캥거루본드까지 넓혔다…신한카드, 조달처 다변화 잰걸음
  • 일시 : 2024-10-17 10:25:06
  • 캥거루본드까지 넓혔다…신한카드, 조달처 다변화 잰걸음

    국내 카드사 최초…계열 사태에도 흥행 거뜬



    [신한카드 제공]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신한카드가 3억호주달러 규모의 캥거루본드 데뷔전을 마쳤다. 국내 카드사로는 최초의 시도로, 첫 북빌딩(수요예측)부터 넉넉한 투자 수요를 확보하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최근 신한투자증권 사태 등으로 계열 부담이 드러나기도 했으나 흥행에는 무리가 없었다. 도리어 투자자들의 호응 속에서 가산금리(스프레드)를 끌어내리면서 금리 경쟁력을 드러냈다.



    ◇성공적 데뷔전, 흥행 배경은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전일 신한카드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진행한 프라이싱(pricing)을 통해 3억호주달러 규모의 캥거루본드 발행을 확정했다.

    트랜치(tranche)는 3년물 고정금리부채권(FXD)이다. 가산금리(스프레드)는 고정금리 기준 호주 스와프금리(SQ ASW·Semi-Quarterly Asset Swap Rate)에 130bp를 더했다. 이에 따른 쿠폰(coupon)과 수익률(yield)은 각각 5.05%, 5.11%다.

    국내 카드사가 캥거루본드 발행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물(Korean Paper) 시장을 꾸준히 활용해온 현대캐피탈을 제외하면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의 외화채 조달 자체가 흔치 않았다. 2020년부터 일부 카드와 캐피탈사가 달러채·포모사본드 등을 발행하긴 했지만, 호주달러와 같은 이종통화 시장까진 활용하진 않았다.

    캥거루본드 투자자에게도 한국물 카드채는 낯선 영역일 수밖에 없었다. 이에 신한카드는 투자자와의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지난달 중순 투자자와 접촉하면서 일찌감치 이들의 조달 라인 확장 등을 뒷받침했다. 캥거루본드 시장의 경우 한국 카드채 발행 자체가 없었던 터라 이들은 해당 산업 등에 대한 문의를 이어갔다는 후문이다.

    신한금융그룹 계열사라는 점은 기관들의 관심을 높였다. 그룹 내 수익 비중이 상당한 만큼 그룹의 지원 가능성이 높은 점이 부각되기도 했다.

    신한카드는 지난주 맨데이트 공표 이후에도 투자자와의 소통을 지속했다. 다수의 질문이 쏟아지는 등 기관들의 관심이 이어졌다.

    최근 신한투자증권 사태가 불거지면서 해외에서도 일부 투자자가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기도 했으나 흥행에는 무리가 없었다. 신한카드는 관련된 문의에 대해 해당 사태와의 연관성이 미미하다는 점과 개별 펀더멘탈 등을 강조하면서 불안감을 완화했다.

    기관들의 관심에 힘입어 신한카드는 프라이싱에서 15억호주달러가 넘는 주문을 확보했다. 호주·뉴질랜드 배정 비율이 절반을 넘어서는 등 현지 기관들의 호응도 뜨거웠다.



    ◇금리 절감에 조달 안정성 배가까지…카드사 조달 물꼬

    신한카드는 넉넉한 수요에 힘입어 스프레드를 최초제시금리(IPG, 이니셜 가이던스) 대비 15bp 낮췄다. 프라이싱 당일 제시한 IPG는 145bp 수준이었다. 전일 투자수요 확인 과정(IOI)에서 설정한 가이던스는 145~150bp 수준이었다.

    스프레드를 대폭 낮추면서 시장 변동성을 상쇄하는 효과도 톡톡히 누렸다. 최근 통화 스와프 여건이 악화하는 등 발행사에 불리한 환경이 조성되기도 했으나 신한카드는 발행 스프레드 축소로 원화 조달에 버금가는 금리를 형성했다.

    특히 신한카드의 이번 조달은 다른 카드사와는 다른 행보였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신한카드는 국내 카드사들이 활용해온 달러채 대신 호주달러 시장으로의 조달처 확대에 나섰다. 이후 데뷔전부터 달러채 대비 경쟁력 있는 금리를 달성하면서 시장 개척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앞서 카드사의 달러채 조달 길을 연 것도 신한카드였다. 신한카드는 2020년 4억달러 규모의 유로본드(RegS) 발행으로 13년 만에 한국물 시장을 찾았다. 당시 국내 여전사가 달러채를 찍는 건 현대캐피탈을 제외하면 유일했다. 신한카드의 시도 이후 우리카드와 KB국민카드, 현대카드 등도 속속 한국물 발행에 나섰다.

    이후 신한카드는 꾸준히 한국물 시장을 활용하고 있다. 가장 최근 조달은 지난 3월 찍은 3억달러 규모의 포모사본드였다.

    신한카드가 캥거루본드 시장을 개척하면서 국내 카드사가 활용할 수 있는 조달처는 한층 넓어진 모습이다. 신한카드가 금리를 만들어둔 만큼 적정 가격 등에 대한 기준점이 생긴 셈이다.

    신한카드의 국제 신용등급은 A급 수준이다. 무디스와 S&P는 각각 'A2', 'A-'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이번 딜은 ANZ와 HSBC, ING증권이 주관했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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