찍 문을 닫는다고 밝혔다.
앞서 헐린으로 손해를 입은 노스캐롤라이나 지역에서도 여전히 많은 근로자가 휴가를 보내고 있다.
이에 따라 10월 고용 보고서에서 실업률은 상승하고 취업자 수가 제한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씨티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앤드류 홀렌호스트는 "10월 고용 보고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점쳤다.
JP모건의 아비엘 라인하트는 앞서 허리케인 헐린으로 인해 10월에 최대 1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타격을 입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10월 일자리 보고서는 오는 11월 5일 대통령 선거를 앞둔 내달 1일 발표될 예정이다.
다만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인 라이언 스위트는 "전미 고용 통계의 하락은 일시적일 것이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추가 금리 인하를 검토하는 상황에서 통화정책의 변화를 야기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10일 발표될 지난주 실업수당 신규 청구자 수는 허리케인이 미국의 고용 시장에 미친 영향을 파악할 첫 번째 데이터가 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팩트셋에 따르면 지난주 실업수당 신규 청구 건수는 전주와 같은 22만5천 건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모건스탠리는 23만5천 건을 예상했다. 허리케인 관련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증가할 것이지만, 큰 피해를 본 노스캐롤라이나의 청구 지연이 나중에 분명해질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밀턴이 인구 밀도가 높은 탬파 대도시 지역을 지나가면서 재산 피해와 비즈니스 손실 규모가 급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밀턴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2천억 달러를 초과할 경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에 미칠 타격도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스위트는 "밀턴이 지나갈 경로에서는 미국 GDP의 2.8%가 나온다"고 말했다.
EY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그레고리 다코는 이번 허리케인으로 4분기 미국의 실질 GDP 성장률이 0.2~0.4%포인트 감소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허리케인의 직격탄을 맞을 플로리다주의 4분기 GDP 성장률은 3~4%포인트 급감할 것으로 예상했다.
yg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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