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눈높이 높여야 하나…수입기업, 내년 사업계획에 '고심'
수출기업은 환 헤지 전략 재검토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최근 달러-원 환율이 1,400원을 넘나들면서 수입기업을 중심으로 내년 사업계획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기업들은 환율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거나 연말까지 트럼프 당선 이슈가 진정되기를 기다리는 등 사업 불확실성에 고심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수출입 기업들은 이르면 9월 중순부터 사업계획을 시작해 이달까지 내년도 환율 전망치를 집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달러-원 환율은 빠르게 상승했다. 지난주 미국 대선을 기점으로 1,400원을 넘나드는 고환율 국면이 찾아왔다. 전날 종가 기준 2년 만에 1,400원을 돌파했다.
단기간 환율이 급격하게 상승하게 되면 기업들은 내년 사업 계획상 불확실성에 노출된다. 특히 수입기업은 원유와 원자재 등을 수입하는 비용이 커지면서 영업이익 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 수출입 기업들은 내년 사업계획에 환율 관련한 눈높이를 재조정하는 경우가 생긴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의 한 재무 담당자는 "트럼프 당선 이후 올해 말 환율 전망치를 1,300원대 후반으로 상향 조정했다"며 "내년 경영계획도 (기존과) 괴리가 있어 당연히 추가로 올려야 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연준의 금리 인하를 비롯한 통화정책 기조 자체 영향으로 어느 정도 변동성은 있되 하향 추세는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은행권 외환(FX) 딜링룸에도 앞으로 환율 전망을 문의하는 기업 고객들과 내부 영업점을 통한 환율 문의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A은행의 세일즈 딜러는 "아무래도 내년 환율 전망치를 전반적으로 높여 잡는다"며 "지금의 1,400원대 환율이 이어지는지 여부에 관심이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수입업체는 특히 더 걱정을 많이 하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일부 미국 대선이라는 빅 이벤트를 앞두고 환율 상승은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는 반응도 있었다. 사전에 대비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B은행의 외환 담당자는 "기본적으로 결제업체는 필요에 따라 그때그때 주문하긴 하나, 지금은 생각보다 되게 차분하다"며 "트럼프가 당선되면 환율이 오를 거라고 생각해 그런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수출업체 입장에서는 환율 상승이 나쁘지 않다. 국내에서 생산해 해외에 팔고 대금으로 들여오는 달러 가격이 올라간다면 수익성 개선에 도움을 준다.
다만 연간으로 배정된 한도 내에 환 헤지를 단행해야 하는 규모가 큰 기업들은 적정 환율 수준에 관심이 커질 수 있다. 만일 연초에 환 헤지를 한 레벨보다 환율이 올라간다면 환차손을 입어 추가 헤지 여력이 제한될 수 있다.
C은행의 세일즈 딜러는 "규모가 큰 업체는 환 위험을 노출하지 않고, 적정 환율 수준을 정하고 헤지 전략을 짠다"며 "최근엔 1,300원 후반대에 (수출업체의) 환 헤지 상품이 많이 들어올 줄 알았는데 1,400원을 넘겨야 거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사업계획을 위한 세미나 요청을 종종 해도, 달러-원 상단을 완전히 열려있다고 보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D은행의 딜러는 "환율 상단을 모르지만, 수출업체 입장에선 호재일 수 있다"며 "내년 1분기 환율 전망에 관심을 갖고 (매도를) 미루는 문의를 받았다"고 말했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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