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도 달러 판다…서울환시에 찾아온 격세지감
  • 일시 : 2024-10-25 08:20:00
  • 서학개미도 달러 판다…서울환시에 찾아온 격세지감

    "환율 높아지자 원화로 환전…韓순대외채권국 실감"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인 '서학개미'가 고공행진 하는 환율에 달러를 매도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020년부터 본격적인 해외투자 열풍이 불기 시작한 이후 외환시장에 달러 매수 주체 중 하나로 자리 잡은 서학개미 수급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25일 서울 환시에 따르면 이달에 달러-원 환율이 1,380원대로 가파른 상승세를 타는 동안 서학개미 물량은 달러 매수보다 매도가 우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이달 중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는 마이너스(-) 5천900만 달러로 집계됐다.

    그동안 서울 외환시장에서 서학개미는 해외 주식에 투자하기 위해 달러를 사는 대표적인 달러 매수 주체였다. 국내 주식에 비해 높은 미국 주식의 수익률을 추구해 환율 상승에도 꾸준히 달러를 매수하는 실수요로 작용했다.

    연초부터 서학개미는 8개월 연속 순매수를 기록했다. 많을 때는 월간 21억 달러(6월), 적게는 4억 달러(5월) 순매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지난달 첫 순매도(4억8천만 달러)로 돌아선 이후 이달에는 매수와 매도가 비등한 모습이다.

    출처:세이브로


    시장 참가자들은 최근 환율이 단기간 급등하면서 서학개미 가운데 미국 주식을 차익시현 등으로 매도하거나 신규 투자를 위해 달러를 보유한 경우 이를 매도하려는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주식의 수익률은 국내 주식을 압도한다.

    연초 이후 나스닥지수는 전일 기준 21.29% 상승했고,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도 22.24% 올랐다. 반대로 코스피는 2.79% 하락했다.

    하지만 미국 대선을 앞둔 불확실성과 높은 환율은 반대로 해외투자를 축소하고 차익시현에 나설 만한 유인이 된다.

    증권사의 한 딜러는 "국내 증시가 부진해도 해외투자용 달러로 환전하는 물량은 많지 않다"며 "오히려 (서학개미는) 주간에 환율 고점 인식이 있을 때 달러를 갖고 장중에 매도하는 움직임이 나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차익시현 등으로 주식을 매도한 경우에도 지금 환율 레벨이 높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출처:KOSIS


    이러한 서학개미의 양방향 거래 추세는 우리나라의 순대외채권국 지위를 반영한 결과라는 진단도 있었다.

    최근 수년간 우리나라 순대외자산은 빠르게 증가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순대외금융자산은 8천585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순대외자산 증가는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279억달러 증가)가 주된 요인이었다.

    이 경우 서학개미가 달러-원 상승 압력을 완화할 거란 기대도 가능하다.

    다른 딜러는 "최근 1,400원 환율에 이런저런 얘기가 나오지만, 여전히 환율이 더 오르면 네고 물량이나 연금 등 달러를 매도하려는 주체가 많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최근 야간 해외 투자자 환전 물량이 뚜렷하게 (한쪽으로만) 많지 않다"며 "우리나라도 (대외) 부채와 자산의 균형을 찾아가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순대외자산 증가는 외환시장의 수급 외에도 우리 경제의 대외 건전성을 강화해 원화 가치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미국 현지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한국경제 설명회(IR)에서 우리 경제의 대외 건전성은 "8천억 달러를 상회하는 순대외금융자산과 역대 최고 수준의 국가 신용등급, 성공적인 외국환평형기금채권 발행 등이 이를 방증한다"고 설명했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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