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당국, 야간 유동성 확대 추가 방안 가닥…외건협서 결정
외건협 11월말~12월초 개최할 듯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노요빈 기자 = 외환·금융당국이 이르면 이달 말 외환건전성협의회(외건협)를 열고 외환시장 야간거래 유동성 확대를 위한 추가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지속해 시장 의견을 수렴하고 검토해왔던 해외 외국환업무취급기관(RFI) 경상거래 환전과 거주자 물량 처리, 무인거래(eFX) 등을 허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외건협에서 의결할 예정이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서울 외환시장운영협의회(외시협은)는 전날 운영위원회를 열고 RFI 경상거래 환전과 거주자 물량 처리, eFX 활성화, 리그테이블 도입, 픽싱환율, 고객확인절차(KYC) 완화 등 6개 안건에 대해 논의했다.
외건협은 외환 분야 관계기관 간 정보 공유와 정책 협의·조정 등을 위한 차관급 협의체다.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이 참석한다.
◇ 당국, 구조개선 이후 2번째 후속 대책 발표
외환당국은 지난 8월 초 외건협을 통해 외환시장 야간거래 활성화 대책을 밝힌 이후 4개월여 만에 추가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약 5개월간의 구조개선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그동안 검토해왔던 대책을 늦어도 12월 초까지 결정하겠다는 구상이다.
먼저 RFI 경상거래 환전은 야간시간대 RFI 거래를 늘리기 위해 필요한 조처로 평가된다. 야간거래 비중이 정규장(오전 9시~오후 3시30분) 대비 약 16% 수준이지만, RFI 거래는 여전히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안건은 그동안 수출대기업 해외법인(비거주자) 물량을 주로 외국계은행 서울지점에서 상당 부분 과점해왔던 상태여서 이해관계가 일부 갈린 측면이 있다.
그러나 서울지점에서 처리하던 부분을 RFI 해외지점이 가져가는 것일 수 있어 글로벌 외국계은행 전체로 보면 이익에 큰 변화가 없고, 경상거래는 빼고 자본거래만 허용하는 것은 외환 선진화의 취지와도 맞지 않는 것으로 평가돼 왔다.
RFI의 거주자 물량 처리는 국내 금융기관(서울 본점)의 세일즈 딜러가 같은 은행의 은행간 딜러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해외지점(RFI)의 은행간 딜러를 거쳐 물량 처리를 하는 이른바 '3단계' 방안이다.
외국계 은행에서는 서울 지점에서 트레이더의 역할이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시해왔다. 그러나 해외지점을 RFI로 등록한 시중은행들은 해외지점과 인력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으로 국내 거주자 물량을 분담해 처리하게 해달라는 의견이 있었다.
현재 RFI 업무 지침상 RFI는 비거주자 및 은행간시장 내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외국환 업무를 시행한다. 이에 당국은 국내 본점의 은행간 딜러를 거치면 RFI가 대고객 물량도 처리할 수 있게 허용하는(2단계) 수준으로 완화했었다.
eFX는 이미 시스템을 완비하고 있는 외국계 은행에서 요구하는 부분이 크다. 거래 시간을 연장했지만 규모가 작은 외국계은행이나 증권사의 경우 야간에 배치할 수 있는 인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당국에서는 2가지 쟁점을 확인해 허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먼저 적절한 내부 통제장치를 마련해놓고 있느냐의 여부다. 딜러가 남지 않고 기계에 거래를 의존하면서 금융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eFX 시스템의 경우 대부분 오토헤지 기능이 있어 물량이 들어오면 반대거래가 자동으로 체결돼 헤지가 가능한 시스템인데다 글로벌 은행들의 경우 글로벌 eFX팀이 있어 24시간 감시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또한 소비자 보호를 위해 거주자 물량에 한해서는 eFX 거래가 이뤄진다고 해도 반드시 서울지점이나 본점의 장부를 통해 처리하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다.
외환당국의 한 관계자는 해당 안건들에 대해 "시장 참가자들이 확실하게 공감대를 형성한 부분이고 그동안 얘기도 많이 했다"면서 "장단점이 뭔지 정확하게 알고 있는 상황으로 특별하게 '안된다'는 의견을 제기하는 부분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KYC 완화는 중장기 과제…리그테이블·픽싱환율도 논의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중장기 과제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KYC 완화는 제3자 FX거래를 위해서든 RFI가 크레딧 라인을 구축할 때 등 거래상대방의 실체를 확인하는 절차에서 우리나라에서 요구하는 절차가 너무 많은 것 아니냐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우리나라의 자금세탁법이나 금융실명제법 등에 따라 다소 까다로운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글로벌 표준에 맞추기 위해 간소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금융기관의 KYC 담당자들을 만나 먼저 사실 관계를 확인 후 완화할 수 있는 부분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외환거래뿐만 아니라 모든 금융거래와 연관되는 부분으로 민감한 문제여서 중장기 과제로 추진해나가겠다는 것이 당국의 설명이다.
당국은 또한 리그테이블 도입 의견을 제시했다. 외환 거래 시간이 야간까지 늘어나면서 시장 조성을 위한 선도은행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는 판단에서다.
선도은행의 순위를 발표함으로써 은행끼리 분발하고 경쟁하기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것이 당국의 목표다.
정부는 지난 2022년 재무 건전성과 신용도가 양호한 외국환은행 중 거래실적이 우수한 은행을 선도은행으로 선정해 외환건전성부담금 감면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해왔다.
올해 7월부터는 거래시간이 늘어나면서 야간 거래 실적에 더 높은 가중치를 부여하는 등 선도은행 제도도 일부 개편했다.
픽싱환율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기준환율로 요구하는 환율이다.
그동안 달러-원 현물환 거래가 우리나라 주간 시간대에만 이뤄짐에 따라 런던이나 뉴욕 등지의 외국인 투자자들은 현지의 비즈니스 시간에 맞는 환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글로벌 외환거래가 가장 많이 이뤄지는 런던의 현지 시각 오후 4시 정도가 적당한 시간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우린 시간으로는 새벽 1시나 2시가 해당 시간이어서 유동성이 충분하지 않은 이 시간의 환율을 픽싱환율로 했을 때 가격 조작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검토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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