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美 장기금리 감응도 높아져…조용히 진행되는 '트럼프 대책'"
(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달러-엔 환율이 150엔에 육박한 가운데, 미국 장기 국채금리 상승에 대한 엔화의 감응도가 점차 커지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5일 보도했다.
미국 경제의 연착륙 기대로 '빅 컷(50bp 인하)' 전망이 주춤해진 데다 차기 미국 정권에서 재정지출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미국 장기 금리를 통해 환율에 반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14일 한때 달러-엔 환율은 149.980엔을 기록했다. 달러-엔은 지난 8월1일 이후 줄곧 150엔을 하회했으나 최근 상승세를 보이며 해당 레벨에 근접하고 있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 재정확장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특히 시장 참가자들은 정부지출 확대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트럼프의 복귀를 점치는 지표로 미국 10년물 금리 동향을 중시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미국 장기금리 상승은 정부부채 증가와 인플레이션 위험을 우려해 투자자들이 보유기간에 따라 추가금리를 요구하는 '텀 프리미엄(기간 프리미엄)'의 확대도 비춘다. 신문은 이달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추산하는 텀 프리미엄이 7월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 영역으로 부상해 화제가 됐다고 전했다.
플러스 폭이 크지는 않지만 2016년 말 '트럼프 트레이드'의 경험이 입력돼 있는 컴퓨터 거래에 있어서는 중요한 지표가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재정확대를 경계한 미국 국채 매도는 달러 매도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견고하다는 인식이 있다면 그 반대라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싱가포르 DBS그룹홀딩스는 "미국은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이라는 두 개의 바퀴가 경기순환을 잘 지탱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정책금리가 0%대였던 2016년과 금리 인하 후에도 5%에 육박하는 현재 상황은 다르지만 환시에서는 이번에도 "견조한 미국 경기가 통화·재정정책으로 더욱 자극을 받으면 달러는 강세"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2016년 11월 미국 대선은 우여곡절 끝에 트럼프의 승리로 끝났다. 리스크 회피로 101엔대 초반까지 하락(엔화 가치 급등)했던 달러-엔 환율은 이후 미국 국채금리 상승 영향으로 상승해 12월에는 118엔대까지 올랐다.
다만 니혼게이자이는 '트럼프 대통령=달러 강세'가 일부 부분만을 주목한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16년 나타났던 트럼프 트레이드는 2017년에 들어서자마자 사라졌고, 트럼프의 대중국 강경책으로 엔화 가치는 반등(달러-엔 하락)했다.
올해는 그간의 미국 기준금리 인상을 배경으로 달러가 강세 추세를 보여왔기 때문에 여기서 얼마나 달러가 상승 여력을 보일지 미지수라고 매체는 분석했다.
미국 조사기관에 따르면 트럼프 감세 정책은 2026~2035년 재정적자를 7조5천억달러 늘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해리스 당선 때 예상되는 3조5천억달러의 두 배 이상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이와 같은 재정 문제를 미국 경제와 달러가 얼마나 견딜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 유럽계 헤지펀드 매니저는 "텀 프리미엄 상승과 달러 강세를 연결 짓는 것은 2016년 장세를 의식한 리스크 헤지에 불과하다"며 "내년 운용방침을 세우고 있는 투기세력의 속내를 아직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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