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요빈의 외환분석] 궁지에 몰린 원화
(서울=연합인포맥스) 16일 달러-원 환율은 파죽지세로 1,360원대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달러 강세에 반도체 주가 부진이라는 달러 롱(매수) 재료가 얹어졌다.
전날 달러-원은 2개월 만에 고점을 또 경신했다. 종가 기준 1,360원대로 진입한 이후 연장 시간대 1,366원대에서 마감했다.
간밤 뉴욕증시는 반도체 및 인공지능(AI) 관련주가 부진했다. 반도체 설비기업 ASML이 제시한 매출 전망치가 예상 수준을 크게 밑돌면서 시장에 충격을 가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5.28% 급락했다. 엔비디아(-4.69%)와 TSMC(-2.64%) 등 주요 반도체 종목 주가도 하락했다.
반도체 업황 우려는 원화를 한층 약세로 몰아붙일 것으로 보인다.
전일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623억 원 어치 팔았다. 역대 최장기간(25거래일) 순매도 기록에 동률을 이뤘다. 이미 누적 순매도 금액은 사상 최대인 10조8천억 원이다.
외국인이 삼성전자 최장기간 순매도 기록마저 경신할지 관심이 쏠린다.
최근 달러-원 눈높이는 숨 가쁘게 올랐다. 전날 수급상 결제와 네고 물량은 비등비등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주 1,350원 상단 인식이 뚫린 후에 마땅한 저항선이 없어 네고 물량의 유입 강도가 예상보다 세지 않았다는 반응도 나왔다. 새로운 1,360원대에 네고 물량이 적극적으로 출회할지 주목된다.
외환당국 경계감은 한층 고조됐다. 전일 장 초반만 해도 1,360원에서 미세 조정(스무딩) 경계감이 관찰됐다.
글로벌 달러 강세에 연동해도 이달에만 달러-원이 50원 넘게 오르면서 한 방향으로 변동성은 확대된 상태다. 시장 안정화 조치가 나올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주(11일) 한국은행이 통화정책 전환(피벗)에 나선 지 한 주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다. 물가 안정과 성장 지원을 위한 금리를 인하했지만, 환율 불안이 생긴다면 지난 정책 결정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간밤 달러 인덱스는 103.210으로 마감해, 전장 국내장 종가 무렵(103.292)과 큰 차이가 없었다.
미국 경제 지표는 부진했다. 뉴욕 연은에 따르면 미국의 10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는 마이너스(-) 11.9를 나타냈다. 직전 달 수치(11.5) 대비 급락해 시장 예상치(3.4)를 밑돌았다.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도 확산했다.
위안화 약세가 두드러졌다. 중국 경기 부양책을 둘러싼 경계감이 여전했다.
중국 당국의 전방위적 통화완화(금리 인하) 조치에 이어 재정정책 투입이 관건이다. 재정정책 규모나 계획에 실망감이 통화 약세 압력을 키운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9월 중순으로 돌아온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이 추가로 되돌림 압력을 받는다면 달러-원도 레벨을 높일 수 있다.
국제유가는 전일 4% 넘게 급락했다. 이란의 정유시설을 둘러싼 중동 내 지정학 충돌 위기감이 완화했다.
외신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9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이란의 핵 시설이나 석유 시설이 아닌 군사 시설을 타격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에는 오전 10시 30분경 일본 아다치 세이지 일본은행(BOJ) 정책 심의위원이 연설에 나선다. 경제 지표는 오후에 예정돼 있다. 런던장에서 독일 7월 소매판매와 영국의 9월 물가 지표가 발표된다.
개장 전 통계청은 9월 고용동향을 공개한다. 한국은행은 정오에 '2024년 8월 통화 및 유동성' 자료를 공개한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지난밤 1,362.20원(MID)에 최종 호가됐다고 전했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2.30원)를 고려하면 전장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361.30원) 대비 3.20원 오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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