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했던 유로화 커버드본드 발행, 실제 조달은 '이상무'
  • 일시 : 2024-10-16 07:58:05
  • 불안했던 유로화 커버드본드 발행, 실제 조달은 '이상무'

    시장 상황·금리 눈높이 두고 흔들

    조달 안정성, 'AAA' 이점 부각은 장점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유로화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커버드본드) 시장을 활용하는 국내 금융기관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최근 한국주택금융공사와 KB국민은행 등 해당 시장을 찾은 발행사들을 두고 균열이 감지됐다. 이전보다 저조한 수요를 확인하거나 발행 일정을 연기하는 등의 상황이 드러나면서다.

    다만 관련 업계에서는 유로화 커버드본드의 조달을 두고는 크게 우려하지 않는 분위기다. 상반기 대비 하반기 움직임이 주춤해지는 시장 특성이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유럽 커버드본드는 위기 시 마지막까지 활용할 수 있는 조달 시장으로 꼽히는 만큼 여전히 발행에는 어려움이 없다고 진단됐다.



    ◇주춤해진 수요, 발행 연기도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오는 21일(납입일 기준) 5억유로 규모의 커버드본드를 발행한다. 만기는 3.25년이다. 앞서 지난 2일 한국주택금융공사가 6억5천만유로 규모의 커버드본드(3.75년)를 찍은 데 이어 국민은행이 조달 바통을 이어받았다.

    두 발행사 모두 조달이 수월하지만은 않았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당시 북빌딩(수요예측)에서 8억달러를 넘는 수요를 확보해 발행 규모를 6억5천만유로로 결정했다. 이전보단 주춤해진 수요로, 이에 한국주택금융공사는 발행 가산금리(스프레드)를 IPG와 동일한 '유로화 미드 스와프(EUR MS)+42bp'로 확정하고 다양한 기관에 물량을 배분하는 데 집중했다.

    뒤이어 북빌딩에 나선 국민은행 발행물은 달라진 분위기를 드러냈다. 국민은행은 14억4천만유로의 수요를 확보해 인기를 드러낸 것은 물론, 스프레드 역시 IPG 대비 5bp 낮은 45bp까지 낮췄다.

    국민은행 역시 한차례 연기를 택하는 등 시장 상황이 녹록지만은 않았다.

    앞서 이번 조달을 위한 윈도우(window)로 지난 7일과 8일을 확보했으나 북빌딩에 나서지 않았다. 당시 미국 9월 고용보고서 충격 등으로 달러채 금리가 급등한 데다 유로화 미드 스와프까지 튀는 등 시장이 출렁였다. 이에 국민은행은 섣불리 북빌딩을 단행하기보단 좀 더 분위기를 살핀 것으로 풀이된다.

    전략은 적중했다. 국민은행은 이번 주 시장을 찾아 흥행에 성공했다. 국민은행의 경우 북빌딩에 나서면서 발행 규모를 5억유로로 명시한 점도 가격 측면의 협상력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유럽 커버드본드 시장의 경우 벤치마크 규모가 5억유로로 여겨지는 만큼 최소 물량만을 발행할 것이란 사실을 미리 알려 희소성을 높였다.



    ◇하반기 둔화 특성, 발행은 거뜬…관건은 금리

    최근 한국 커버드본드에 대한 달라진 기류가 드러나기도 했지만, 조달 자체는 무리가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유럽 커버드본드 시장의 경우 각종 금융 위기에도 조달 길이 막힌 적이 없을 정도로 금융기관이 최후까지 활용할 수 있는 안정적인 조달처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 커버드본드 시장의 경우 낮은 금리도 이점이지만 안정적인 조달 수단이라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며 "최근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적정 금리 등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발행을 이어갈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다만 시장 특성상 상반기에 발행과 투자가 활발한 터라 하반기에는 비교적 주춤해진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한국주택금융공사의 경우 당시 최대 10억유로까지 조달을 염두에 뒀던 터라 비교적 비수기로 꼽히는 하반기라는 특성에 물량 부담도 더해졌던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국 커버드본드의 스프레드 축소가 지속되면서 투자자들의 금리 부담이 드러나고 있는 점도 관전 요소다.

    한국 커버드본드는 역외 발행물이라는 점에서 유럽 현지 금융기관 수준의 위상을 인정받을 수 없다. 더욱이 아시아 발행사로는 선제적으로 시장에 진입한 싱가포르와의 스프레드 격차도 좁혀지면서 투자자들의 가격 저항도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한국 발행사들의 유로화 커버드본드 발행 이점은 여전하다. 유럽 투자자들의 커버드본드 이해도가 높은 터라 'AAA' 등급에 걸맞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달러화 커버드본드는 한국물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국책은행(무디스 기준 'Aa2') 선순위채보다도 낮은 스프레드를 형성하기 어려운 것과 대조적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과거 국민은행이 달러화 커버드본드를 찍기도 했으나 해당 시장에서는 국책은행 선순위채 대비 금리를 낮추기 힘든 측면이 있다"며 "이에 커버드본드가 활발한 유럽으로 자리를 옮겨 조달을 이어가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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