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환-주간] 오버슈팅 언제까지…되돌림 위험도
정치·지정학 불확실성…원화에 부담
빼곡한 지표·이벤트에 1,400원 기로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이번 주(10월 28일~11월 1일) 달러-원 환율은 1,400원을 앞두고 레벨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약 열흘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후보의 당선을 겨냥한 '트럼프 트레이드'는 달러화 강세를 가져왔다. 여기에 중동과 북한의 지정학 위험까지 겹치면서 좀처럼 달러-원 하락 재료를 찾기엔 어려운 형국이다.
다만 원화가 주요국 통화 대비 절하 폭이 컸기에 달러-원은 되돌림 하락 압력을 받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주에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 경제 지표 및 통화정책 이벤트가 다수 예정돼 있다. 하방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전장 달러-원은 1,390원을 돌파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와 월말 네고 물량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 상단 열린 달러-원…수출업체 래깅에 '1,390원' 턱밑까지
지난주 달러-원 환율은 4주 연속 상승했다. 종가 기준으로 전주 대비 19.00원 상승한 1,388.7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고점은 1,392.20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달러는 고공행진을 했다. 미국 대선을 앞둔 '트럼프 트레이드'가 지속해 미국 국채 금리와 달러 인덱스는 상승세를 탔다.
달러-원도 상승 압력이 계속됐다. 역외와 커스터디 매수세가 강했다.
반면 수출기업의 네고 물량은 환율의 상승세가 뚜렷한 상황에 매도 시점을 뒤로 늦추는 '래깅' 전략에 들어갔다. 번번이 1,380원을 넘어 1,390원까지 상단 인식이 약해지면서 수급상 매도 물량이 많지 않았다.
달러 매수 심리에도 외환당국 경계감은 크지 않았다.
외신에 따르면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다른 통화들과 비교해 원화가 움직이는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르다는 시장의 우려를 잘 인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환율 변동성에 대해서는 경각심을 가지고 시장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시장에 영향력은 제한됐다. 가파른 환율의 상승 속도에 비해 발언 강도는 강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됐다.
연고점(1,400원)이자 빅피겨를 10원가량 남겨두고 상승 폭이 과도했다는 인식은 여전하다. 당국의 환율 관련 발언이 수위를 높일지 주목된다.
◇ 정치·지정학發 불안 상존…예측 불가 환율 상방 리스크
이번 주에도 미국 대선은 초미의 관심사다.
최근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해리스 민주당 후보를 앞서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 가운데 트럼프의 관세 공약이 외환시장의 파급력을 키우고 있다.
트럼프가 대규모 관세 부과 가능성을 경고한 멕시코 페소화가 직격탄을 맞았다. 글로벌 무역 의존도가 높은 다른 국가로 파장이 확대될 여지도 있다.
일본의 중의원 선거도 관전 요소다. 이날 오전 7시부터 투표가 시작했다.
이시바 시게루 신임 총리가 의회 과반을 차지할 경우, 이전부터 일본은행(BOJ)의 금리 정상화를 지지한 행보에 힘이 실릴 수 있다. 이 경우 엔화 가치에 변동성을 가져올 전망이다.
중동 지정학 위험도 변수다. 지난 주말(26일) 이스라엘은 이란의 수도 테헤란을 포함한 여러 지역 내 군사 시설에 공격을 감행했다.
현재 이스라엘은 이란 공습 작전을 완료했다고 밝혔고, 이란은 자국 방공망이 이스라엘의 공습을 성공적으로 막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민혁 국민은행 연구원은 "중동 불안은 한두 달 전까지 큰 재료가 아니었다"며 "미국 대선과 트럼프 트레이드까지 이벤트가 많은 상황에서 중동 분쟁이 악화하면 금융시장 내 불확실성을 높이는 재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원화는 위험자산으로 확실히 좋은 뉴스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이스라엘이 사전에 공격 대상을 제3자를 통해 이란 측에 전달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이란의 대응을 중심으로 향후 사태 전개에 관심이 쏠린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이란이 이스라엘 공격에 추가 보복할 계획이 있다고 할지 없다고 할지가 관건이다"며 "공격에 따른 이란의 피해가 제한적이고, 양국이 출구를 찾는 쪽으로 전개된다면 달러-원은 내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 주요 지표와 이벤트도 '빼곡'…美 예외주의 주시
지난주 탄탄한 미국 경제를 뒤집을 만한 지표는 없었다. 다만 주요국에서 유럽중앙은행(ECB)의 물가 하락에 따른 '빅컷'(금리 50bp 인하) 가능성이 떠올랐다.
ECB는 지난 6월부터 9월과 10월 등 세 차례 금리 인하에 나섰다. 매 분기에서 매월로 금리 인하 간격이 축소하는 양상이다.
이번 주 유로존의 10월 물가 지표와 3분기 성장률이 공개된다.
최근 탄탄한 미국 경제에 대한 기대치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이번 주에는 미국의 3분기 성장률 및 비농업 부문 고용 지표가 발표된다. 만약 지표가 시장 예상에 부합하거나 하회한다면 달러 강세는 조정을 받을 수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일련의 미국 지표가 계속 호조를 보였기에, 3분기 성장률도 시장에 새로운 충격을 주는 재료가 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간 일자리를 기준으로 고용시장이 균형에 가까워졌다"며 "경제 지표가 강해도, (연준이) 중립금리 수준으로 금리를 내릴 기대는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 국내외 경제 이벤트는
이번 주 경제 지표 및 이벤트는 다수 예정돼 있다.
오는 28일은 미국 10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제조업지수가 나온다.
29일은 일본의 9월 실업률과 미국의 9월 JOLTs(구인·이직 보고서)가 나온다.
30일은 호주의 3분기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시작으로 미국과 독일, 유로존에서 3분기 성장률 속보치를 내놓는다. 미국의 10월 ADP 고용보고서도 나온다.
31일은 중국의 10월 공식 제조업 및 비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와 일본 9월 산업생산 및 소매판매가 나온다. 일본은행(BOJ)의 기준금리 결정도 예정돼 있다.
같은 날 미국에서 10월 캘린저 감원보고서와 주간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와 9월 개인소비지출(PCE) 및 개인소득 지표가 공개된다.
다음 달 1일은 미국의 10월 고용보고서가 발표된다.
국내에선 기획재정부는 28~29일, 한국은행은 29일 국회 국정감사를 받는다.
ybnoh@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