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시나리오] 극명하게 엇갈린 정책…'수혜주 찾기' 분주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미국 대통령 선거가 1주가량 남은 상황에서 주식시장 영향에 대한 관심이 몰리고 있다. 이미 시장에서는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으로 '트럼프 트레이드'가 벌어지며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만큼 결과는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의 경제정책 공약이 극명하게 대비되는 만큼 미국 주식시장에서는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되냐에 따라 엇갈린 행보를 보이는 수혜주 분류에 여념이 없다.
◇ 트럼프 당선 시 '미국 우선주의' 회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하면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을 대폭 수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을 포함한 전반적 관세 인상을 통한 무역적자 해소, 친환경 정책 대폭 축소를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로 제조업, 인프라 지출, 특정 원자재 및 소재의 가격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으로 항공우주 기업의 항공기 및 기타 부품 생산 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금융 분야에서 많은 규제를 만들었다. 이런 규제로 은행들은 각종 신용카드 수수료 인상 등에 제한이 걸려 수백억 달러의 손해를 감수해야 했다는 평가다. 트럼프가 재집권하면 이 같은 금융 분야 규제는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JP모건의 니콜라오스 파니기르초글루 교차 시장 전략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미국 주식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미국 은행의 성과가 뛰어난 것은 투자자들이 트럼프의 승리에 베팅하고 있다는 신호 중 하나"라며 "특히 바이든 행정부보다 트럼프의 규제 감독이 덜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 은행 주식이 반등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SPDR S&P 지역 은행 상장지수펀드(ETF)(AMS:KRE)는 10월 한 달간 약 5.8% 상승하는 등 금융 부문이 S&P500 부문에서 높은 성과를 냈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의 적극적인 반독점 입장이 완화하면 생산성과 기업 활동이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저금리와 규제 완화를 선호했다.
업계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인수·합병(M&A)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예상했다. 라자드(NYS:LAZ), 에버코어(NYS:EVR) 등 M&A 서비스를 하는 금융회사들이 주목받는 이유다.
써드포인트 헤지펀드의 매니저인 대니얼 로브는 규제 완화와 제조업 증가로 이익을 볼 수 있는 회사로 유틸리티주 PG&E(NYS:PCG)와 원자력 기업 비스트라(NYS:VST), 대기업 다나허(NYS:DHR) 등을 꼽았다.
'암호화폐 대통령'을 자처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후광을 받아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한 기업인 마이크로스트래티지(NAS:MSTR)가 조명을 받고 있다.
투자회사 번스타인의 가우탐 추가니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시 비트코인 가격이 연말까지 8만∼9만 달러로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비트코인 채굴기업 라이엇 플랫폼스(NAS:RIOT) 주식은 이달 들어 36%가량 올랐다.
방위산업체인 L3 해리스 테크놀로지스(NYS:LHX)와 민간 교도소 운영업체인 지오그룹(NYS:GEO), 코어시빅(NYS:CXW) 등도 트럼프 수혜주로 부각되고 있다. 트럼프가 불법 이민을 단속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승리할 경우 민간 구치소의 수요가 급증할 수 있다.
중소형주로 구성된 러셀2000 지수도 주목받는다. 중소기업들이 이자율에 더 민감한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저금리를 선호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향이 러셀2000 지수에 힘을 실어 줄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016년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 3개월 동안 미국 소기업들의 심리는 40여 년 만에 가장 좋은 수준으로 개선된 바 있다.
이 밖에도 친화석연료 성향인 트럼프를 반영해 석유, 천연가스 및 전통 에너지 회사가 수혜를 볼 수 있다.
반면에 테슬라(NAS:TSLA)와 리비안(NAS:RIVN), 루시드(NAS:LCID) 등 전기차와 배터리 제조업체들은 부정적인 영향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 과정에서 "전기차 의무화 정책을 종료하겠다"고 말해 집권 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지 또는 생산·판매 보조금 축소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 해리스 승리 시 바이든 행정부 정책 계승
해리스 부통령이 정권 재창출에 성공하면 바이든 행정부를 계승해 대중국 디리스킹(de-risking·위험 제거), IRA·반도체과학법을 근간으로 한 첨단 전략산업 제조 기반 강화, 친환경 산업 육성 등의 정책을 이어갈 전망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기회의 경제'를 기치로 내걸어 중산층과 중소기업에 혜택을 주는 공약을 발표했다. 또한, 법인세를 현 21%에서 28%로 인상하겠다고 밝히는 등 대기업과 부자에 대해서는 증세 기조를 내비쳤다.
특히 향후 4년 동안 임대용과 판매용을 포함해 300만 채의 새 주택을 건설할 것을 촉구했으며, 첫 주택 구매자를 위한 세금 혜택과 계약금 지원을 제안했다.
이에 주택건설·수질관리·전력관리·냉난방 시스템 관련 종목이 떠올랐다.
주택 건설 관련 공급업체들에 '훈풍'이 불 수 있는 만큼 냉난방기 제조업체 레녹스 인터내셔널(NYS:LII), 캐리어 글로벌(NYS:CARR), 트레인 테크놀로지스(NYS:TT)와 함께 산업용 도구·가정용 하드웨어·보안제품 공급업체 스탠리 블랙 앤드 데커(NYS:SWK), 정수 시스템 업체 펜테어 PLC(NYS:PNR), 주택건설업체 닥터 호턴(NYS:DHI) 등이 수혜주로 주목받았다.
이와 함께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오, 항공우주에 투자하고 인공지능(AI)과 양자 컴퓨팅, 블록체인, 청정에너지 등 분야에서 미국이 선도적 지위를 유지하도록 하겠다고 공약했다.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차 주식 등이 유망할 것으로 점쳐지는 이유다.
전력관리업체 이튼(NYS:ETN), 전기전자제품 설계·제조·판매사 허블(NYS:HUBB), 데이터센터·통신 네트워크·상업용 및 공업용 시설에 애플리케이션 구현을 위한 인프라를 설계·구축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버티브(NYS:VRT) 등이 수혜주로 거론된다.
또한, 테슬라, 리비안, 루시드 등 전기차 제조업체와 전기차 충전네트워크 운영사인 차지포인트홀딩스(NYS:CHPT), 빔 글로벌(NAS:BEEM), 블링크 차징(NAS:BLNK) 및 퍼스트솔라(NAS:FSLR), 선런(NAS:RUN), 인페이즈 에너지(NAS:ENPH) 등 태양열 업체 주식에도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도이체방크는 "해리스가 승리할 경우 저소득층에 대한 주택 보조금 지급, 세금 감면 정책이 시행될 가능성 높다"며 "반면 법인세율은 더 높아지고 보호무역주의가 약화하고 기후변화를 앞세운 환경 규제 강화 입법이 추진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반면 해리스 부통령은 금융업계에 대한 엄격한 규제를 유지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JP모건, 골드만삭스 등의 자본요건을 높이고 신용카드 수수료 수입에 대한 압박도 커져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누가 대통령이 되든 미국 주식시장의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UBS는 "최근 예상치를 넘는 경제 지표 등으로 미국 경제는 여전히 견고하다"며 "전반적으로 주식 투자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 대선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견조한 흐름을 뒤흔들지는 않아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의 추가 상승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며 "지금까지 대형 기술주 위주로 상승했던 주식시장 랠리가 확대돼 기술주, 유틸리티, 금융주를 선호하면서 보다 폭넓게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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