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헌의 투자보국] 최근 사모 대체투자에 대한 관점
사모 대체투자 자산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의 수혜를 받은 대표적인 자산으로 전통 자산인 주식, 채권에 비해 가파르게 성장해 왔다. 최근 들어 글로벌 자산시장에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미국 증시에서 주식 대비 채권의 기대수익률이 더 높아지는 현상이 금융위기 이후 처음 발생했다. 즉 주식과 채권의 기대수익률 간 차이를 통해 자산간 매력도를 분석하는 '일드 갭(Yield Gap)' 이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이러한 투자환경의 변화는 장기적으로 자산 배분에 많은 시사점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는 자산 가격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매크로 변수이다. 글로벌 금리는 1980년 이후 2022년 3월까지 약 40년 이상 하락추세를 보여 채권은 장기 안정적인 수익을 준 자산이었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자산 배분의 큰 특징은 초저금리를 극복하고자 사모 대체투자를 확대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수년간 채권의 기대수익률 상승에 따른 매력도가 증가하면서 대체투자 수요가 감소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경기침체 우려로 최근 정책금리를 인하하는 환경이 다시 대체투자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킬 것인지가 글로벌 자산 배분에서 주목되는 부분이다. 또한 상장주식에 대한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감소하면서 주식투자를 대체하는 사모 대체투자의 증가 가능성을 면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2년 전 시작된 정책금리 인상 사이클은 속도나 폭이 매우 이례적이었다. 그 효과로 향후 경제전망은 소프트랜딩 기대감이 크다. 문제는 역사적으로 볼 때, 소프트랜딩으로 가면 정책금리는 고점 대비 평균 약 30% 정도 하락하고 약 10개월 후 금리 인상이 재개되었다고 한다. 한편 하드랜딩이면 금리는 고점 대비 약 60%가 하락했다고 한다. 이러한 과거 사례는 향후 수년간 고금리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는 저금리 환경과 달리 지분투자와 인컴투자의 수익률 격차가 감소하고, 대체 자산 간 수익률 상관관계는 증가할 것을 시사한다.
투자환경의 변화에 따른 대체투자의 매력도는 다양한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사모 대체투자 자산의 역할은 매우 중요한 투자의 전제가 된다. 전통적으로 대체투자는 비유동성 프리미엄을 활용하여 초과수익을 추구한다. 그러나 최근 급변하는 거시경제 환경으로 비유동성 프리미엄이 축소되고 포트폴리오 분산 효과에 기여하는지 면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지난 수년간 주식·채권 수익률 간 상관관계 증가, 대체 자산의 포트폴리오 분산투자 효과 감소는 대체투자 접근방법에 변화를 요구하는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
지난 수년간 대체투자 시장의 격동기는 향후 투자전략의 수립에 몇 가지 개선사항을 제시하고 있다. 많은 기관투자자가 유동성 관리의 어려움을 경험했다. 따라서 향후 개방형 펀드, 상장펀드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자산군에 따라 상이한 현금흐름을 고려한 투자가 요구된다. 또한 유연한 포트폴리오 관리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2022년 상장주식 및 채권 가격의 동반 하락에 따른 분모 효과(Denominator Effect)로 대체투자 비중의 축소가 불가피했다. 문제는 이러한 단기적인 접근방법은 장기 수익률 제고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전체 포트폴리오 접근방법(TPA·Total Portfolio Approach)이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포트폴리오 전체에 초점을 두고 투자 결정을 하는 자산 배분 방법이다. 전통적인 전략적 자산 배분 방법보다 TPA가 지난 10년간 연 2.3%포인트(p) 수익률 제고에 기여했다고 한다. 유사한 방법론을 최근에 국민연금이 도입한 것이 기준 포트폴리오(Reference Portfolio)이다. 이는 기금의 장기 수익 목표와 위험 선호도를 표시하며 장기적으로 유연한 포트폴리오 구성에 유용한 전략이다. 이러한 방법론을 적용하여 단기적인 시장의 움직임에 과잉 반응을 억제하고 장기적인 자산 배분 관점에서 투자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 효과는 이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입증되었다.
최근 투자환경은 상기한 바와 같이 격변기를 맞이하고 있다. 상장주식·채권의 상대적 매력도 변화, 상장주식·채권의 수익률 상관관계 불안정, 지분투자와 인컴투자 전략간 수익률 차이 축소, 사모 대체투자의 분산투자 효과 약화, 전통·대체자산 간 기대수익률 차이 축소, 금리 방향성 전환, 대체 자산별 매력도 변화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환경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로 모든 자산이 동반 상승하는 환경에 익숙한 사모 대체 투자자에게 새로운 접근방법과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새로운 투자환경은 새로운 투자전략으로 무장하고 준비된 자에게만 성공적인 결과를 내어줄 것으로 확신한다. 한국의 투자자는 얼마나 새로운 환경에 준비되어 있는지 심각하게 자문해볼 시점이다.
(장동헌 법무법인 율촌 고문/ 전 행정공제회 최고투자책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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