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해도 달러-원 1,410원 상단인식…롱재료 재점검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10월 이후 오름세를 유지하던 달러-원 환율이 1,410원대에 고점을 찍은 후 제한된 상승폭을 유지하면서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이 롱재료를 재점검하고 있다.
여전히 달러 강세 기조가 꺾이지 않았다는 시각이 우세하지만, 연말 장세 수급이 어떨지 재보는 양상이다.
27일 달러-원 환율 일별거래 종합(화면번호 2150)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지난 13일 장중 1,410.60원에 고점을 찍은 후 차츰 반락해 1,380원대 후반~1,390원대 후반에서 움직이고 있다.
환시 참가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차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무역 갈등, 한국은행 금리인하 등 달러 롱재료들을 살피면서도 국민연금 환헤지, 외환당국 개입 경계심 등을 점검하고 있다.
◇한은 11월 금리인하시, 달러-원 1,410원대 상단 인식
한국은행이 추가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 역시 달러 매수 요인으로 꼽힌다.
달러 강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한국이 금리인하에 나서면 그만큼 원화 약세 베팅이 강해질 수 있어서다.
한국의 성장률 하향 조정 우려와 트럼프 리스크 여파 등에 원화 약세 펀더멘털이 부각될지가 관건이다.
다만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한은 금리인하가 향후 큰 폭으로 지속된다는 확신이 없는 만큼 롱플레이가 제한될 수 있다고 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속도가 늦춰지면서 한은만 금리 인하폭을 키우기가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전일 11월 FOMC 의사록에서 향후 금리인하를 신중히 할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가 확인된 바 있다.
한 외환시장 참가자는 "한은이 이번에 금리를 인하하고, 한동안 안내릴 수 있다고 생각하면 달러-원 상승세는 제한될 것"이라며 "달러-원 환율이 상승하더라도 1,410원대 정도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관세 카드 일찍 꺼낸 트럼프, 불확실성 여전
트럼프 정권은 취임 첫날부터 관세 카드를 내걸겠다는 방침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트루스 소셜 게시물에서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 명령을 취임 첫날 발동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미국으로 유입되는 펜타닐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모든 중국산 제품에 대해 (기존의) 추가 관세들에 더해 10%의 추가관세를 매길 것"이라고 언급했다.
중국에 대한 추가 10% 관세는 크게 시장을 뒤흔들지는 않았다. 이에 따른 롱심리도 1차로 소화됐다.
달러-위안(CNH) 환율은 7.26위안대에서 상승폭이 제한됐다.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롱심리는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으나 향후 관세 관련 갈등이 커지거나 한국과 관련된 규제가 나올 경우 서울환시에서도 롱플레이가 재개될 수 있다.
다만, 관세 정책에 따른 무역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 인하 경로가 어떻게 될지도 달러화의 방향을 가를 공산이 크다.
신한은행은 2025년 국내외 경제 및 외환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2016년과 같은 발작은 없지만 트럼프의 자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 아래 정책 불확실성으로 당분간 변동성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이 은행은 미 연준이 2025년 3%대 중반으로 금리를 내리면 달러도 누그러지겠지만 트럼프 재집권으로 미중간 무역 갈등 아래 연준 통화정책 불확실성 등을 배제할 수 없어 1,300원대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말 장세, 역내 수급 주목…국민연금·개입 경계도
연말 장세로 접어들면서 역내 수급 동향도 관건이다.
그동안 달러-원 환율이 강하게 올랐지만 트럼프 리스크가 새로운 국면으로 불거지면 달러 롱플레이는 불가피하다.
역내 투자자들의 해외투자 역시 지속되고 있다. 한은이 발표한 3분기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 3분기 해외 증권투자는 646억달러 불어나면서 잔액이 9천969억달러로 집계됐다. 해외 주식, 채권 투자가 이어지고, 평가금액도 커졌다.
다만, 연말 장세에서 롱포지션을 길게 끌고 가기 어려울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민연금 외환스와프 연장 및 한도 확대도 눈길을 끈다.
달러-원 환율이 급등할 경우 국민연금 전략적 환헤지 개시에 따라 달러 매도물량이 유입될 수 있다는 경계심이 크다.
외환당국 개입 강도는 그리 강하지 않았다. 시장 참가자들은 개입 규모가 과거보다 줄어든 수준으로 이뤄졌다고 봤다.
한 외환시장 참가자는 "당국 개입 규모가 작은 금액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보였다"며 "예전처럼 강하게 개입에 나서지는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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