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초 전망 빗나간 서울환시…'반도체 충격' 달러-원 상단은
  • 일시 : 2024-10-16 08:57:20
  • 월초 전망 빗나간 서울환시…'반도체 충격' 달러-원 상단은

    월 중반까지 50원 급등한 달러-원

    반도체 우려에 수급·펀더멘털 악재로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달러-원 환율이 또 한 번 가파른 상승세를 타면서 서울 외환시장의 전망을 비껴가고 있다.

    유럽과 일본, 중국 등 주요국 통화정책 결정이 달러화 강세를 촉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달러-원 상단을 추가로 1,380원까지 열어두는 견해가 제기된다.

    국내 요인으로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국내 반도체 업황 우려가 외환시장 내 수급 및 펀더멘털 측면에서 원화 약세를 강화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달러-원은 연장 시간대 기준(새벽 2시) 전장 대비 10.40원 오른 1,366.30원에 마감했다.

    이번 달에만 49.50원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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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러-원 눈높이 올라가나…"이번 달 내내 상승할 수도"

    지난달 말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국내 주요 은행과 증권사의 달러-원 전망치의 상단은 평균치가 1,343.20원이었다. 대다수는 1,340원 전후를 고점으로 제시했다.

    이미 달러-원이 기존 전망치를 20원 넘게 넘어선 셈이다.

    예상보다 견조한 미국 경제 지표에 글로벌 달러가 급반등하면서 달러-원은 가파르게 상승했다. 당초 4분기에 들어가면서 1,300원 아래로 하단을 열어두던 분위기가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달러-원이 두 달여 만에 고점을 2거래일 연속으로 경신하면서 적정 레벨을 둘러싼 눈높이에 대한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주로 상단은 1,370원부터 1,380원까지 열어뒀다.

    단기간 환율이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연방준비제도(연준·Fed)와 다른 주요국 중앙은행 간 비동조화를 추가 상승 재료로 꼽았다.

    A은행의 딜러는 "달러-원 상단은 더 열려있다고 생각한다"며 "굵직한 지표들에 이어 남은 이벤트까지 달러 강세로 작용할 여지가 커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달은 (환율이) 상승하는 방향으로 봐야 할 것 같다"며 "ECB의 금리 인하 속도가 빠르고, 이시바 총리가 당선된 이후 통화완화 정책에 태도를 바꾸는 등 아시아 통화가 약세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오는 17일 유럽중앙은행(ECB)을 시작으로 다음 주(21일) 인민은행(PBOC)의 대출우대금리(LPR) 결정 및 31일 일본은행(BOJ) 금리 결정이 줄줄이 계속된다.

    B은행의 딜러는 "달러-엔 환율이 150엔 선이고, 역외 달러-위안도 어느새 7.10위안선을 뚫었다"며 "네고 물량이 나오긴 하나, 생각보다는 많지 않다. 달러-원도 꾸준히 올라가는 추세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반도체 경기를 둘러싼 부진도 원화에 약세 요인이다. 국내 경제에 반도체가 차지하는 위상을 고려하면 우리 경제 펀더멘털에 부담을 준다.

    환시 수급에도 네고 물량이 줄고 커스터디 매수세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외국인은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 주식에 대해 10조 원 넘는 순매도를 역대 최장기간(25거래일) 지속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8일 올해 3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을 밑돌았다.

    전일 반도체 장비기업 ASML도 실적 부진이 확인됐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장 대비 5.28% 급락했다. 지난 9월 3일 7.75% 폭락한 이후 하루 최대 낙폭이다.

    C증권사의 딜러는 "원화와 위안화, 유로화가 다 약세지만,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파는 게 썩 좋지 않은 신호"라며 "삼성전자를 대부분 팔았다. 애플 등 다른 종목 주가는 계속 올라가는 걸 보면 (삼성전자는) 성장성에 비해서 주가가 높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TV 제공]


    ◇ 외환당국 개입 경계감↑…수출도 호조세, 네고 물량 유효…

    단숨에 1,360원대에 도달한 달러-원 상승세에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과 수출 호조에 따른 네고 물량은 변수다.

    지난주 한국은행은 내수 부양을 위해 금리를 전격 인하했다. 물가가 안정되면서 성장을 지원해야 한다는 정책 판단이었다. 환율 불안이 생긴다면 지난 정책 결정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환율이 상승하면 외국인의 증시 이탈 및 수입가격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

    D은행의 딜러는 "달러-원 상단이 한 번 열려서 더 올라갈 여지가 있다"며 "다만 미국 금리 상승세가 주춤하고, 당국의 개입을 경계하는 레벨에 왔다"고 말했다.

    그는 "금통위가 금리를 인하한 상황에 추가로 1,370원 이상 빠르게 상승하기엔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달러-원 레벨이 높아질수록 네고 물량의 기대감도 커질 수 있다.

    우리나라 수출은 반도체 등 주력 부문 위주로 호조를 기록했다. 월간 수출은 지난달까지 12개월 연속 증가했다. 이달에도 10일까지 수출은 전년 대비 33.2% 증가한 153억1천300만달러를 기록했다.

    E은행의 딜러는 "글로벌 달러 강세에 많이 연동하나, 1,360원 레벨에선 네고가 계속 나오고 있다"며 "달러 롱(매수) 플레이가 거칠게 나오지 않고, 위안화 약세에 연동해 환율이 많이 빠졌다가 올라오는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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