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혁의 투자] 트럼프 시대 자신감 가지려면
(서울=연합인포맥스) 최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에 그친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을 두고 '서프라이즈'라고 평가했다. 물가 안정이 견고해지면서 팬데믹 후 불어닥친 인플레이션 공포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해주는 수치여서다. 10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같은 달 대비 1.6%를 보인 9월에 이어 두 달 연속 1%대 오름폭이며 3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이는 좋은 소식이면서도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 이대로 저물가가 계속 나타난다면 우리 경제의 활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들게 하기 때문이다. 중앙은행의 목표치 2%에 못 미치는 물가가 장기간 지속하면 '디플레이션'이라는 복병을 만날 수 있다. 이런 때일수록 심리가 중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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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보다 내년에 성장 동력이 더 약해진다는 게 전반적인 흐름이다. 미국 대선 후 닥칠 불확실성을 밀어두고 당장 지금 여건에서만 봐도 내년 성장이 더 좋아지기는 어렵다. 씨티는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2.2%로 보지만 내년은 1.8%로 낮게 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올해 2.5%에서 내년 2.2%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증가하면 더 큰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진단했다. 한국은행도 올해 2.4% 예상치를 3분기 쇼크를 반영해 2.2~2.3%로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크며 내년 성장률 예측치는 2.1%로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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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된 점도 변수다. 하원뿐 아니라 상원까지 모두 공화당이 다수당이 되면 트럼프의 고율 관세 공약과 대규모 재정정책이 여과 없이 실행되고 미국 국채 발행이 급증할 여지가 커진다. 이에 따라 관세 갈등으로 인한 공급망 충격으로 인플레이션이 재부활한다면 금리 인하로 선회한 한국은행 통화정책 피벗 속도는 느려질 수 있다. 이는 침체한 내수에도 부담이다. 반대로 내수가 안 좋은 상황에서 수출 타격으로 성장세가 크게 흔들린다면 한국은행은 추가 인하뿐 아니라 피벗 속도를 더 낼 수 있다. 이럴 때면 원화 환율과 가계부채, 부동산에서 나타난 부작용이 장기적으로 경제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큰 때일수록 경제의 조타수 역할을 하는 경제부처와 한국은행은 명확하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경제는 지표만큼이나 심리가 중요해서다. 바이든 정부의 경제 지표도 나쁘지 않았지만, 미국 시민들은 트럼프를 선택했다. 우리는 올해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실질 성장률과 기업 이익 증가 덕분에 내년에는 세수 부족이 다소 해소되면서 재정건전성을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건전재정 기조가 훼손되지 않는다면 성장의 안정적 기반을 담보하고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유연한 재정정책 태도를 보여야 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심리적 버팀목을 제공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편집국 금융시장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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