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400원 돌파] 외환당국 "필요시 대응 원칙"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달러-원 환율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확정에 따라 1,400원을 돌파하면서 외환당국의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미국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싹쓸이하는 레드 스윕 가능성도 커졌다. 트럼프 트레이드가 가속화하는 등 향후 달러 강세 기조가 더 강화할 것으로 보임에 따라 외환당국은 향후 변동성 장세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당국 개입의 마지노선이자 심리적 저항선으로 평가돼온 1,400원을 내주게 되면서 당국은 앞으로 환율 상승 속도가 지나치게 빨라지는 것을 막는 속도조절 차원의 개입에 나설 가능성이 클 것으로 관측된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원은 전날 정규장에서 전장대비 17.60원 급등한 1,396.2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정규장에서 1,400원 턱밑까지 오르기는 했으나 당국의 개입과 네고물량 출회 등에 힘입어 1,400원이 깨지지 않았다.
그러나 유동성이 줄어드는 야간장에 들어서면서 환율은 1,400원을 돌파했다.
트럼프의 재집권이 오후 7시 반께 확정됐고, 달러 인덱스가 105선을 웃도는 흐름 속에 달러-원은 야간 장중 한때 1404.40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지난 4월 16일 이후 7개월여 만에 1,400원을 돌파한 것으로 장중 기준으로는 2022년 11월 7일(1,413.50원) 이후 가장 높게 올랐다.
야간장 마감가는 1,399.30원이었다.
당국에서는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며 필요시 대응하겠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외환당국의 A 관계자는 "트럼프가 당선되면 어느 정도 강달러로 갈 것으로 시장도 예상했다. 그런 불확실성이 없어지면서 환율도 그만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환율이 트럼프의 발언 등에 따라 출렁거릴 수 있을 것 같다. 상대국의 정치 상황에 대해 언급하기는 조심스럽지만 환율 자체로 나타나는 움직임을 보고 대응 필요성이 있으면 대응하겠다는 일관된 원칙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변동성도 크고 민감한 시기라 구두 개입성 발언으로 비치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덧붙였다.
외환당국이 특정 레벨을 타겟팅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원칙이다. 그럼에도 전 거래일 환율 변동폭은 30.20원으로 다소 유례없는 수준이었다는 점은 분명하다.
시장은 대선을 앞두고 포지션을 중립으로 가져가는 등 불확실성과 변동성을 예상했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막판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약진하면서 트럼프 트레이드가 많이 되돌려졌던 상황에서 트럼프가 훨씬 우세한 모습을 보이면서 변동성이 예상보다 크게 나온 점은 있다.
외환당국의 B 관계자는 "개표 과정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크게 나오면서 달러-원 시장 뿐만 아니라 글로벌 외환시장 변동성도 커진 상황"이라면서 "우리 시장도 전반적인 글로벌 시장 흐름에 동조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는 스윕 시나리오가 어느 정도 선반영됐는지 시장에서 관심을 많이 갖고 있다"면서 "또한 당선자 측의 초기 정책 행보에 따른 시장 반응을 예의주시하겠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원화를 포함한 대부분 통화가 난폭한 움직임을 보였고 상승률도 매우 가팔랐다.
달러-원은 1,400원을 돌파하면서 1.8%가량 올랐고, 154.5엔을 넘긴 달러-엔은 뉴욕장 대비 2% 이상 상승했다. 역외 달러-위안은 7.2위안 수준으로 올라 1.3%가량 올랐다.
달러 인덱스는 105선을 넘기면서 1.6%가량 상승했고, 한때 105.4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smjeong@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