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L 충격·트럼프까지'…달러-원 2개월來 최고, 매도 타이밍은
  • 일시 : 2024-10-16 10:43:49
  • 'ASML 충격·트럼프까지'…달러-원 2개월來 최고, 매도 타이밍은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달러-원 환율이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달러 강세 요인이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단기 급등에 대한 반전 시나리오도나오고 있다.

    16일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거래종합(화면번호 2111)에 따르면 새벽 2시 종가 기준 월별 달러-원 환율은 지난 8월 2.94% 내리고, 9월에 2.11% 하락한 후 10월들어 4.37% 급등했다.

    글로벌 달러 강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컷 기대가 후퇴한 후 본격적으로 외환시장에 자리를 잡았다.

    미 연준이 올해 안에 1~2회 추가로 금리인하를 하더라도 신중하게 나설 것이라는 관측에 달러는 다시 강세로 기울었다.

    중국 경기부양책에 대한 실망감으로 원화 움직임과 연동되던 위안화마저 약세로 돌아섰다. 달러-위안(CNH) 환율은 지난 9월27일 6.96위안에서 점점 올라 7.13위안까지 치솟았다.

    ◇ ASML 등 반도체 실적 쇼크·트럼프 리스크 가세

    이번주에는 달러 강세 요인이 추가됐다.

    네덜란드 반도체 설비기업인 ASML의 실적 쇼크는 국내 증시에도 직격탄이 됐다.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지수가 1% 하락한 데 이어 한국 유가증권시장 역시 이날 오전 1%대 하락했다.

    최근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순매도에 주목하고 있던 시장 참가자들도 증시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날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도는 이날 오전 9시 58분 기준 3천561억원 어치에 달했다.

    달러 강세를 유발하는 트럼프 리스크도 다시 불거지고 있다.

    미 대선을 앞두고 카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지지율이 박빙을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의 발언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관세를 "사전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라고 부르면서 보호무역주의를 강조했고,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가 당선되면 달러는 정말 안전할 것"이라면서 "당신의 기축통화(달러를 지칭)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을 겨냥하며 방위비 논란을 더했다. 그는 "내가 거기(백악관)에 있으면 그들(한국)은(주한미군 주둔 비용으로) 연간 100억 달러를 지출할 것"이라고 내세웠다.

    국내 지정학적 리스크도 가세했다. 북한은 전일 경의선과 동해선 남북 연결도로의 군사분계선(MDL) 이북 일부 구간을 폭파하면서 위험회피 심리를 부추겼다.

    ◇달러-원 단기 급등, 고점 매도 기회 가능성은

    다만, 이처럼 달러화가 단기 급등한 것은 고점 매도 타이밍을 모색할 기회로 인식되기도 한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단기간에 달러-원 환율이 오른 가운데 고점 매도 요인으로는 수출업체 네고물량, 당국 개입 경계 등을 꼽았다.

    수출업체 입장에서는 네고물량을 내놓기에 나쁘지 않은 타이밍이다. 달러-원 환율이 지난 9월 30일 1,300원선을 위협할 정도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환율이 반등한 시점에 달러 매도에 나설 만하다.

    아울러 달러 롱포지션에 대한 차익실현 가능성도 열려있다.

    한 시장 참가자는 "글로벌 달러 강세가 지속되니까 오르는 거지 수급상 완전히 결제 우위인 느낌은 아니다"고 말했다.

    트럼프 리스크와 관련해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관세 이야기 하니까 강달러 분위기가 있지만 바로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라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달러-원 환율이 오르는 동안 1,360원선, 1,370원선에서 지속적으로 당국개입 경계심이 나타난 것도 속도 조절에 한몫했다.

    당국 개입 가능성을 인지한 시장 참가자들은 달러 매수에 집중하기보다 고점 매도 레벨을 살피며 트레이딩에 나서고 있다.

    달러-원 환율이 장중에 상승 일변도로 치우치지 않는 것도 이런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외환시장에서 패닉성 매수가 일어나는 것은 아닌 만큼 당국이 나서 환율을 끌어내릴 만한 흐름도 아니다.

    미국 금리인하 사이클 역시 지속되는 요인이다.

    미 연준의 빅컷 기대가 후퇴하면서 글로벌 달러 약세가 주춤해졌지만 금리인하 방향은 유효하다.

    올해가 2개월여 남은 만큼 다시 내년 금리인하 사이클이 주목받으며 빅컷 가능성이 불거질 수도 있다.

    국제 유가 상승 위험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 시설을 공격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전일 국제유가는 약 4%대 내렸다. 중국 경기 부양책에 대한 실망이 오히려 원유 수요 축소 전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일본 역시 금리 정상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엔캐리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줄어들었지만 재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연준이 올해 11월에도 금리인하를 할 예정이고, 한·미 금리차는 또 벌어질 것"이라며 "단기 급등하면서 1,360원대부터 차익실현 욕구가 있는 만큼 달러화가 하락할 가능성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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