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만 역주행…트럼프 당선 이후 0.58% 깜짝 절상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원화가 미국 대선 이후 주요 통화 중 유일하게 강세를 보이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다만 외환시장에서는 10월 중 가파른 원화 약세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19일 연합인포맥스 통화별 등락률 비교(화면번호 2116)에 따르면 미국 대선이 있었던 지난 6일 이후 원화는 0.58% 절상됐다.
유로화가 1.26%, 위안화는 0.65%, 엔화는 0.22% 각각 약세를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파운드화와 스위스프랑화도 각각 1.47%, 1.17% 절하됐다.
시장 참가자들은 최근 원화 강세가 10월 중 1,310원대에서 1,410원대까지 약 100원 가까이 급등한 데 따른 반작용이라고 보고 있다. 상당 폭 올랐던 만큼 차익 실현성 매도가 나오면서 원화가 강해졌다는 평가다.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성 발언 등 시장 안정 수단도 효과적으로 작용했다. 시장의 한 외환 딜러는 "외환당국의 의중을 확인했던 달러-원 1,410원 선에서 고점 인식이 강하다. 새로운 뉴스 없이 뚫기 어려운 레벨"이라며 "국민연금 환 헤지 물량이 나올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라고 말했다.
달러-원 1,410원대 중후반에서는 국민연금의 대규모 환헤지 물량도 나올 수 있다. 국민연금의 해외자산이 4천억달러에 달하는 가운데 전략적 헤지 비율 상한선 10%를 고려하면 400억달러 규모의 달러 매도 물량이 쏟아질 수 있다.
최근 국민연금의 달러 매수세도 두드러지지 않는 것도 원화 가치 반등의 배경으로 꼽힌다. 환율 레벨이 높아지자 국민연금이 현물환 매수 대신 한국은행과의 외환(FX) 스와프를 통한 조달로 선회한 데다, 해외자산 평가액이 늘어나면서 신규 투자 유인도 감소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21일 발표 예정인 11월 1~20일 수출 실적은 변수다. 3분기 성장률이 수출 부진으로 예상치를 크게 밑돈 상황에서 1~10일까지 수출이 전년 대비 17.8% 급감해 민감도가 커진 상황이다. 20일까지 수출마저 부진하다면 원화 강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신임 행정부의 경제팀 구성도 관심 사안이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 강경파 로버트 라이트하우저가 복귀할 경우 위안화가 약세를 나타내고 원화도 동반 부진할 수 있다.
이민혁 국민은행 연구원은 "미국 재무장관보다 USTR 대표가 외환시장 영향이 더 클 수 있다"라며 "라이트하이저가 USTR 대표로 임명된다면 금융 시장 전반에 위험 회피 심리가 고조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달 10일까지 수출이 상당히 부진했기에 20일까지의 수출 실적도 원화 가치를 가르는 중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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