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금통위 5인, 3개월 뒤 3.25% 유지…주택·부채 영향 확인"(상보)
10월 금통위 후 기자간담회
"장용성 금통위원, 동결 소수의견"
"금융안정 고려해야…매파적 인하"
"같은 속도로 내리자는 함의는 없어"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정현 이규선 윤은별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3년여 만의 피벗(통화정책 전화)에 돌입한 가운데 금통위원 6인 중 5인은 3개월 뒤에도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 "3개월 뒤에도 3.25% 유지, 금통위원 5인"
이 총재는 11일 기준금리를 기존 3.50%에서 3.25%로 인하한 뒤 진행한 금통위 기자간담회에서 "3개월 뒤에도 기준금리를 3.25%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 금통위원 5인은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미국 대선 결과와 지정학적 리스크 전개 상황을 살펴봐야 한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나머지 금통위원 1인은 향후 3개월 시계에서 기준금리를 3.25%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봤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분은 거시건전성 정책이 작동하기 시작했고 필요시 정부가 추가 조치를 시행할 의사를 밝힌 만큼 내수의 하방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지난 2021년 8월(0.50%→0.75%) 25bp 인상하며 시작된 통화 긴축 사이클이 38개월 만에 마무리됐다.
다만 장용성 금통위원은 기준금리를 3.50%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내용의 소수의견을 개진했다.
이 총재는 "소수의견을 낸 장용성 위원은 거시건전성 정책의 효과를 판단하기 이르고 취약계층·자영업자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성장률을 보면 잠재 수준을 상회하기 때문에 일단 동결하고 정책 효과를 점검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이었다"고 공개했다.
아울러 이날 금통위는 금융중개지원대출 금리를 기존 2%에서 1.75%로 인하했다.
◇ "물가상승률 안정…중립금리 수준으로 점차 조정"
이날 한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은 무엇보다 인플레이션이 안정되고 있다는 자신감에서다.
이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안정될 것이라고 예상되기 때문에 기준금리를 중립금리 수준으로 점차 조정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물가상승률이 2% 이하로 떨어진 것을 보면 실질금리가 상당히 높은, 긴축적인 수준에 있다"면서 "경제성장률도 잠재 수준보다 크게 높지 않아 불필요하게 기준금리를 너무 오래 긴축 수준에 둘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 총재는 이날 기준금리 인하를 '매파적 인하'라고 판단했다. 향후 금융안정을 무엇보다 고려해야 한다고 평가한다는 점에서다.
이 총재는 "이번에 기준금리를 인하하지만 금융안정을 고려해야 한다고 본다는 점에서 매파적 인하로 해석할 수 있겠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정부의 거시건전성 정책을 높게 평가하면서 앞으로도 주택 시장과 가계부채 등이 과열되지 않게 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그는 "정부의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 영향으로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되기 시작하고 수도권에서 주택 가격 상승률과 거래량도 축소됐다"면서 "금리 인하가 가계부채에 미치는 영향 등 관련 리스크는 계속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택담보대출은 10월과 11월에 둔화할 것으로 보이는데 금융안정을 확인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금리 인하에 따른 주택 거래량과 기대심리 등을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이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정부의 가계부채 안정에 대한 의지가 강해 필요시에는 더 강화하겠다는 것"이라며 "저희도 금리 인하의 속도를 조정하면서 금융안정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에 당분간 거시건전 정책들은 계속해서 시행돼야 한다"고 전했다.
이 총재는 추가 금리 인하 속도에 신중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기준금리를 50bp 내렸다고 해서 우리도 50bp씩 인하할 수 있다고 보면 안 된다"고 했다.
아울러 "금통위원들이 금리 인하에 따른 금융안정 영향을 보고 자신감을 얻는다면 같은 속도로 인하하자는 그런 함의는 없다"면서 "(한국판 포워드가이던스는) 3개월 이상의 함의는 없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 "WGBI 감개무량…구조조정 효과"
한편 이 총재는 WGBI(세계국채지수) 편입을 높게 평가했다.
이 총재는 "WGBI 편입을 감개무량하게 생각하는 것은 단기적인 정책보다 구조를 바꾸는 게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보여주는 가장 좋은 예시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외환시장 구조개선을 통해 외국인 투자자 접근성이 좋아지고 원화 시장을 개방하는 등 구조조정이 하기는 어렵지만 달성하면 얼마나 좋은 효과가 있는지 그 점에 초점을 두고 싶다"고 했다.
또 "이때까지 우리나라 부채는 외화표시 부채로 많이 조달될 경우 환율변동에 따른 신용위험이 생기는데 WGBI를 통해 국채뿐 아니라 은행채 등을 원화로 외국인에 팔 수 있다면 환율변동에 의한 손실은 투자자가 진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이에 따라 디폴트 리스크가 줄어 상당한 이점이 있고 통화정책 면에서는 변동환율제를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 총재는 민간소비는 회복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잠재성장률 2%보다는 낮지만 하반기 소비가 1.8%까지 올라와 있고 회복 국면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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