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경상수지 111억달러 흑자…올해 누적 흑자 전년 4배(종합)
IT품목 수출 호조에 상품수지 107억달러 흑자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9월 경상수지가 대규모 흑자를 기록했다. 반도체와 정보통신기기 등 주력 수출품목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올해 누적 경상흑자 규모는 지난해 4배에 육박한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치에 따르면 9월 경상수지는 111억2천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6월(125억6천만달러) 이후 최대 규모이며 9월 기준으로는 역대 3위에 해당한다.
◇ IT 수출 '고공행진'…반도체 37% 급증
대규모 상품 수지 흑자가 경상흑자를 이끌었다.
9월 상품수지는 106억7천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616억7천만달러)이 전년 같은 달보다 9.9% 증가하며 12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고 수입(510억달러)은 4.9% 늘어나는 데 그쳤다.
품목별로는 반도체가 36.7% 급증하며 수출을 견인했다. 정보통신기기도 30.4% 늘어나며 호조세를 보였다.
한은은 내년 상반기까지 반도체 사이클이 호황일 수 있다고 예상하면서도 제품별 차별화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버·AI용 첨단 반도체는 견조한 수요를 보이는 반면 PC·모바일용 범용 반도체는 수요가 둔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범용 반도체 시장에서는 중국의 점유율 확대와 공격적 생산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별로는 동남아(+16.2%)와 중동(+15.7%)으로의 수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중국(+6.3%)으로의 수출도 회복세를 보였으며, EU(+5.1%), 미국(+3.4%) 등 주요국 수출도 증가세를 나타냈다. 다만 일본(-0.8%)으로의 수출은 소폭 감소했다.
수입(510억달러)은 전년동월대비 4.9% 늘었다. 원자재 수입이 감소 전환했으나 자본재 수입이 큰 폭으로 늘었다.
자본재 수입은 전년동월대비 17.6% 급증했다. 특히 반도체제조장비(+62.1%)와 반도체(+26.5%) 수입이 크게 늘었고, 정밀기기(+7.6%)도 증가세를 보였다.
원자재 수입은 6.8% 감소했다. 화공품(-12.5%), 원유(-11.6%), 석유제품(-6.7%) 등 대부분 품목이 감소세를 보였다.
소비재 수입은 0.3% 소폭 증가에 그쳤다. 귀금속 및 보석류(+47.8%), 의류(+5.5%) 등은 늘었으나 승용차(-10.6%) 수입은 감소했다.
한은은 경상흑자 흐름이 이어지며 올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지난 8월 전망치인 730억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신승철 경제통계국장은 "10월 경상수지도 상당 규모의 흑자가 예상된다"며 11월 경제전망에서 관련 전망치가 조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달러-원 환율이 1,400원대로 상승했으나 환율 상승이 수출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은 과거보다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신 국장은 "우리 수출품이 가격 경쟁력보다 품질 경쟁력 위주로 전환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원유 등 원자재를 많이 수입하는 우리나라 특성상 높은 환율이 수입 증가로 이어져 경상수지 흑자폭이 줄어들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트럼프 당선인의 보호무역 강화와 대중 압박 등의 공약은 전반적인 수출 여건에 부정적이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라면서도 "트럼프 당선인 영향은 내년 경상수지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 서비스·이전소득수지 적자에도 본원소득수지 호조
서비스수지는 22억4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해외여행 성수기가 지나면서 여행수지 적자(-9억4천만달러)는 전월(-14억2천만달러)보다 축소됐으나,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가 적자로 전환되며 전체 서비스수지 적자 폭은 전월(-12억3천만달러)보다 확대됐다.
본원소득수지는 30억9천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전월의 분기배당 지급 영향이 소멸되면서 배당소득수지 흑자가 25억8천만달러로 확대됐고, 이자소득수지도 6억4천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전소득수지는 3억9천만달러 적자를 보였다.
올해 1~9월 누적 경상수지는 646억4천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167억5천만달러)의 약 3.9배에 달하는 규모다.
◇ 금융계정 순자산 127억달러 증가…외국인 국내주식 이탈
금융계정은 126억8천만달러의 순자산 증가를 기록했다. 전월의 49억3천만 달러 증가에서 증가 폭이 확대됐다. 2020년 10월 이후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기도 하다. 외국인 증권투자가 감소한 영향이 컸다.
외국인 국내 주식투자는 54억3천만달러 순매도를 기록했다. 전월(-15억4천만달러) 대비 매도 규모가 크게 확대됐다. 한은은 국내 반도체 기업의 실적 부진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는 순투자를 이어갔다. 41억3천만달러 유입됐다.
내국인의 해외투자도 활발했다. 해외증권투자는 주식과 채권 모두에서 증가세를 보였다. 해외주식 투자는 35억2천만달러 늘었다. 미국 주가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일부 투자자들의 차익실현성 매도가 있었음에도 전반적으로 견조한 순매수세가 이어졌다. 해외채권 투자도 39억9천만달러 증가하며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기타투자에서는 현금 및 예금, 수출 관련 미수금을 중심으로 자산이 65억3천만달러 증가했고 부채도 차입을 중심으로 53억1천만달러 늘었다.
준비자산은 23억3천만 달러 늘었다.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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