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진단 ①] "계엄령 일찍 철회, 한국 시장 안정에 큰 도움"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손지현 노요빈 윤은별 기자 = 외국계금융사들은 비상계엄으로 시장 혼란이 초래됐지만 조기에 철회된 것이 한국 금융시장 안정에 큰 도움이 돼, 한국 자산에 대한 투매 가능성을 낮췄다고 5일 진단했다.
향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정국이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급격하게 이탈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다만 한국 시장을 둘러싼 불안한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와 일부 부정적 기류도 감지됐다.
◇ 차분한 역외 투자자들…정국 불안이 외인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 낮아
소시에테제네랄(SG) 홍콩의 성기용 아시아 투자전략가는 연합인포맥스를 통해 "계엄령이 일찍 철회된 것은 시장 안정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역외 채권투자자들의 입장을 파악해본 결과 상당히 차분한 상태"라면서 "정치불안의 심화가 큰 폭의 포지션 변화로 연결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고 평가했다.
성 전략가는 독일이나 프랑스도 예상치 못한 정치적 불안을 경험하고 있다면서 "비록 한국은 북한이라는 추가 변수가 있고, 최근 러시아와 북한의 밀착이라는 변수가 있을 수 있으나 트럼프의 당선으로 러-우 전쟁의 종식, 휴전을 추진해 북한변수의 영향력이 축소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외국계은행의 A 이코노미스트도 "비상계엄이 해제됨에 따라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면서 "향후 탄핵 정국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우리나라의 펀더멘털이나 금융시스템에 대해 우려하는 바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수출이 다운사이클인 상황인 데다 대미 관세 영향으로 자동차 수출 등이 타격을 입을 수 있어 펀더멘털이 좋지 않다는 점을 외국인들도 인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탄핵이 추가적인 변수는 아니며, 오히려 우리 거시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은 이미 알려져 있다는 것이다.
다른 외국계은행의 B 고위관계자는 "해프닝으로 6시간 만에 종료됐고, 민주주의가 수호되는 게 다행이라는 반응으로 동요하진 않은 것 같다"면서 "일단 외국인 투자자들은 조심스러운 반응"이라고 말했다.
◇ 불안한 장세 이어질 수 있어…일부 부정적 기류도 감지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를 계기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동요가 크게 불거지지 않았지만, 불안한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외국계 증권사의 C 트레이딩 부분장은 "불안정한 장세가 지속될 것 같다. 탄핵과 관련한 여러 변수가 생길 수 있다"면서 "기본적으로 외국인 시각이 한국에 대해 부정적으로 바뀐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탄핵으로 가는 길이 간단치는 않겠지만, 전반적으로 탄핵을 가정하고 있는 분위기라 탄핵 자체는 안 되는 게 더 리스크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 부문장은 시장 영향에 대해선 "주식시장에는 당연히 부정적이고, 채권시장은 이중적인 영향이 있을 것 같다"면서 "통화정책을 더 쓸 여지가 있다. 관광 부진 등 성장률에 부정적 요인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한 "다만 정권이 바뀌면 추경이나 재정정책 확대로 갈 여지가 있으므로 국고채 공급이 늘면서 많이 하락한 장기채 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B 고위관계자는 "당장 이슈화되지 않을 수 있지만 앞으로 한국의 시스템 리스크가 개선될지 의문이 나올 수 있다"면서 "또한 기존 성장률에 대한 우려가 컸기 때문에 자산 리밸런싱을 할 때 국내 자산의 편입 비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정치 시스템이 선진화되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줬다. 외신에서도 정치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얘기가 나온다"면서 "경제 규모나 국민소득에 비해 정치가 후진적이다. 정치가 경제와 금융에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투자자가) 회의감을 가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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