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로 내수 숨통 트일까…"반등까진 시차"
[https://youtu.be/lfPjWky630o]
※이 내용은 10월 17일(목) 오후 4시 연합뉴스경제TV의 '경제ON' 프로그램에서 방영된 콘텐츠입니다. (출연 : 최욱 연합인포맥스 기자, 진행 : 이민재)
[이민재 앵커]
한국은행이 3년 2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오랜 기간 얼어붙었던 내수에 훈풍이 불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금리 인하가 내수 회복에 긍정적인 요인인 것은 맞지만 내수 반등까지는 시차가 있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자세한 내용 정책금융부 최욱 기자와 함께 알아 보겠습니다.
[최욱 기자]
지난주 국내 경제 뉴스 중에서 가장 주목도가 높았던 이슈를 하나 꼽으라면 많은 분들이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을 떠올리실 텐데요. 무려 38개월 만에 이뤄진 피벗, 즉 통화정책 전환이었기 때문에 큰 화제가 됐습니다.
한은이 금리를 내리게 된 배경에는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내수 부진이 있는데요. 이제 금리를 내렸으니까 내수도 조금씩 살아나지 않을까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내수 부진 때문에 고민이 컸던 정부 입장에선 금리 인하가 더없이 반가운 소식일 것 같습니다.
[앵커]
한은의 금리 인하 결정 이후 정부가 별도의 입장 표명을 하기도 했다면서요.
[기자]
한은의 독립성을 존중한다는 차원에서 정부 당국자들은 금리 결정에 대해서는 코멘트를 하지 않는 게 관례인데요. 이번엔 주목도가 워낙 높았던 금리 결정이었던 만큼 정부가 환영한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 인하 결정을 내렸던 지난 11일 국회에서는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가 열리고 있었는데요. 이 자리에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관련 질의가 나오자 "금리 인하 결정을 존중하고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그간 정부는 내수 부진을 설명하면서 고물가와 함께 고금리를 주된 원인으로 지목했는데요. 이미 1%대로 떨어진 물가에 이어 금리도 인하기에 접어들었다는 점이 무엇보다 반가웠을 겁니다.
[앵커]
경제부총리의 입장 표명이면 정부의 공식 입장으로도 볼 수 있는데요. 윤석열 대통령도 금리 인하에 대해 직접 언급했다고 하던데 무슨 내용인지 소개해주시죠.
[기자]
윤 대통령은 지난 14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과 금리 인하 등이 민생 회복으로 이어지도록 관련 정책을 정교하게 추진하라"고 지시했는데요.
해당 발언은 금리 인하 효과가 내수 활성화 기회가 될 수 있도록 관련 대책을 준비하라는 뜻으로 읽히는데요. 실제 대통령실에서는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책을 이달 중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금리가 내려가면 부채에 시달리는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서민들의 이자 부담이 다소 줄어들 수 있는데요. 이런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민생 대책을 수립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앵커]
대통령과 경제부총리가 금리인하에 대해 언급한 내용을 보면 정부가 내수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있는 건 분명해 보이는데요. 정부는 현재 경제 상황을 어떻게 진단하고 있나요.
[기자]
기재부가 최근 국정감사에서 업무 보고한 내용을 그대로 옮겨보면 "경기·물가 등 지표는 개선 흐름이나 체감경기는 온도차" 이런 표현이 등장합니다.
여기서 경기 지표는 수출을 가리키는 건데요. 수출은 지난달까지 12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하면서 말 그대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9월 소비자물가도 1년 전보다 1.6% 상승하는 데 그치면서 점차 안정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고요.
문제는 정부의 언급대로 체감경기, 즉 내수가 안 좋다는 건데요. 내수 중에서도 소비가 특히 부진한 상황입니다. 대표적인 소비 지표인 소매판매액지수는 2022년 2분기 이후 9분기 연속 감소하고 있을 정도로 침체가 심각한 수준이고요.
[앵커]
네. 계속 설명해주시죠.
[기자]
그나마 내수의 또 다른 축인 투자 부문은 조금씩 회복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데요. 그 중에서 정부는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반면, 건설투자는 누적된 수주 실적 부진과 PF 구조조정 등의 여파로 여전히 침체된 상황이라고 볼 수 있고요.
앞으로 내수에 대한 정부의 전망은 긍정적인 쪽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고물가·고금리가 완화되면 소비와 건설투자 등 그간 부진했던 분야를 중심으로 반등할 것이란 기대인데요.
