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경계고조] 원화 가치 급락에 '역할론' 대두
  • 일시 : 2024-10-23 09:21:20
  • [당국 경계고조] 원화 가치 급락에 '역할론' 대두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원화 가치가 주요 통화 대비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외환시장의 우려가 제기된다.

    23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10월 들어 단 하루(0.70원 하락)를 제외하고 모두 상승했다. 단기 저점(9월 30일 1,303.40원)에서는 80원 가까이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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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내외 악재가 중첩되며 원화가 약세를 나타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에 따른 불확실성이 대외 요인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삼성전자 위기 우려와 그로 인한 코스피 매도세, 북한의 러시아 파병 등 대내 리스크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요인을 고려하더라도 달러-원 상승세의 속도 조절은 필요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달 들어 주요 통화가 달러 대비 2%~3% 절하된 데 비해 원화는 4.5% 절하됐다. 엔화(4.18% 절하)보다도 가파른 수준이다. 지난달 말 달러-원 급락에 따른 되돌림도 작용했다고는 하지만, 마땅한 조정 없이 오르면서 달러 매수세가 다소 과열됐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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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환당국은 아직 뚜렷한 대응 신호를 내놓지 않고 있다. 달러-원 상승 과정에서 시장에 미세 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 물량은 일부 나온 것으로 전해지나 시장에서는 외환당국이 총알을 아끼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일본에서는 미무라 아쓰시 재무성 재무관이 엔화 움직임에 대해 "다소 일방적이고 급격하다. 긴박감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라고 구두 개입성 발언을 내놓았으며 중국은 경기 부양책을 내놓으며 위안화 가치 절하가 방어되고 있다.

    한 외국계 은행 딜러는 "당국의 경계감이 있을 만한 레벨인 것은 맞으나 시그널은 나오지 않고 있다"며 "당국이 소극적이라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역외에서 편하게 달러를 매수하는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외국계 은행 딜러는 "1,350원 수준에서 당국이 한 차례 제동을 걸어줄 것으로 예상했고 시장에서 네고도 많이 나왔다"라면서도 "그러나 의미 있는 저항선을 속절없이 돌파하면서 역외에서는 1,360원대 부근에서 달러 매수 포지션을 많이 쌓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승리하면 달러-원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라며 "대선까지 여지를 남겨놓을 필요가 있다. 1,400원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미국 대선을 맞이하면 1,400원을 넘기 쉽고 그러면 다음 목표는 1,450원일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달러-원이 1,440원대까지 올랐던 지난 2022년 9월을 보면 1,400원 돌파 후 2거래일 만에 1,430원대까지 올랐고 4거래일 만에 1,440원대에 진입한 바 있다.

    또 다른 은행의 딜러도 "여러 악재가 겹치며 원화 약세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고 글로벌 달러 강세 국면에서 이를 무작정 막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당국의 속도 조절이 필요한 상황으로 봤다.

    그는 "현재 흐름대로 가면 어차피 달러를 풀어야 한다. 달러-원이 1,400원에 이르면 결국 당국이 개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지금은 작은 대응으로도 상승 속도를 제어할 수 있겠지만 나중에는 더 큰 개입이 필요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외환당국은 최근 원화 약세는 글로벌 달러 강세 흐름 속에서 나타난 현상이라는 입장이다.

    이창용 총재도 이날 미국 워싱턴 D.C에서 미국외교협회(CFR) 초청 대담에 참석한 자리에서 신흥 시장 통화 하락은 특정 국가의 약점 때문이 아니라 달러 강세 때문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외환당국도 달러-원 환율이 다른 통화 대비 빠르게 오르고 있다는 시장의 우려는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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