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요빈의 외환분석] 한은 피벗…씁쓸함을 곁들인
(서울=연합인포맥스) 14일 달러-원 환율은 1,350원 선에서 제한된 범위를 등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 달러-원은 박스권에 갇혔다. 주간 고점(1,355원)과 저점(1,343원) 차는 11원 남짓이었다. 정규장 기준으론 고점이 1,351원으로 위아래 10원이 채 안 됐다.
이날에도 1,350원 부근에 상단 인식은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추격형으로 네고 물량이 쏟아지진 않아도 고점 매도를 대기하는 수요가 유입할 수 있다.
미국장은 주요 지표를 연달아 소화했다. 이날은 '콜럼버스의 날'로 주식시장을 제외한 외환, 채권시장이 휴장한다.
최신(9월) 미국 고용보고서가 깜짝 호조를 보이고,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탄탄한 고용과 물가는 달러를 뒷받침한다.
전장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예상보다 더 둔화했지만, 미국 경제가 연착륙하는 시나리오에 대한 믿음은 흔들리지 않았다. 간밤 달러 인덱스는 상승 폭을 유지한 채 102.907로 마감했다. 국내장의 종가 무렵(102.902)과 큰 차이가 없었다.
이러자 연방준비제도(연준·Fed)도 '빅컷'(금리 50bp 인하) 이후 초반에 제기된 여러 혼란을 피해 간 양상이다. 경기 침체나 경기 과열(노랜딩)로 인해 급격하게 금리를 조정할 가능성은 크게 줄었다.
미국 금리선물 시장에서 11월 빅컷 가능성은 제로(0), 동결 가능성은 10.5%로 하루 전(16.7%)보다 축소했다. 연내 점진적(25bp) 금리 인하 전망이 힘을 얻으며, 연준과 미국 경제는 '스위트 스폿(sweet spot)'에 가까워졌다.
이와 달리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는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달러-원 환율이 금리 인하로 상승하는 불안은 없었다. 오히려 환율은 장중 하락 압력을 받으면서 원화는 강세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한은의 금리 인하가 경기 부진에 대응한다는 측면에서 원화에 강세 요인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을 붙였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기자회견에서 국내 물가가 안정되면서 잠재성장률 수준의 경제 성장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금리를 인하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경기 부양 기대감은 금통위 이벤트 동안만 유효했다. 달러-원은 1,340원대 중반(1,345원)을 저점으로 정규장에서 하락 폭을 대부분 반납했다.
현물환 거래량은 빅 이벤트에도 2개월 내 거래량은 최저였다.
시장 참가자들은 한은의 피벗(통화정책 전환)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컸다면서, 적극적인 포지션 플레이에 나서기 어려웠다고 입을 모았다.
결국 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 부양 의구심과 금리 동결에도 특별히 원화 강세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현실은 매매 고민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시도 금리 인하 기대가 제한됐다. 외국인이 약 6천억 원의 매도 공세를 이어가면서 오히려 약세로 전환했다.
대장주 삼성전자 투자 심리가 부진했다. 국내 경제에 반도체가 차지하는 위상을 고려하면 우리 경제와 원화에 상당한 부담 요인이다.
외인은 삼성전자를 23거래일 연속 순매도하고 있다. 역대 최장기간(25거래일) 순매도 기록을 경신할지 주목된다.
이날에도 달러-원이 하락할 여지는 크지 않다. 달러 숏(매도) 베팅은 단기적인 매매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그나마 시장은 중국 부양책에 관심을 두는 분위기다.
지난 주말(12일) 중국 정부는 부양책 관련 기자회견에 나섰다. 중국 재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한 국채 발행을 대폭 늘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다만 구체적인 재정의 규모와 세부 사항을 밝히지 않았다.
중국 증시와 위안화의 투자심리가 개선될지 주목된다.
중국의 물가 지표는 디플레이션 우려를 키웠다. 국가통계국은 9월 CPI가 전년 동기 대비 0.4% 올랐다고 13일 밝혔다. 시장 예상치(0.6%)를 밑돌았다. PPI도 전년 대비 2.8% 하락하면서, 예상치보다 낙폭이 컸다.
일본 금융시장은 '스포츠의 날'로 휴장한다.
한국은행은 본부 대회의실에서 국회로부터 국정감사를 받는다.
간밤 지정학 긴장감도 고개를 들었다. 북한은 한국의 무인기가 평양에 침투해 대북 전단을 살포했다고 주장하며 국경 부근 포병부대들에 완전사격준비태세를 지시했다.
우리 군은 북한의 무인기 주장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과 함께 도발 시 북한 정권은 종말을 맞을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지난 11일 밤 1,347.40원(MID)에 최종 호가됐다고 전했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2.35원)를 고려하면 전장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349.50원) 대비 0.25원 오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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