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환시 정규장에 '뜸한' 네고…연장거래 시간에 등장
이달에만 10거래일 중 9거래일 환율 상승
수출 대기업, 야간에 '지정가' 고점매도 기회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서울 외환시장의 거래 시간이 대폭 연장되는 변화를 따라 정규장에서 수출업체의 네고 물량 존재감이 약해지고, 연장시간에 등장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18일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이번 달 수출기업의 네고 물량이 상대적으로 급등한 달러-원 레벨에 비해 수급상 의미 있는 우위를 점하진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단기적으로 환율 상승세가 가팔라지면, 수출업체는 달러 매도 유인은 커진다.
간밤 달러-원이 역외 시장에서 상승해도, 정규장이 시작하면 네고 물량이 유입하면서 추가 상승 폭이 제한되는 패턴을 보인 이유였다.
이달 들어 달러-원은 글로벌 달러 강세에 큰 폭 상승했다. 종가 기준 60원 넘게 급등했다. 총 10거래일 중 하루를 제외한 9거래일 상승했다.
하지만 정규장에서 네고 물량의 영향력은 좀처럼 눈에 띄지 않고 있다.
최근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로 환율이 지속해 상승할 거란 기대감도 크지 않았기에 네고 물량의 부재는 의구심을 키웠다.
이와 관련, 시장 참가자들은 하반기 들어 외환시장 거래시간이 다음 날 새벽 2시까지 연장되면서 네고 물량이 분산 처리될 가능성에 주목했다.
기존에 정규장 거래시간인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이 아닌, 이후 한국시간 저녁과 야간에 네고 물량이 나눠서 들어올 수 있다.
특히 환율이 지금처럼 일방적 상승세를 보일 경우 매도 시점을 가능한 한 미뤄서 처리할수록 높은 가격에 달러를 매도할 수 있다.
외환거래가 연장된 후 달러-원 상승 국면은 처음이다. 이전 7월(-0.20원)과 8월(-40.50원), 9월(-28.20원)은 환율이 월간 하락세를 탔다.
A은행의 한 세일즈 딜러는 "이번 달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네고 물량이 장중에 잘 안 보인다"며 "야간에 환율이 튀면서 높은 가격에 주문을 걸어두고 처리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다 보니 (정규장) 장중에는 네고 물량이 덜 나오면서 매도 호가가 더 얇아지는 듯하다"고 덧붙였다.
기존보다 늦은 시간에 주문을 내는 곳은 대기업으로 추정된다. 아직 중소기업의 경우 내부 여건상 외환 거래 주문이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수출기업의 개별 규모가 크다는 특성상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체감할 만한 수준이었다.
B은행 딜러는 "환율이 오르면서 수급상 네고가 조금 더 많이 있었지만, 네고와 결제 둘 다 많지 않았다"며 "글로벌 달러 약세가 쉽지 않아 보이는데 네고 물량이 강하게 나오지 않는 한 (달러-원이) 내려가기엔 힘들다"고 말했다.
C은행 딜러는 "역외 롱 플레이가 별로 안 보이는데 환율이 밀릴 때가 있었다"며 "당국의 스무딩이 있을 뿐, 네고 물량보다 저가 매수하는 느낌이 강하다"고 말했다.
다만 야간 거래가 선도은행 중심의 시장 조성을 위한 양방향 거래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장시간 대고객 주문 비중은 크지 않은 수준으로 추정된다.
네고 물량과 결제 물량도 야간에 나눠서 처리되는 걸로 전해졌다.
D은행의 딜러는 "정규장이 끝나고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나오지만, 결제 수요도 있다"며 "야간이 아닌 오후 6시까진 고객들 주문이 있는 편이다"고 말했다.
외환시장의 관계자는 "낮에 거래하는 물량이 밤으로 넘어가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거래시간 전체로 보면 실질적인 네고 물량이 전년 대비 늘어난 점도 있기에 연장 시간대 새로운 거래가 창출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전일 달러-원 전체 거래량은 112억4천8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정규장 이후 연장시간 거래량은 27억1천200만 달러로 비중은 24%로 집계됐다.
이달 중 연장거래 비중은 평균 20.6%로, 9월(13.6%)과 8월(11.5%), 7월(16.6%)보다 높아졌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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