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경계고조] 서울환시, 달라진 개입 여건은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서울외환시장이 외환당국의 달라진 개입 여건을 주목하고 있다.
23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 상승은 투기적 포지션보다 미국 금리 경로와 글로벌 달러 강세에 따라 10월 들어 차곡차곡 오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달러-원이 과도하게 급등할 때 외환당국이 시장의 개입 경계 분위기를 의식적으로 활용해 속도를 조절할 수 있지만 특정 레벨을 틀어막거나, 끌어내리는 식의 매도 개입을 할 정도는 아니라고 시장 관계자들은 내다봤다.
◇ 최근 환율 급등 글로벌 달러 강세 영향 커
최근 환율 상승은 원화만 약세를 보인 것이 아니라 미 달러 강세가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전반적으로 재개된 영향이 크다.
글로벌 달러인덱스는 지난 9월 27일 100.15까지 낮아진 후 10월에는 104.07까지 올랐다. 10년물 미 국채금리 역시 지난 9월 17일 3.59%에 저점을 기록한 후 반등해 4.20%까지 왔다.
그동안 달러-엔 환율은 9월 저점인 139엔대에서 151엔대로, 달러-위안(CNH) 환율은 9월 27일 6.96위안에서 7.13위안으로 치솟았다.
한 외환시장 관계자는 "글로벌 달러가 오르고, 아시아통화가 동반 약세인 현재 상황에서 매도 개입의 명분도, 실익도 없는 상태"라며 "엔화가 급락하면서 일본 당국을 비롯해 개입에 나설 때 우리 당국도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달러-원 환율이 지난 4월에 기록한 1,400원선을 터치할 수준이라면 당국이 움직일 수도 있다.
외환당국은 지난 4월에 이미 1,400원선에 대한 개입 의지를 드러낸 상태다.
다만, 달러화가 1,400원선을 향하는 동안은 시장 포지션이 크게 투기적 성향을 보이지 않는 한 과도한 개입을 자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한국 순대외금융자산 증가, 환율 상승시 환평가가 커져
고환율에 대한 외환당국의 민감도가 덜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국의 순대외금융자산은 지난 2분기에 8천585억달러로 역대 최고치였다.
우리나라 국민이 해외에 보유하고 있는 금융자산이 부채 수준을 크게 웃도는 상황이다.
즉, 달러-원 환율이 상승할 경우 해외에 보유한 금융자산의 환평가이익은 더해진다.
순대외 부채가 클 때는 달러-원 환율이 올라갈 때 빠져나가는 자금과 부채 금액이 커져 예민하게 대응해야 했지만 순대외 자산이 클 때는 환율 상승이 예전만큼 불편하지 않은 여건이 됐다.
환율 상승이 오히려 수출 기업들에 유리한 점도 있다.
아울러 최근 달러-원 환율 상승이 패닉 장세로 오르는 분위기가 아니라는 점도 인식되고 있다.
원화 약세에 집중 베팅하는 투기적 포지션이 아직 두드러지지 않은 셈이다.
오히려 한국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외환시장 선진화 등으로 10월중 원화 강세 재료가 일부 반영되기도 했다.
◇ 글로벌 외환당국 개입 공조 재현하나
다만, 달러-원 환율이 1,400원까지 고공행진을 이어갈 경우 외환당국도 손 놓고 있기는 어렵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의 재선 리스크가 커진 데다 중동, 북한 등 지정학적 리스크마저 더해질 경우 달러-원 환율 상승 폭이 가팔라질 수 있어서다.
이에 일본을 비롯한 각국 외환당국이 달러 강세에 대응한 달러 매도 개입에 나설 경우 우리나라 외환당국 역시 움직일 공산이 크다.
일본 외환당국은 달러-엔 환율이 다시 151엔선을 넘자 긴장도를 높이고 있다.
가토 다케시 일본은행(BOJ) 이사는 달러-엔의 가파른 상승을 의식한 듯 "엔화 약세에 따른 수입 물가 상승 리스크를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가토 이사는 "통화 정책을 정할 때 환율 수준을 목표로 삼고 있지는 않지만, 이러한 위험을 주의깊게 살펴보고 있으며 미국 경제와 대선, 연방준비제도의 움직임을 '매우 철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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