정부는 올해 2분기에 물가 상승을 반영한 실질임금이 9분기 만에 상승 전환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실질임금이 오름세로 돌아섰다는 것은 그만큼 소비 여력이 개선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내수 회복에 긍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는 거죠.
[앵커]
한은에서는 금리인하 효과와 관련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궁금한데요.
[기자]
지난 14일에는 한은을 대상으로 한 국감이 있었는데요. 여기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기준금리 인하가 만병통치약이 아니다"고 밝혔습니다.
이 발언은 "금리 인하로 모든 경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재정정책이 병행돼야 한다"는 더불어민주당 김영환 의원의 질의에 대한 답변 과정에서 나왔는데요.
이 총재는 "금리 인하도 분명히 역할을 하지만, 여러 구조적인 요인도 같이 봐야 한다"고 부연하기도 했습니다. 또 "금리 인하로 민간소비가 촉진될 것으로 기대하나"라는 민주당 최기상 의원 질문에는 "한 차례로는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답변했습니다.
[앵커]
확실히 정부 입장보단 조심스러운 측면이 보이네요.
[기자]
네. 아무래도 한은이 통화정책을 담당하고 있다 보니 과도한 기대감은 경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낸 것으로 해석되는데요.
개인적으로 흥미로운 부분은 이창용 총재의 이런 발언들이 야당 의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나왔다는 점입니다. 민주당에서는 통화정책 전환과 함께 재정정책도 확장적으로 가야 내수 회복을 촉진할 수 있다는 주장을 해왔는데요. 그런 취지에서 이창용 총재에게 금리 인하 효과와 관련된 질의를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에서도 금리 인하와 관련해 여러 메시지를 내놨는데요. 대표적인 발언을 소개해보면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금리 인하 하나만으로 단박에 내수 활성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민주당이 제안했던 민생회복지원금은 여전히 유효하고 또 절실한 정책 수단"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금리 인하라는 같은 현상을 놓고도 정부와 야당이 완전히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군요. 그렇다면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 효과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기자]
금리 인하가 내수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건 모든 경제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견해일 겁니다. 이걸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 같은데요.
관건은 효과가 얼마나 클 것이고, 그리고 언제 그 효과가 나타나는지 인데요. 아무래도 즉각적인 효과보다는 시차를 두고 서서히 내수 회복으로 이어질 것이란 견해에 무게추가 쏠리고 있습니다.
특히 금융시장에선 금리 인하에 따른 내수 반등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란 회의적인 의견도 나오는데요. 우선 한은이 금리를 인하하는 폭과 속도에 한계가 있을 것이고, 이미 가계대출 금리가 기준금리 인하를 상당 부분 선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내수 반등 강도와 속도가 모두 제한적일 것이란 주장입니다.
[앵커]
금리 인하만으로 드라마틱한 내수 반등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얘기로 들리는데요. 또 우리가 주목할 만한 전문가 의견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기자]
국책연구기관인 KDI의 의견을 주목해볼 수 있는데요. 그간 KDI는 고금리 기조로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경기 개선이 제약되는 모습이라며 금리 인하 필요성을 꾸준히 강조해왔습니다. 내수 회복을 위해 금리를 더 빨리 내렸어야 한다는 금리 인하 실기론까지 제기하기도 했고요.
한은의 금리 인하 결정 이후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수 부진의 주요인이 고금리였던 점을 고려하면, 회복 국면으로의 방향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금리 효과는 통상 2분기나 3분기 이후에 나타나기 때문에 내년 중반에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효과가 늦게 나타나는 만큼 그동안 정부는 취약계층 지원 등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앵커]
다양한 의견들 잘 들어봤는데요. 금리 인하 이후에 정부의 공식 경기 진단이 어떻게 나올지도 시장의 관심사라고 하던데요.
[기자]
네. 정부는 매월 중순 최근 경제동향, 일명 그린북을 통해서 공식적인 경기 진단을 발표하는데요. 그린북 10월호 발표 날짜가 바로 내일입니다.
정부는 그린북에서 지난 5월부터 내수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언급해서 너무 낙관적인 경기 진단이란 비판을 받기도 했는데요. 한은의 통화정책 전환이 시작된 만큼 경기를 판단하는 정부의 시각이 더 긍정적으로 바뀌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연합인포맥스 정책금융부 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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