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환-주간] 달도 차면 기운다…확산하는 고점 인식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이번 주(11월 18~22일) 달러-원 환율은 트럼프 트레이드 경계 속에서도 고점 인식에 상승세가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
외환당국의 시장 안정 의지와 반도체 업종 반등이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트럼프 차기 행정부 구성에 따른 불확실성은 여전히 변동성 요인이 될 수 있다.
◇연고점 랠리 후 반락…외환당국 경계에 주춤
지난주 달러-원 환율은 '트럼프 트레이드' 재개에 전주 대비 12.40원 상승한 1,398.80원에 마감했다. 글로벌 달러 강세에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는 강세를 보였으나 외환당국의 구두 개입성 발언이 나오고 주 후반 반도체 주식 반등에 상승 동력이 다소 약해졌다.
주초 달러-원은 미국 공화당의 '레드 스윕(Red Sweep)' 우려에 상승세를 이어갔다. 위안화와 유로화 등 주요 통화가 모두 약해지면서 1,400원에 안착했다.
여기에 미국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을 웃돌면 금리 인하를 멈출 수 있다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적 발언까지 더해지며 상승 폭이 확대됐다. 삼성전자 중심의 코스피 급락세도 원화 약세 압력을 가중했다.
다만 14일 외환당국의 구두 개입성 발언이 나오면서 상승 압력은 다소 줄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14일 아침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열고 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되는 경우에는 적극적 시장안정 조치를 적기에 신속히 시행하라고 강조했다. 당국의 스무딩 추정 달러 매도 물량도 출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려했던 미국의 10월 CPI도 시장 예상 수준으로 집계됐다.
15일에는 달러-원이 다시 1,400원 아래로 내려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물가 안정을 강조하는 발언을 내놓았지만 외환당국 경계감이 지속됐고 반도체주 급등이 원화 가치에도 호조로 작용했다.
◇'1,410원은 탄탄해'…삼전 자사주 매입까지
미국 대선 이후 달러 강세는 지속되지만, 달러-원 상승 탄력은 한풀 꺾인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10월부터 누적된 달러-원 상승 폭이 과도하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역외의 차익실현 달러 매도세와 함께 수출업체들의 네고 물량도 적극 출회할 것이란 기대도 있다. 10월 거주자외화예금이 5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된 것도 이 같은 기대를 뒷받침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외화예금은 전월 대비 51억 달러 줄었는데 환율 상승에 따른 기업들의 현물환 매도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4년 5개월 만에 '4만원대'로 추락했던 삼성전자가 외국인의 13거래일 만의 순매수 전환에 힘입어 7.21% 급등했으며 장 마감 후에는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까지 발표했다. 시가총액(319조원)의 3.1%에 해당하는 자사주 매입으로 시중 유통주식의 약 4% 감소 효과가 기대된다. 과거 2017년 1월 9조3천억원 자사주 매입 이후 9개월여 만에 50% 급등했던 전례도 있다.
새로운 이슈가 없이 달러-원 1,410원을 뚫기는 어렵다는 고점 인식도 확산하는 중이다.
메리츠증권은 달러 움직임이 2016년 트럼프 1기 당선 당시와 매우 유사한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영업일 기준으로 대선 이후 6거래일간 2016년 2.60% 상승과 비교해 이번에는 2.96% 상승했다.
다만 메리츠증권은 이번 달러인덱스 상승 폭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2016년 당시에는 브렉시트 결정으로 유럽 지역 정치 불확실성이 확대된 데다 연준이 12월부터 0.50%에서 0.75%로 금리 인상을 시작한 점이 강달러 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현재는 매크로 펀더멘털 변화 없이 시장 심리만으로 추가 강달러를 기대하기는 부담스럽다는 평가다.
◇주목할 대내외 경제 이벤트는…트럼프 경제팀 구성 관심
이번주 글로벌 경제 일정은 비교적 한산하다. 미국 대선과 물가, 소매 판매 등 주요 이벤트는 지나갔다.
18일에는 일본은행(BOJ)의 우에다 가즈오 총재 연설이 있다. 20일 중국의 11월 대출우대금리(LPR) 금리 정도가 주목할 만하다. 시장은 LPR 동결을 예상하고 있다. 22일에는 일본의 10월 CPI와 미국 10월 컨퍼런스보드 경기선행지수, 11월 S&P 글로벌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나온다.
다만 이러한 경제 이벤트보다 트럼프 신임 행정부의 장관 지명이 중요할 수 있다.
시장의 관심은 트럼프 경제팀 구성에 쏠린다. 국방·내무·에너지·법무·보건복지 장관 등 주요 장관직은 윤곽이 잡혔으나 재무·상무 등 핵심 경제부처 수장이 남아있다. 지명자 성향에 따라 달러 방향성이 결정될 수 있다.
재무부 장관 인선은 스콧 베센트 키스퀘어그룹 창업자와 하워드 러트닉 캔터피츠제럴드 최고경영자(CEO)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베센트는 정부 지출 삭감 등 비교적 온건한 접근을 선호하는 반면 러트닉은 강경파로 분류된다.
트럼프는 베센트를 선호하나 일론 머스크와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는 러트닉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무장관에는 인수팀 공동위원장인 린다 맥마흔 전 중소기업청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대내적으로는 21일에 발표되는 우리나라 1~20일 수출이 주목된다. 조업일수가 줄어든 영향이기는 하지만, 10일까지의 수출이 전년 대비 17.8% 급감하며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한국은행 금리 결정을 일주일 앞두고 금통위원의 공개 행보도 이어진다. 19일에는 김종화 위원이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조찬 강연에 나서고(비공개), 21일에는 신성환 위원이 2024 지속가능성 글로벌 서밋에서 '미 대선 이후 세계 경제 및 지정학적 변화와 전망' 세션의 좌장을 맡는다.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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