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 달러-원 추세하락 난망…인플레 재발 우려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달러-원 환율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세와 감세 등의 경제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우려가 달러 강세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7일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 승리를 조기에 확정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핵심 경제 정책인 보호무역 강화와 이민정책 강경화는 미국의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관세가 수입 물가를 높이고 반이민 정책이 노동 공급을 감소시키면서 물가를 자극할 우려가 있다.
여기에 감세정책으로 인한 가처분 소득 증가는 소비를 늘려 추가적인 물가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 줄어드는 세수도 재정 적자를 심화시키며 미 국채 금리와 달러의 동반 강세를 연출할 수 있다.
정영식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트럼프가 추진하는 정책들은 기본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방향"이라며 "관세와 반이민 정책은 공급 측면의 물가 상승 요인이고, 감세는 물가와 성장을 모두 자극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정책 기조는 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 속도를 늦추거나 필요할 경우 중단해야 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러한 시장의 우려가 달러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준이 단기적으로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달러 강세 기조는 크게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
특히 트럼프가 공약으로 내건 중국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는 시장의 불확실성과 위험회피 심리를 자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은행의 외환 딜러는 "트럼프 당선으로 미중 무역 분쟁이 한층 강화되면 위안화와 원화 모두 약세 압력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달러-원 추세 하락 기대도 한층 옅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행정부는 트럼프가 가져갔지만 의회 구성에 따라서는 트럼프 정책의 강도와 달러 강세 시나리오도 달라질 전망이다.
공화당이 상·하원까지 모두 장악하는 '레드 스윕'이 실현되면 트럼프의 정책이 가장 강하게 추진될 수 있다.
관세 부과와 감세 정책이 신속하게 실행될 것이란 우려에 달러-원은 1,400원선 위로도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공화당은 상원에서 다수당 자리를 확보했다. 하원에서도 공화당이 우세한 상황이다.
의회가 양당으로 분리되는 시나리오에서는 트럼프 정책 추진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
의회 의사 결정이 교착되면서 감세 정책이 불발될 수 있고 부채한도 협상도 난항을 겪을 수 있다. 이는 불확실성 증대로 안전 선호 심리를 고조시키는 요인이지만, '레드 스윕' 시나리오보다는 달러 강세 압력이 다소 약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또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을 글로벌 금융시장이 충분히 반영했으며 단기적으로는 차익 실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있다.
달러-원은 대선 직전인 4일까지만 해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당선이 우세하다는 인식에 1,360원대까지 하락했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소식에 1,400원을 웃돈 상황이다.
다른 은행의 외환 딜러는 "달러-원 1,400원 수준이면 트럼프 당선의 위험을 상당 부분 반영한 레벨"이라며 "중장기적으로 미중 갈등 심화 우려가 달러-원의 하방 압력을 제한하겠지만 단기 추가 상승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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