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총재 언급한 '환율 1,400원 파생상품 트리거' 위험은
  • 일시 : 2024-10-29 10:06:50
  • 한은총재 언급한 '환율 1,400원 파생상품 트리거' 위험은



    (워싱턴=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국내 기자단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4.4.19 [동행취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이규선 기자 = 달러-원 환율이 1,400원선에 가까워지면서 과거와 같은 파생상품 관련 트리거가 재현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9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환시 참가자들은 달러-원 환율이 지난 3년간 1,400원대를 고점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해 온 만큼 2022년과 같은 상황이 나타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5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달러-원 환율이 대내외 충격으로 급등할 경우와 관련해 환율이 빠르게 변하면 파생상품 마진콜과 같은 트리거가 될 수 있어 안정화와 조절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또 그는 환율 수준(레벨)보다 환율이 움직이는 속도(스피드)를 살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는 달러-원 환율이 1,400원대에 가까워지면서 지난 2022년과 같은 상황이 펼쳐질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2022년 10월 달러-원 환율이 1,400원선을 넘어 1,444원선까지 치솟았을 때 마진콜과 같은 파생상품 위험이 부각된 바 있다.

    당시 한은은 "부동산 경기 위축 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주가가 급락 시 주가연계증권(ELS) 마진콜 위험, 환율 급등 및 해외 투자자산 가격 급락 시 외화유동성 사정 악화 등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서울환시는 이번에는 1,400원대 환율에 다소 무덤덤한 반응이다.

    앞서 경험한 레벨인데다 파생상품 마진콜 등의 트리거가 발생할 위험이 과거보다는 낮을 것으로 예상됐다.

    전균 삼성증권 파생상품 연구원은 "환율이 급등하면 증권사 ELS 담보 가치가 확 떨어질 수 있다"라며 "추가 담보를 확보하기 위해 단기 자금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시장 금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최근 ELS 발행이 줄어들면서 잔고 규모가 상당히 줄어든 상태"라며 "2020년과 같은 극단적인 시장 충격 상황이 발생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파생결합증권(ELS·DLS) 잔액은 전년 대비 13조8천억 원 급감한 80조 5천억 원이다. 발행액이 작년에 비해 3조7천억 원이 줄었고 상환액은 오히려 3조9천억 원 늘어나면서 급감했다.

    주가지수의 안정적인 흐름도 마진콜 우려를 완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홍콩H지수는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 부양 기대감에 힘입어 저점 대비 50% 가까이 반등했으며, 미국의 주요 주가지수들 역시 견조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전 연구원은 또한 2020년 3월 마진콜 사태 이후 금융감독당국에서 유동성 관리 등 내부 통제를 대폭 강화한 점도 우려를 완화하는 요인으로 짚었다.

    달러-원 환율이 급등할 경우 운용사, 보험사 등의 선물환 매도 만기에 따른 롤오버에 대한 부담은 있다.

    1,300원 환율에 선물환 매도를 했는데 1,400원 환율이 됐을 경우 만기 롤오버를 위해서는 추가로 금액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2022년 4분기에 일어났던 펀드들의 자금 요청 사태인 캐피털콜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도 남아있다.

    다만, 이전 3년간의 환율이 미 달러 강세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던 점은 환율 위험을 제한하는 대목이다.

    짧게는 6개월 전까지 보더라도 달러-원 환율이 1,350~1,400원 사이에서 주로 머물렀고, 3년 전인 2022년 10월에도 1,400원대 부근이었던 점을 고려할 때 환율 급등의 충격이 아주 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달러-원 환율이 지난 2023년 2월에 1,216원대로 내린 때를 제외하면 미 달러 강세 기조가 이어지면서 주로 1,250~1,400원 레인지에서 움직였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2022년 1,400원대 환율일 때 이전 3년간의 환율이 최저 1,080원까지 낮아졌던 상황과는 달라진 양상이다.

    한 외환시장 참가자는 "선물환 롤오버할 때 모자라는 돈을 자금 보충 약정(캐피털 콜)으로 채워 넣을 경우 영향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2022년에는 1년 사이에 200원 정도 올랐는데 최근에는 한 달 사이 100원 정도 바뀐 거라 과거와 영향이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보통 2~3년짜리 선물환을 한다고 볼 때 환율이 1,200원대에서 시작해서 1년 사이에 1,400원대가 되면 그 때 만기가 된 것들은 훨씬 이전인 1,100원대에서 팔아놓은 것들이라 문제가 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시기로 보면 같은 1,400원이라도 2022년의 1,400원이 주는 부담과 지금 부담의 정도가 다르다"고 덧붙였다.

    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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