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GBI로 변동환율제 유연 적용'…서울환시에서 갖는 의미는
  • 일시 : 2024-10-14 13:38:56
  • 'WGBI로 변동환율제 유연 적용'…서울환시에서 갖는 의미는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으로 변동환율제를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서울외환시장에서 갖는 WGBI의 의미를 재조명했다.

    14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시장 참가자들은 WGBI로 변동환율제를 유연하게 적용한다는 발언은 과거와 달라진 외채구조와 함께 외환당국의 환율 민감도가 보다 유연하게 반영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고 풀이했다.

    이 총재는 지난 11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기자회견에서 "이때까지 우리나라 부채가 다 외화표시 부채로 많이 조달됐을 때는 환율을 크게 변동시킬 경우 부담되는 것이 원화로 환산했을 경우에 부담이 커서 신용위험, 디폴트 위험이 생기는 것"이라며 "WGBI를 통해 국채 뿐 아니라 은행채 등 이런 채권들을 원화로 외국인들한테 팔 수 있다면 환율 변동성은 외국인이 갖고 나가면 생기지만, 그 환율 변동으로 인한 손실은 투자자가 지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니까 디폴트 리스크가 굉장히 줄어들기 때문에 상당한 정도 의미가 있다"며 "그래서 통화정책 매커니즘에 어떤 영향이 있냐면…변동환율제를 좀 더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는 그런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WGBI가 통화정책에서 변동환율제를 좀 더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은 환율 변동성이 높아져도 부담이 덜 할 것이라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외화채권을 중심으로 외국 자금을 차입했을 때는 금융시장 상황이 나빠지면 리스크가 컸지만 원화 채권으로 해외 투자자들의 자금을 조달하면 좀 더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것으로도 풀이됐다.

    WGBI에 편입될 경우 신흥국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외화표시 자금 조달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환시 참가자들은 언급했다.

    우리나라 기업이나 은행들이 해외에서 외화표시로 채권을 발행하면 달러-원 환율이 급등할 때 외화부채 부담이 커지고 가산금리 스프레드도 커진다. 채권 가치도 떨어지면서 그 회사 채권의 디폴트 확률이 확대된다.

    이에 외환당국은 달러-원 환율 급등에 좀 더 민감하게 대응할 필요가 커진다.

    한 시장 참가자는 "과거 우리나라가 순부채국일 때는 국제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면 달러-원 환율이 급등락하면서 당국이 생각하는 환율 변동성 민감도가 더 컸을 것"이라며 "똑같은 환율 상승에도 외환, 경제주체 미치는 영향이 지금보다 컸다"고 언급했다.

    그는 "그 때는 외채구조가 안좋았는데 이후에는 달러-원 환율이 올라가면 대외 순자산이 늘어나 외채 구조가 개선됐다"며 "외화 표시 채권에만 자금 조달을 의존할 때는 달러-원 환율 급등에 따른 개별 기업의 위험이 커졌는데 해외에서 원화채 발행이 가능하다면 환율이 미 달러 강세로 오르더라도 당국 입장에서는 훨씬 유연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또 "외화로 외채 조달한 기업들이 받는 부정적 영향과 경제와 외환 및 금융시장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경로가 약해져 환율 변동에 유연해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환율 변동성 확대 위험에 따른 외환당국의 민감도가 그만큼 완화되는 셈이다.

    한 외국계은행 관계자는 "외화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면 환율 상승에 따른 환위험은 발행 차주가 진다"면서 "반면, 원화채권 발행을 외국인이 인수할 시에는 환위험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환율 변동성이 커져도 국내 차입자에 대한 부담은 없고, 환율 변동성이 높아져도 내국인 입장에서 부담이 줄어든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브라질 채권을 보면 헤알화 표시 채권은 해외 투자자 입장에서 환위험이 있지만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험이 적은 반면, 브라질 정부가 발행한 달러 채권은 투자자의 환위험이 적지만, 브라질 디폴트 리스크가 크게 반영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따라서 이 총재가 WGBI가 변동환율제를 좀 더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언급한 것은 그만큼 원화가 국제화로 한 걸음 더 나아갔음을 시사한다고 봤다.

    한 시장 참가자는 "WGBI 편입으로 당국이 생각하는 환율 변동성 대응이 중장기적으로 개선된 방향으로 갈 수 있고, 원화는 국제화된 통화로서 중요한 상징적 걸음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이를 변동환율제를 좀 더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말로 표현함으로써 굉장히 의미있는 키워드로 설명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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