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환시, 환율 상승 덕 본 투자자들의 딜레마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10월 들어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오르면서 수출업체와 국민연금 등 환율 상승으로 수혜를 본 투자 주체들도 있지만 환변동성 관리 부담도 커지고 있다.
1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국민연금, 수출업체, 해외주식 투자자 등은 주로 환율 상승으로 환평가이익을 보는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 1월에 1,290원선을 기록한 후 4월말에 1,400원선을, 이후 9월말에 1,303원대로 하락한 후 다시 1,370원대로 반등했다.
만약 지난 9월에 새로운 투자가 일어났다면 환율 상승에 따른 평가이익이 기대되는 구간이다.
◇국민연금·해외주식 투자자, 환율 상승에 수익률 UP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지난 30일 발표한 올해 8월말 운용수익률 자료에서 달러-원 환율 상승으로 해외자산 수익률이 양호했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대체 투자자산 수익률은 대부분 이자, 배당수익 및 달러-원 환율 상승에 의한 외화환산이익으로 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투자자산 수익률이 부진하더라도 환율 상승에 따른 효과가 크다는 점을 언급한 대목이다.
지난 8월 이후 환율이 하락했다 10월에 큰 폭 반등한 점을 고려하면 환율 상승분은 수익률에 플러스 요인이 될 공산이 크다.
해외주식 투자자들의 환차익도 적지 않다. 다만, 보유하고 있는 미국 주식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은 엇갈릴 수 있다.
예를 들어 엔비디아 주가를 보면 지난 9월 30일 121달러대였는데 10월에는 144달러대로 올랐다. 주가가 약 20달러 오르는 동안 달러-원 환율은 1,300원대에서 1,370원대로 올랐다.
주가 상승에 따른 이익과 환차익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같은 기간에 마이크로소프트를 샀다면 9월30일 430달러대에서 400달러대로 손실을 본 대신 환율에서 손실을 상쇄한 효과가 있다.
다만, 국민연금이나 해외 투자자의 경우 신규 투자분은 높은 환율에 매수해야 하는 입장이다.
향후 환율 하락시 고스란히 환손실을 볼 수 있다는 위험이 있다.
그럼에도 시장 전문가들은 자산 선호의 방향으로 볼 때 이같은 환율 하락 위험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환율이 오르면서 고점에서 물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미국 자산과 한국 자산을 놓고 보면 미 달러 자산 투자는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업체, 환율 상승 수혜에도 환헤지 필요 증가
수출업체들의 경우도 환율 상승은 수익이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 외화로 수출대금을 받는 만큼 환율 상승은 추가로 벌어들이는 돈이어서 환율이 오르는 장에서 달러 매도 시점을 늦추는 래깅 전략으로 대응한다.
하지만 환율이 오를 수록 환헤지 고민도 커진다.
환율 상승에 따른 원자재가 상승 등의 비용 부담이 있는데다 향후 환율이 내릴 경우도 고려해야 한다.
무역보험공사에 따르면 지난 9월 대비 10월 환변동보험 청약 건수가 약 2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했다.
즉, 1,370원대 환율에서 고정하는 편이 유리하기 때문에 환율이 오를 때 환변동보험에 가입해 환율 하락의 리스크를 헤지하려는 수요가 많아지는 셈이다.
무보 관계자는 "달러-원 환율이 10월 들어 상승하면서 환변동보험 청약도 늘었다"며 "수출업체들의 경우 미래의 환율이 지금보다 떨어질 것 같으면 청약을 많이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출대금이 들어오기까지 3개월~1년 정도 걸리는 만큼 지금 환율에 팔아도 당장은 유리하지만 환헤지를 위해 환변동보험 청약을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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