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통화 조달시장도 활황…호주 잡은 신한, 일본 다진 수은
트럼프 당선 후 글로벌 채권 조달 호조
선조달 전략 속 금리 경쟁력 입증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글로벌 채권 시장의 활황이 지속되고 있다. 달러채 강세와 더불어 이종통화 시장도 활기를 이어가면서 기업들의 외화 조달에 청신호가 켜졌다.
한국물(Korean Paper) 발행사도 호황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신한은행은 캥거루본드, 한국수출입은행은 사무라이본드 조달에 나서 경쟁력을 드러냈다.
◇글로벌 채권 조달 청신호, 국내사도 수혜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지난주 프라이싱(pricing)을 통해 각각 4억호주달러, 650억엔 규모의 채권 발행을 확정했다.
한국물 시장은 지난달 30일 현대캐피탈아메리카의 글로벌본드(144A/RegS) 북빌딩을 끝으로 조달세가 주춤했다. 미국 대선 이후 커질 변동성을 피해 조달 움직임에 속도를 냈던 데다 '135일룰' 등이 더해진 여파다.
다만 트럼프 당선 이후 글로벌 채권 시장 전반이 활황을 이어가면서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랠리로 채권은 물론 주식과 가상자산까지도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며 "달러채 시장 호황이 지속되다 보니 이종통화 조달도 견조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달러채 호조에도 전 세계 발행사들의 관심은 이종통화로 향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 이후 달러채보다는 이종통화 조달이 안정적일 것으로 관측했던 만큼 달러 이외 통화 시장을 겨냥한 조달을 준비했기 때문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 이후 달러채가 랠리를 거듭하면서 현재 달러만큼 좋은 조달 시장이 없지만 달러 이외의 통화 조달이 더욱 활황인 상황"이라며 "당초 트럼프 당선 이후 생길 변동성을 우려해 전 세계 발행사들이 이종통화 조달을 준비한 영향으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신한은행과 수출입은행 역시 시장 활황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신한은행은 지난 19일 프라이싱에서 28억호주달러를 웃도는 수요를 확인했다. 이에 공정가치(fair value) 대비 5bp 낮은 수준까지 스프레드를 낮췄다.
수출입은행 인기도 뜨거웠다. 6년 만의 공모 사무라이본드 조달이었던 데다 최근 시장 활황으로 유통물 스프레드 축소에 속도가 붙으면서 부담이 드러나기도 했으나 기대보다 더욱 낮은 금리를 달성해 강세를 보였다.
◇빛 발한 선조달 전략, 이종통화도 랠리
이번 흥행을 두고 글로벌 채권 시장 활황과 더불어 신한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조달 전략 또한 눈길을 끈다.
신한은행은 내년 캥거루본드 차환 수요에 대응해 선제 조달에 나섰다. 내년에만 8억호주달러 규모의 공모 채권이 만기를 맞는 터라 이 중 일부를 올해 앞당겨 조달한 것이다.
신한은행은 이번 발행으로 내년 단번에 8억호주달러를 발행하거나 연간 두 차례 호주 시장을 찾는 부담을 줄였다. 더욱이 트럼프 랠리 분위기가 더해지면서 역대급 인기를 확인했다.
최근 환경·사회·지배구조(ESG)에 대한 캥거루본드 투자자들의 높아진 관심을 겨냥한 점도 주효했다. 아시아 기업이 발행한 캥거루본드 최초로 헬스케어 소셜본드(social bond)를 발행해 기관들의 주목도를 높였다.
수출입은행은 사무라이본드 발행 재개로 벤치마크 역할을 톡톡히 했다. 공모 사무라이본드는 지난해 엔화 외평채 등장 이후 반짝 활기를 보였으나 달러채 대비 열위한 경쟁력 탓에 올해 다시 조달세가 주춤해졌다.
수출입은행의 조달로 내년 사무라이본드 발행을 고심했던 기업들의 부담은 한층 완화될 전망이다. 그동안 한국물 발행이 드물었던 데다 최근 사무라이본드 스프레드 축소세가 이어지면서 적정 금리에 대한 파악이 쉽지 않았으나 수출입은행의 조달로 한국물 기준점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수출입은행 역시 내년 차환 수요 등을 고려해 선 조달에 나섰다. 더욱이 엔화의 경우 달러, 유로화와 함께 G3 통화로 꼽히는 만큼 꾸준한 발행으로 현지 투자자와의 소통 및 조달 기반을 다져나가야 한다.
수출입은행의 흥행으로 사무라이본드 조달 여건 또한 한층 개선됐다. 최근 달러채 강세가 거세지면서 사무라이본드의 경쟁력이 옅어지는 상황이 계속됐지만 수출입은행이 스프레드를 끌어내리면서 달러채와의 격차를 좁혔다.
다만 연말 비수기로 접어들면서 당분간 한국물 발행세는 주춤해질 전망이다. 연내 공모 발행물은 기획재정부의 호주 달러 외평채 정도만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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