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임박] 2016년·2020년 사례 보니…달러-원 급등 위험
  • 일시 : 2024-10-22 08:45:12
  • [美대선 임박] 2016년·2020년 사례 보니…달러-원 급등 위험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이 커지면서 외환시장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과거 미 대선 당시 나타났던 달러-원 환율 패턴이 이번에도 재현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22일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트럼프 당선이 가시화할수록 달러-원 상방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對中) 강경책과 보호무역주의 기조 우려에 원화 약세 압력이 가중될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당선 이후 중장기 전망에 대해서는 시장 의견이 엇갈린다. 대중 무역분쟁 격화와 관세 인상 등 트럼프의 경제 정책이 달러-원 상승세를 지속시킬 것이란 관측과 함께 현재 달러-원 수준이 이미 높은 만큼 대선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하락 반전할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과거 미국 대선 당시 달러-원 흐름을 보면 민주당 우세 시 달러 약세·원화 강세, 공화당 우세 시 달러 강세·원화 약세라는 뚜렷한 패턴이 드러났다. 대선을 전후로는 ▲선거 직전 포지션 정리에 따른 변동성 확대 ▲대선 당일 개표 결과에 따른 급격한 등락 ▲당선자 확정 후 정책 기조별 뚜렷한 방향성 등이 나타났다.



    ◇2016 대선 외환시장 '패닉'…트럼프 당선 속 30원 급등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달러-원은 극적인 움직임을 나타냈다.

    예상을 뒤엎은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 소식에 달러-원 환율은 하루 새 30원 가까이 급등하는 극단적 변동성을 보였다.

    선거를 일주일 앞둔 11월 2일,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이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역전하자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달러-원은 장중 10원 넘게 급등해 9.90원 상승으로 마감했다.

    그러나 대선 전날인 8일에는 분위기가 반전됐다. 클린턴 후보 당선 가능성이 커지자 그간 쌓였던 달러 매수 포지션이 대거 정리되며 환율은 8.10원 급락했다.

    대선 당일인 9일에는 또다시 뒤집혔다. 클린턴 후보의 당선을 점쳤던 시장은 트럼프의 승리 가능성이 커지자 혼돈에 빠졌다.

    1,129원에 출발한 환율은 출구조사 결과가 나올 때마다 급등해 장중 1,157.30원까지 치솟았다. 외환딜러들은 달러 매도 포지션을 급히 청산했고 일부 구간에서는 달러 매도 호가가 실종되는 현상(오퍼 공백)까지 벌어졌다.

    당국도 긴급 대응에 나섰다. 최상목 당시 기획재정부 1차관이 구두 개입을 통해 시장을 진정시켰고 한국은행은 당시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긴급 점검 회의를 열었다. 외환당국의 달러 매도 실개입까지 동원되며 달러-원은 14.50원 오른 1,149.50원에서 거래를 마쳤다.

    트럼프 당선 이후에도 달러-원의 상승세는 이어졌다. 확장적 재정정책과 금리 인상 전망이 맞물리며 금리와 달러화가 동반 강세를 보인 영향이다.

    연합인포맥스


    ◇2020 대선…바이든 당선 속 달러 약세

    2020년 미 대선에서도 후보 지지율에 따른 환율 변동이 뚜렷했다. 민주당의 상·하원 장악을 의미하는 '블루 웨이브' 기대감이 달러 약세를 이끌었지만 개표 과정의 혼전 속에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대선을 앞두고 금융시장은 민주당의 승리를 점쳤다.

    바이든 후보의 당선이 유력시되며 달러 매도 우위가 이어졌다. 다만 선거를 며칠 앞두고는 불확실성을 의식한 매도 포지션 청산으로 소폭 반등했다.

    선거 당일에는 역시 변동성이 컸다. 개표 초반 트럼프 대통령의 예상 밖 선전에 달러-원은 장중 20원 넘게 급등했다. 하루 변동 폭이 21.70원에 달할 정도로 시장이 요동쳤다.

    하지만 개표가 진행될수록 바이든 후보의 승리 가능성이 커지자 환율은 하락 반전했다. 특히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대규모 순매수에 나서며 원화 매수 물량이 쏟아졌고 환율은 하루 만에 10원 가까이 급락했다.

    바이든 당선 이후에도 달러 약세·원화 강세 기조가 이어졌다.

    연합인포맥스


    ◇2024년 대선 전망…"트럼프 당선 땐 1,400원 가능"

    외환시장은 이번 미 대선에서 트럼프가 승기를 잡았다고 보고 있다. 여론조사 상으로 경합 주에서 트럼프가 우세한 데다가 '샤이 트럼프'까지 고려하면 사실상 트럼프가 크게 앞서고 있다는 전망이다. 트럼프 당선 시 1,400원 돌파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대선 당일에는 2016년과 2020년처럼 20~30원가량의 급등락이 예상된다.

    은행의 한 딜러는 "트럼프의 당선이 기사화될수록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며 "대중 관세 인상과 보호무역주의 강화가 예상되는 만큼 수출의존도가 높은 원화엔 직격탄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당선이 확정되는 순간 큰 폭의 환율 상승이 예상되며 1,400원 저항선도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라며 "유동성이 좋고 변동성에 민감한 원화의 특성상 달러 매수세가 원화로 집중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설령 트럼프가 접전 끝에 지더라도 불복 소송 등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달러-원 변동성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트럼프 당선 가능성으로 인한 달러 강세가 이미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다른 외환시장 전문가는 "이미 시장이 트럼프 당선을 상당 부분 반영해서 추가 상승 폭은 제한될 수 있다"라며 "당선 직후에 달러-원이 위로 튈 수는 있겠지만 지속 상승하기보다는 불확실성 해소로 하락할 가능성을 높게 본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트럼프 재임 시절을 돌이켜보면 트럼프의 달러 약세를 선호하는 발언으로 정책상 강달러 압력을 줄이기도 했었다"라고 내다봤다.

    해리스 후보 당선 시나리오는 달러-원의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또 다른 외환 딜러는 "달러-원 상승 모멘텀은 트럼프 당선 우려로 인한 것"이라며 "해리스가 당선될 시 달러-원은 급격하게 되돌림이 나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미국의 상대적인 경기 우위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어 달러-원이 큰 폭으로 하락하기는 어렵다"라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가 크게 줄어든 점을 고려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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