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 관전평 "누르는 데 한계…원화 약한 펀더멘털 인정한 셈"
  • 일시 : 2024-11-28 13:41:21
  • 외환시장 관전평 "누르는 데 한계…원화 약한 펀더멘털 인정한 셈"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이규선 기자 = 서울 외환시장의 외환딜러들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깜짝' 금리 인하에 나서고 추가적인 인하 가능성도 열어두면서 향후 원화의 약세 흐름이 불가피해졌다고 28일 진단했다.

    금리 인하로 달러-원이 오르면 외환당국 입장이 곤란해질 수 있어 이날은 다소 눌리는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딜러들은 예상했다.

    그러나 당국이 원화 약세를 조절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며, 우리나라가 성장 둔화를 우려해 미국(12월)에 앞서 금리를 인하함에 따라 결국 원화의 약한 펀더멘털을 인정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한국은행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3.25%에서 3.00%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 22일 조사에서 17개 기관 가운데 한 곳만 제외하면 모두 동결을 예상했다.

    다만 이후에는 외국계를 중심으로 금리 인하 전망이 일부 늘어났으며, 지난 26일에는 한국은행이 국민연금과 외환 스와프 증액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는 등 금리 인하 가능성도 열려있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다.

    금리 인하 걸림돌이 될 수 있는 환율에 대해 당국이 미리 안정화 조치를 발표한 것일 수 있다고 봤다.

    이창용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이 총재를 제외한 금융통화위원 6명 가운데 3명은 향후 3개월 시계에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나머지 3인은 3개월 뒤에도 3.00%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환율과 관련해서는 급격한 상승에 대응 여력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땐 정부와 함께 다양한 시장안정 조치로 관리해가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한다"면서 "외환보유고도 충분하고 여러 사용할 수단이 있다"고 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 총재가 구조적 저성장 가능성을 시사했다면서 원화의 약한 펀더멘털을 오히려 인정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A 외환딜러는 "환율을 고려했다면 미국보다 먼저 인하해서는 안 되는 상황이었다"면서 "그러나 미국이 12월 금리 인하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인하하면서 (경제가) 안 좋은 상황을 인정한 셈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은 당국 경계감이 1,400원이 뚫리지 않겠지만, 지금 트럼프 당선 등 원화에 좋은 게 없는 상황이어서 길게 보면 원화 약세 이슈"라고 설명했다.

    시중은행의 한 연구원은 "환율이 통화정책 결정에서 중요한 요소가 아님을 보여준 결과 같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한은이 그동안 환율 상승이 원화 펀더멘털 약화를 반영한 게 아니라고 언급해왔는데 성장 전망을 낮추면서 원화 펀더멘털 약화를 인정한 것 아닌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총재가 원화의 과도한 약세를 경계하는 듯한 인상은 확실히 줬다고 시장은 평가했다. 하지만 당국이 관리를 통해 환율을 누르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B 외환딜러는 "이날 당국이 누르는 분위기는 확실히 있다"면서 "하지만 경기 전망이 좋지 않은데 1,400원을 계속 막을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지금 달러가 강세여서 오후 장에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면서 "또한 당국이 아무리 눌러도 1,390원 밑으로 빠지지 않는 모습이다"라고 말했다.

    이 딜러는 달러-원 상승 요인이 있는데 억지로 막아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C 외환딜러 역시 "당장은 당국 의지로 달러-원 누르는 데 성공했지만, 최종금리가 어떻게 될지가 변수"라고 짚었다.

    그는 "내년과 내후년 성장률을 보면 상당폭 낮아질 것 같은데, 달러-원도 달러-엔처럼 레벨 자체가 높아질 가능성이 클 것 같다"고 말했다.

    금통위 금리 인하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날 달러-원은 1,396.30원까지 장중 고점을 높였다. 이후 1,390원 초반대로 내렸다가 다시 고점 돌파를 시도하고 있지만 당국 개입으로 1,396원에서는 막히는 분위기라고 딜러들은 말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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