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 트럼프 관세정책 韓 성장률 1%p 낮춘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골드만삭스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공약을 토대로 인플레이션과 경제성장률에 미칠 영향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가 받는 충격이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골드만삭스가 미국 대선 영향을 분석한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실효 관세율을 20%(p)포인트 높였을 때 물가가 상승하는 효과는 미미했지만, 성장률이 낮아지는 여파는 다소 큰 것으로 평가됐다.
골드만삭스는 트럼프 정부의 관세 인상이 선별적으로 좁게 이뤄질 것으로 봤다. 특히 중국에 대한 20%p 선별적 인상과 중국의 전면 보복을 시나리오로 가정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보편관세 10%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60% 관세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 韓 성장률 1% 빠진다…38개국 중 세번째로 큰 충격
골드만삭스는 관세가 인상될 경우 글로벌 성장률이 0.4%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나라는 38개국 가운데 싱가포르와 스위스 다음으로 성장률이 크게 내려가는 국가로 평가됐다. 세 국가가 비슷하게 1% 안팎의 성장률 하락이 점쳐졌다.
무역정책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부분이 성장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고, 실질임금 충격은 미미하게 나타났다.
골드만삭스는 정책 전망이 명확해질 때까지 기업들이 수출 중심 투자를 늦출 것으로 보여 단기적으로 높아진 무역정책 불확실성이 투자를 짓누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미국과 같이 상대적으로 폐쇄된 국가는 성장률 충격이 미미한 수준에 그치지만, 유로존과 같이 수출에 더 의존적인 국가가 받는 영향은 훨씬 크다고 분석했다.
이는 수출 중심 경제인 우리나라에도 해당하는 설명이다.
골드만삭스는 이번 분석을 위해 2018~2019년 사이 무역전쟁이 정점에 달했을 때의 절반 수준의 무역정책 불확실성을 가정했다.
◇ 韓 물가는 0.15%가량 상승 관측…미국 다음 두번째로 높아
물가상승률이 가장 높게 오르는 국가는 관세의 직접적 영향에 노출되는 미국이었고, 그다음이 우리나라였다.
전 세계적으로 물가는 0.1% 높아졌고, 미국은 약 0.3%, 우리나라는 약 0.15% 오를 것으로 관측됐다.
골드만삭스는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을 최종 소비재 인상과 환율효과, 높아지는 투입비용, 필립스 곡선 효과 등으로 분류했다.
미국에서는 환율이 물가를 소폭 낮추는 효과를 내는 대신, 최종 소비재 가격 상승, 높아진 투입 비용 등이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환율효과로 물가가 0.25% 이상 오르겠지만 필립스곡선 효과로 0.1%가량 물가 상승이 상쇄될 것으로 분석했다.
필립스 곡선은 임금 상승률과 실업률 간에 역의 상관관계가 있음을 나타내는 곡선이다. 우리나라의 임금 상승률 둔화로 인해 물가 상승폭이 다소 꺾이는 부분이 있다고 본 것이다.
◇ 韓 정책금리 0.2%p 낮아질 듯…성장률 하락 영향 크다
골드만삭스는 세번째로 관세가 물가와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정책금리가 어떤 영향을 받을지도 분석했다.
해당 분석에서 물가 상승과 성장률 하락은 서로 상쇄되는 부분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물가 상승 효과보다 성장률 하락이 더 크게 나타나면서 기준금리가 관세가 없었을 경우와 비교하면 약 0.2%포인트가량 낮아지는 것으로 나왔다.
가장 충격이 큰 곳은 중국으로, 물가도 성장률도 모두 낮아질 것으로 예상돼 기준금리가 0.4%포인트 이상 더 크게 내려갈 것으로 전망됐다.
골드만삭스는 "관세로 인한 미국의 인플레이션 상승분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에 약간 더 매파적으로 기울게 만들겠지만, 다른 국가들에는 소폭의 물가 상승과 더 큰 성장률 충격에 따른 비둘기파적 정책 함의를 내포하고 있다"면서 " 이 때문에 정책 차별화의 여지가 열렸다"고 설명했다.
지난 수년간 금리 정책이 유사하게 전개된 것과 다른 흐름을 예상한 것이다.
아울러 골드만삭스는 미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되고 상·하원을 모두 공화당이 가져간다면 신흥국 자산시장에서 승자가 몇 남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세 인상과 무역긴장 고조로 달러화 강세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특히 "궁극적인 충격은 관세가 교역 상대국 모두에 적용이 되는지 중국에만 집중되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면서 "신흥국 외환시장에서 위안화(CNH)를 제외하면 남아공 랜드화(ZAR)와 원화(KRW)가 미국 관세 위험에 가장 크게 노출돼 있다"고 평가했다.
이 밖에도 신흥국 주식에서는 대만과 한국 등 북아시아, 그리고 멕시코 등이 관세 인상에 가장 큰 영향이 예상되며 브라질 주식은 그 정도가 덜한 편이라고 말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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