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 커브스팁·강달러·변동성…기업 외화 조달 전망은
3년물·달러채 발행 주시
신디케이트론 등 대체재 활용 관측도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자의 당선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이에 따른 내년 국내 기업들의 외화 조달 방향성에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집권 시 시장금리 상승 및 커브스팁, 강달러 환경은 물론 시장 변동성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외화 조달 시장을 찾는 기업들의 3년물 및 달러채 선호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변동성을 피해 신디케이트론 등의 시장에 관심을 갖는 기업들도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채금리 하락 속도↓, 만기·통화 전략 중요성↑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국 대선으로 기업들의 외화 조달 행렬이 주춤해졌다. 11월 대선을 전후로 시장 변동성이 높아질 것을 고려해 달러채 발행 등을 선제적으로 마친 여파다. 연내에는 일부 기업들의 사모 조달 및 이종통화 발행만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에 외화 조달 시장에서의 트럼프 당선 효과는 내년부터 점차 드러날 전망이다.
트럼프 재집권으로 재정정책 확대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채금리 상승 부담이 커진 점은 관전 요소다. 다만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금리 인하가 계속될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커브스팁 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A 업계 관계자는 "조달 비용 측면에서 봤을 때 금리 인하 등으로 쿠폰금리가 더욱 낮아질 수 있는 환경이었지만 트럼프 당선으로 그러한 분위기가 늦춰진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며 "다만 트럼프 당선 효과가 이미 시장에 반영된 터라 현재로서 임팩트가 클 것으로 보고 있진 않다"고 말했다.
보다 낮은 금리를 겨냥해 3년물 등 비교적 짧은 만기물을 택하는 발행사가 늘어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B 업계 관계자는 "올해만 봐도 기업들은 금리 인하를 기대하면서 3년물 중심으로 발행을 이어갔다"며 "내년에도 이러한 기대감과 함께 커브스팁 시 비교적 낮은 금리를 형성할 수 있는 3년물 조달에 관심을 높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의 경우 달러 강세를 초래하는 정책이 상당한 만큼 이종통화 조달 부담은 한층 커질 수 있다.
C 업계 관계자는 "외화 조달로 관련 자산을 보유한 기업은 환율 약세로 상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강달러 시 통화 스와프 여건이 악화할 수 있어 이종통화보다는 달러화 위주의 발행이 이어지지 않을까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달러화, 엔화와 더불어 G3 통화로 꼽히는 유럽의 경우 트럼프 트레이드로 국채금리가 올라가는 분위기가 드러나기도 했다.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가 이어지면서 유럽의 고립 강화 및 재정수지 악화 가능성 등이 커졌기 때문이다.
유로화 채권 시장을 찾는 국내 기업들도 상당했던 만큼 금리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이는 조달 측면에서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차환 물량 증가, 유동성 촉각…변동성도 주시
내년 한국물(Korean Paper) 만기도래 물량이 늘어나면서 트럼프 집권 시 변모할 시장 유동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D 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경우 내년과 내후년 달러채 차환 수요가 15% 정도 늘어나는 데다 전 세계적으로도 2026년까지 많은 규모의 달러채 만기가 돌아온다"며 "차환을 위한 발행물이 많아질 터라 각 후보자의 당선 가능성에 따른 시장 유동성 증감 또한 중요한 요소"라고 전했다.
이어 "트럼프의 경우 기업들의 비즈니스 환경 개선, 연준에 대한 영향력 행사 등으로 시장 유동성 확대가 예상되는 터라 리파이낸싱 측면에선 다소 유리한 지점"이라고 덧붙였다.
연합인포맥스 '발행만기 통계(KP)'(화면번호 4270)에 따르면 내년 만기를 맞는 한국물은 426억8천850만달러다. 올해(407억3천910만달러) 대비 4%가량 늘어난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만 해도 연간 한국물 만기도래 물량은 300억달러를 밑돌았다. 하지만 이후 발행량 증가 등에 힘입어 매년 관련 물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견되는 만큼 한국물 대신 신디케이트론 등 다른 조달처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국물의 경우 금융당국으로부터 북빌딩(수요예측) 일자를 지정받는 윈도우 방식 탓에 시장 변동성에 대한 대응력이 취약한 편이다.
E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 시 향후 시장 변동성이 극대화될 수 있어 윈도우를 받아서 발행을 마쳐야 하는 한국물 조달은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외화 신디케이트론 등에 대한 활용도가 커지고 있어서 이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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