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원 갈라져야 부담 준다"…美 국채시장의 바람
트럼프 쪽으로 기운다면 하원 특히 중요해져…하원도 예측 막상막하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세계 최대 채권시장인 미국 국채시장 참가자들이 희망하는 미국 선거 시나리오는 '분점 정부'(divided government)다.
행정부와 의회 권력이 어떤 형태로든 집중되지 않아야 국채 수익률에 상승 압력을 가할 수 있는 재정지출 확대 또는 관세 부과, 이민자 단속 등의 정책이 쉽게 시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5일(현지시간) 대선과 함께 치러진 연방 상원의원 선거는 전체 의석(100석) 중 34석을 대상으로 한다. 연방 하원의원 선거는 전체 435석이 대상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막판까지 초박빙 접전을 이어간 것과 달리 상원은 공화당이 여유 있게 가져갈 것이라는 컨센서스가 일찌감치 형성돼 왔다.
미국 여론조사 분석사이트 '파이브서티에이트'(585)는 최종 예측에서 공화당이 상원을 민주당으로부터 탈환할 가능성을 92%로 제시했다. 선거 전문 사이트 디시전데스크HQ(DDHQ)도 공화당의 상원 승리 가능성을 76%로 유력하게 추정했다.
공화당의 현재 49석 중 38석은 이번 선거 대상이 아니다. 반면 민주당은 현재 51석 중 선거를 치르지 않는 곳이 28석으로, 공화당보다 상당히 적다. 공화당에 비해 '교체' 리스크에 더 크게 노출돼 있는 셈이다.
임기가 6년인 상원의원은 2년마다 전체 의석 3분의 1에 대해서만 선거를 치른다. 양당이 동률이 되면 상원의장을 겸하는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한다.
상원과 달리 하원은 예측이 엇갈린다. 파이브서티에이트는 민주당에 51%의 확률을 부여한 반면 DDHQ는 현재 다수당인 공화당이 52%로 소폭 우세하다고 내다봤다.
백악관의 주인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아질 조짐이 보인다면 국채시장의 관심은 하원 결과에 특히 쏠릴 가능성이 크다. 상·하원이라도 양당이 나눠 가져야 가장 파괴적인 시나리오로 꼽히는 '레드 스윕'(Red Sweep)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발간한 미국 대선 전망 보고서에서 "민주당이나 공화당이 싹쓸이를 하면, 구성은 다르겠지만 분점 정부 시나리오보다 지출이 더 증가할 것"이라면서 "민주당은 비(非)국방 지출과 사회보장 프로그램을 늘릴 가능성이 높고, 공화당이 승리하면 국방 지출이 더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골드만의 알렉 필립스 이코노미스트는 "일당의 지배는 분점 정부보다 더 빠르고 오래 지속되는 재정정책의 변화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다수당은 과반 찬성만으로 법안을 처리할 수 있는 '예산조정'(budget reconciliation)을 활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그 과정은 향후 10년에 걸친 특정 규모의 재정 패키지를 통과시키기 위한 지침을 포함하는 예산 결의안과 함께 내년 1분기에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는 단순 과반에 의해 내년 3분기까지 통과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분점 정부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세금 감면 연장안이 2025년 12월까지 통과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대선 국면에서 채권시장이 주목해온 미 국채 장기물의 기간 프리미엄(term premium)은 2016년 트럼프의 '깜짝 승리' 때뿐만 아니라 2020년 대선 직후에도 한동안 크게 올랐었다. 당시 기간 프리미엄은 10년물 기준으로 30bp 중반대까지 오른 뒤 하락 반전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함과 동시에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가져가는 '블루 웨이브'(blue wave)가 현실화하자 재정 지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커졌고, 민주당은 실제 팬데믹 위기를 명분으로 전 국민에 1천400달러를 지급하는 정책을 실시한 바 있다.
s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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