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변정규 미즈호 전무 "WGBI 큰손 日투자자, 세심한 공략 중요"
  • 일시 : 2024-10-28 08:05:00
  • [인터뷰] 변정규 미즈호 전무 "WGBI 큰손 日투자자, 세심한 공략 중요"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우리나라 국채가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을 확정한 만큼 이제는 가장 큰 투자자인 일본 투자자들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일본 투자자들의 경우 투자 관행에서 영·미 계열 등과도 또 다른 특성을 보이는 만큼 이에 대한 맞춤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연합인포맥스


    일본 3대 은행 중 하나인 미즈호 서울지점 변정규 자금실 그룹장(전무)는 25일 연합인포맥스와 인터뷰에서 "WGBI 편입이 결정됐지만, 국채가 다른 편입국 채권과 비교하면 여전히 조금 독특하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일본 투자자들은 WGBI를 추종하는 자금의 30%가량을 차지한다. 내년 11월부터 우리 국채가 WGBI에 편입되면 일본 투자자들도 대거 국채 매입을 시작할 전망이다.

    단순히 지수를 추종하는 자금뿐만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액티브 펀드 등의 추가 투자도 끌어낸다면 우리 국채 시장이 한층 더 풍부해질 수 있는 만큼 이를 위한 준비가 중요하다는 것이 변 전무의 진단이다.

    변 전무는 "일본 투자자들은 미국과 유럽 채권 시장에서 매우 중요한 투자자인데, 현재 국채에서 외국인 투자자 중 일본 비중은 1% 미만"이라면서 "앞으로 국채 시장이 당연히 더 커지겠지만, 그 과정에서 방식의 묘미를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WGBI 편입 확정 외에도 중단기적인 시장 상황은 우리 국채에 우호적인 환경이 될 수 있다고 변 전무는 내다봤다.

    그는 "앞으로 미국이나 유럽의 공격적인 금리 인하로 인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의 국채가 외국인에게 매력적으로 어필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우리의 노력 여하에 따라 국채에 대한 외국인 수요를 많이 증가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국채에 투자하는 과정 전반에서 우려 점이 무엇이며, 이를 해소해 줄 수 있는 방안은 어떤 것인지를 자세히 들여다봐야 한다는 것이 변 전무의 조언이다.

    특히 일본 투자자들의 경우 세세한 부분까지 규정 등이 확실하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 매우 조심스러운 기관이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것이다.

    유로클리어나 클리어스트림 등 글로벌 청산 기관을 통한 국채 결제 등 우리 정부가 외국인의 거래 편의를 위한 다양한 조치를 했지만, 엄밀히 말하면 원화가 여전히 역내 결제만 가능한 '클로즈드 마켓'이라는 것이 변 전무의 진단이다.

    여기에 일본계는 유로클리어나 클리어스트림 등을 활용하는 비중도 크지 않다는 것이 변 전무의 설명이다.

    외환거래도 원화의 거래 시간이 대폭 확대됐지만, 국채통합계좌를 통한 국채 및 통안채 거래 외에는 역내 결제만 가능하다는 한계는 여전하다.

    이런 연휴로 인해 WGBI 편입 확정 이후에도 일본 투자 기관에서 아직 선제적 자금 집행 등의 적극적인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는다고 변 전무는 귀띔했다.

    변 전무는 그러면서 "우리 시장이 아직은 '클로즈드 마켓'이라는 점은 확실하게 인지해야 한다"면서 "WGBI 내의 다른 나라 채권 거래 방식과 여전히 차이가 있는 만큼 결제나 보관, 환리스크 관리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이를 불식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계 투자기관들이 선호하는 투자 방식과 특징을 파악하고, 이를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해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변 전무는 예를 들어 일본계 기관, 특히 패시브펀드의 경우 채권 거래 시 마켓엑세스 등 전자플랫폼을 통한 주문이 보편화 되어 있지만, 국내의 경우 아직 보편적인 방식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또 채권 거래 이후 결제 문제도 우리나라의 경우 2거래일 이내 결제가 철칙이지만, 글로벌 채권의 경우 결제 기간에 유연성이 큰 점 등도 국내 기관과 해외투자자간 거래 시 마찰이 발생할 수 있는 지점이라고 짚었다.

    이런 세부적인 과정에서 국내의 관행 혹은 규정과 상충하는 부분들을 어떻게 조율할 것인지가 앞으로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변 전무는 또 장기적으로는 원화의 역외 결제 허용의 길로 나아가야 하고, 이를 위해 노스트로 계좌(Nostro account) 등의 제도도 차근차근 정비해 놓을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원화 국채가 명실상부 글로벌 금융시장의 핵심 자산으로 역할 할 수 있을 것이란 게 변 전무의 예상이다.

    그는 "일본계 투자자는 미국과 유럽에서 큰 손이다"면서 "우리의 노력 여하에 따라 단순 지수 추종 자금 외에도 원화채에 대한 추가 매수가 충분히 유입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주식시장의 밸류업과 마찬가지로 외국인이 우리 국채를 적극적으로 매수하면 경제 주체들의 자금조달 전체가 싸진다"면서 "

    또 우리나라의 위상도 한층 높아지는 것"이라고 기대했다.

    변 전무는 이어 미즈호 은행은 지난 50년간 한국과의 경제 교류에 가장 앞장서 온 일본계 은행"이라면서 "일본을 포함한 전 세계 고객에 우리 국채 투자의 매력을 알리는 선도적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변 전무는 지난 1999년 JP모건을 시작으로 스탠더드차타드은행 및 증권 등을 거쳐 지난 2014년부터 미즈호 서울지점에서 근무하고 있는 외환 및 채권시장 전문가다. 우정사업본부 투자자문위원 및 공무원연금공단 환헤지 자문위원 등도 역임 중이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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