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가치 점검] 트럼프 재선에…환율 1400원 돌파
  • 일시 : 2024-11-14 10:00:01
  • [원화가치 점검] 트럼프 재선에…환율 1400원 돌파



    ※ 이 내용은 11월 12일(화) 오후 4시 연합뉴스경제TV의 '경제ON' 프로그램에서 방영된 콘텐츠입니다. (출연 : 이규선 연합인포맥스 기자, 진행 : 이민재 앵커)



    1400원 뚫은 환율, 금융시장 ‘트럼프 쇼크‘ | 이규선 기자[https://youtu.be/94Hrx-mnCmo]



    [앵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으로 국내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습니다. 특히 달러-원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하며 과거 금융위기 때나 볼 수 있었던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는데요. 자세한 내용 전해주시겠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으로 국내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이고 있습니다. 앞서 코스피가 부진하다는 소식 들으셨지요.

    저는 특히 외환시장 관련 소식에 집중해서 이야기 드리려고 합니다.



    최근 달러-원 환율은 크게 오르면서 시장 참가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는데요.

    13일 달러-원은 전일 대비 3원가량 상승한 1,406.60원에 마감했는데요. 종가 기준으로는 2022년 11월 4일 이후 2년 만에 최고치입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미국 대선이 결정적인 계기였습니다.

    미국 대선 당일이던 6일에는 전날보다 무려 17.60원 급등하기도 했는데요.

    특히 개표가 진행될수록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자 환율 상승세는 가팔라졌습니다. 장중 변동폭은 25.70원에 달해 글로벌 금융위기나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와 유사한 높은 수준을 보였습니다.



    [앵커] 환율이 이렇게 급등한 배경이 궁금한데요. 시장에서는 어떤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다들 아시다시피 트럼프 후보가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강력한 보호무역 정책을 예고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모든 수입품에 10~20%의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 제품에는 60%의 고율 관세를 매기겠다는 공약이 시장에 큰 충격을 줬습니다.



    이와 더불어 트럼프 후보가 감세와 대규모 국채 발행을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미국 금리가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4.3%까지 치솟았습니다. 단기 저점이 3.6%였거든요. 70bp 뛴 건데 연준의 금리 결정으로 보면 거의 세 번이나 올린 셈입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우선 대규모 감세는 가처분소득을 늘립니다. 수요가 늘어나면 물가도 오를 가능성이 커지겠죠.



    또 반이민정책은 노동 공급을 원활하지 못하게 만들면서 임금 상승을 가속화할 우려도 있습니다. 관세가 수입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은 물론이고요. 이렇게 물가가 오르면, 연준이 금리를 내리기 어려워지겠죠. 이 역시 달러-원 환율을 높게 만드는 요인 중에 하나입니다.



    실제로 트럼프가 임명할 내각을 보면요. 트럼프 1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설계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가 경제 분야 중책을 맡을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정말 그렇게 관세 정책을 실현시킨다면 달러가 강해질 이유가 충분하고, 시장도 이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앵커] 외국인 자금 이탈도 우려되는 상황인데요?



    [기자] 네, 현재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 바로 외국인 자금 유출 가능성입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달러 강세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신흥국 자산을 처분하고 달러 자산으로 이동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트럼프가 당선이 유력해진 것이 10월 들어선데요. 10월 이후 코스피 외국인 투자 동향을 보면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6조3천억원을 누적 순매도했습니다.

    이날도 삼성전자를 필두로 외국인 매도세가 두드러지고 있고요. 코스피는 2400선에 다가섰지요.



    사실 최근 금융시장 판도를 보면 테슬라, 도지코인, 비트코인 같은 친 트럼프 금융자산들만 잘나가지 않습니까? 삼성전자 팔아서 테슬라 산다는 말이 회자되고 있기도 하고요.



    그럴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우리나라는 수출 의존도가 높잖아요.

    트럼프가 정말 보호무역 정책을 강화하면 경제가 안 좋을 수밖에 없겠죠.



    해외 투자은행들도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이 1%대로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거든요. 바클레이즈는 한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2.0%에서 1.8%로 하향 조정했으며, JP모건도 1.7%로 0.1%포인트 낮춰 잡았습니다. KDI 역시 2.1%에서 2.0%로 내렸고요.



    [앵커] 1,400원 환율이 과거와 다르게 '뉴노멀'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기자] 네, 이번 환율 급등이 단기적인 현상이 아니라 앞으로는 1,400원이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심리적 저항선을 넘어 '보통의 환율'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1,300원은 사실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때나 볼 수 있었던 환율이었죠.

    코로나19 위기 때도 환율은 1300원에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시점에서는 환율이 1,300원 가면 싸다고 느낍니다.

    지난 몇 년간 1,300원대가 굳어진 영향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트럼프 당선으로 1,400원의 환율이 뉴노멀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사실 생각해보면 미국이 우리나라보다 성장 동력이 강합니다. 달러가 원화에 비해 약해질 요인은 없다고 볼 수도 있는 것이죠.



    트럼프 당선은 견조한 미국 경기, 약한 한국 경제를 더 강화하는 이벤트가 된 거고요. 그래서 고환율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것이죠.



    [앵커] 주변국 통화들의 움직임은 어떤가요?



    [기자] 사실 원화만 약한 것은 아닙니다. 트럼프 당선의 영향으로 아시아 주요국 통화도 일제히 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달러-엔 환율은 155엔을 넘었습니다. 이에 일본 정부도 대응에 나서고 있는데요. 일본 재무성은 "최근 엔화 환율 변동이 상당히 급격하고 일방적"이라며 시장 긴장도를 높였습니다.



    중국도 위안화 약세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달러-위안 환율이 7.20위안을 넘어서자 중국 국영은행들이 달러 매도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다만 그럼에도 위안화와 엔화 약세는 지속되고 있습니다. 약세 강도만 제한하는 흐름입니다.



    [앵커] 우리나라 금융당국의 대응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습니까?



    [기자] 우리 금융당국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습니다.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는 시장 안정화를 위한 다각적인 조치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최상목 부총리는 미국 대선 이후 긴급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될 경우 단계별 대응계획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은행 역시 24시간 비상대응체계를 가동 중이며, 달러-원이 1,400원에 근접하자 달러 매도 개입을 통해 환율 안정에 나선 것으로 추정됩니다.



    [앵커] 채권시장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트럼프의 당선이 현실화되면서 채권시장도 큰 변동성을 보였습니다.



    대선 당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4.2bp 오른 2.96%를 기록했고, 10년물은 6.1bp 상승한 3.134%로 마감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정책과 대규모 국채 발행 우려로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하자 우리 국채 금리도 뛴 것인데요.



    그러나 채권시장은 외환시장과는 달리 최근 들어 진정된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13일 고시 금리를 보면 국고 3년물 금리가 2.93%, 10년물이 3.06%로 대선 이전과 비교하면 크게 상승한 수준은 아닙니다.



    그런데 사실 그리 좋아할 만한 일은 아닙니다. 경기 둔화 우려가 채권 금리가 하락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트럼프의 당선은 우리 경제의 하방 압력입니다. 경기가 나빠서 한국은행이 금리를 예상보다 빠르게 내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시장 금리가 하락했으니 채권 시장이 안정됐다고 보기에는 찜찜한 구석이 있는 것이죠.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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