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혁의 투자] 지적으로 비관해도 의지로는 낙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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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당선은 전 세계 정부와 중앙은행에 골치 아픈 숙제를 던져주고 있다. 내년 집권 2기에 펼쳐질 경제 정책과 세계 안보 정세에 대한 불확실성을 헤쳐 나가야 할 대책을 내놔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나온 전망은 대부분 비관적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이나 국내 회사 모두 대한민국이 트럼프의 고율 관세 정책과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피해가 적지 않을 것으로 진단한다. 무역의존도가 높다 보니 이렇게 보일 수밖에 없지만 위기 속에도 늘 기회 요인은 있다. 비관에만 빠진다면 기회를 잡지 못하고 현 상황을 헤어 나오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최근 원화 가치와 코스피 지수가 크게 내린 것은 이런 비관론을 선반영한 셈이다. 달러-원은 2년 내 최고치인 1,410원까지 올랐으며, 코스피는 뉴욕증시의 강세 흐름에 연동되지 못하고 2,400선까지 주저앉았다. 물론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럭비공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트럼프의 정책 방향이 가시적으로 드러날 때마다 커질 수 있다. 미국 채권판 공포지수로 불리는 MOVE 지수가 미 대선을 앞두고 1년 내 최고치로 올랐다가 현재는 3개월과 6개월 이동평균 수준보다 낮아졌지만, 언제든 치솟을 가능성이 크다.
경제는 살아 움직이는 생물이라고 한다. 이는 경제주체들이 주어진 상황에 대해서 아무 대응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한국 경제는 강력한 복원력을 보여온 선례가 많다. 전쟁으로 사람밖에는 남지 않은 상황에서도 전 세계에 꼭 필요한 산업을 일으키고 수출을 해왔다. 지난 60년간 한국의 수출 증가율은 세계 연평균인 9%보다 높은 16%를 기록했으며 결국 세계 10대 수출 대국이 됐다. 여기에 K푸드, K팝이, K드라마 등 문화도 수출하는 소프트파워 강국으로도 자리매김했다. 또 자본 기준으로도 순대외채권국이다. 지난 2분기 대한민국의 순대외채권은 3천815억달러에 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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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내년을 대비해 지적으로는 비관주의를, 의지로는 낙관주의를 가질 시기다. 현실을 당장 바꾸기는 어렵지만 남은 정책 여력을 유연하게 쓴다면 장기적으로 헤쳐 나갈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말이다. 이를 위해서 과거에 했던 정책을 답습하기보다 새로운 방식의 조합이 필요하다. 변화 없는 관성은 개인에게 가난을 주고, 조직에는 부채가 된다고 한다. 한국은행이 어려운 여건에도 10월 첫 금리인하에 나선 것은 희망의 실마리를 보여준다. 환율이나 부동산, 가계부채, 물가 등에 미칠 파장이 상충하는 게 걸림돌이지만 장기 저성장의 늪에 빠지는 악몽은 더 끔찍하다. 정부의 재정정책도 금리 인하가 닿지 못하는 곳을 채워준다면 쌍두마차 같은 저력을 보여줄 수도 있다. (편집국 금융시장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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