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채권-주간] FOMC 좌우할 美 CPI…'속도 조절론' 힘실릴까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이번 주(9~13일) 뉴욕 채권시장은 미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11일)를 최대 재료로 삼을 전망이다.
CPI가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돈다면 다음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7~18일)에서 금리가 25bp 추가 인하될 것이라는 전망에 불확실성이 낄 수 있다. FOMC를 앞두고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고위 관계자들은 이달 금리 인하 여부에 대한 확답을 피하면서 동결 가능성도 배제하진 않는 자세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CPI가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대로 나오더라도 이달 인하 뒤에는 완화 속도를 늦추는 '속도 조절론'에 무게가 실릴 수 있다. 최근 미국의 물가지표들은 2% 목표를 향해 더 이상 낮아지지 않으면서 정체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서다.
지난 6일 발표된 미국의 11월 비농업부문 고용 증가폭은 22만7천명을 나타내며 시장 예상치(20만명)를 웃돌았다. 이전 두달치가 5만6천명 상향 조정된 가운데 허리케인과 보잉 파업의 영향에서 벗어났음을 시사했다.
다만 실업률이 4.2%로 전월대비 0.1%포인트 높아지면서 지난 7월 이후 처음으로 오른 점은 연준 입장에서 껄끄러워할 만한 대목이었다. 이를 고려할 때 11월 고용보고서가 고용 측면에서 금리 인하에 제동을 거는 역할을 하긴 어렵다는 해석에 힘이 쏠렸다.
◇ 지난주 금리 동향
연합인포맥스 해외금리(화면번호 6533)에 따르면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간)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전주대비 2.20bp 하락한 4.1560%를 나타냈다. 3주째 뒷걸음질쳤다.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4.1080%로 5.70bp 하락했다. 2주 연속 내렸다.
만기가 가장 긴 30년물 수익률은 4.3390%로 전주대비 2.90bp 낮아졌다. 10년물과 동반으로 3주째 후퇴했다.
단기물이 중장기물 수익률보다 더 크게 하락한 가운데 10년물과 2년물 수익률의 스프레드는 4.80bp로 전주대비 3.50bp 확대됐다.(불 스티프닝) 3주 만에 처음으로 수익률곡선이 가팔라졌다.
미국의 11월 서비스업 업황 지표가 예상에 못 미친 가운데 같은 달 실업률은 4개월 만에 처음으로 상승하면서 이달 금리 인하 베팅에 더 힘이 실렸다. 한국의 비상계엄 사태로 인해 안전선호 분위기가 촉발되는 장면도 잠시 있었다.
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12월 금리 동결 가능성은 10% 초중반대로 후퇴했다. 지난달 하순에는 50%에 육박하기도 했으나 12월 FOMC가 점점 다가오면서 금리 인하로 무게중심이 쏠리는 양상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에 반영된 이달 25bp 인하 가능성은 86.0%를 나타냈다. 동결 가능성은 14.0%로 집계됐다.
◇ 이번 주 전망
11월 근원 CPI는 전월대비 0.3% 올랐을 것으로 시장은 점치고 있다. 이 경우 근원 CPI의 전월대비 상승률은 4개월 연속 0.3%를 나타내게 된다.
0.3%를 연율로 환산하면 3.6%를 조금 넘는다. 근원 인플레이션이 2% 목표를 크게 웃도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연준 내부에서는 이달에 금리를 내릴 경우 내년 1월에는 금리를 동결한다는 구상이 제기되고 있다.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 6일 연설에서 이런 경로에 동의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아울러 12월 FOMC에서 점도표가 상향될 가능성도 본격 제기될 수 있다. 지난 9월 점도표에서 제시된 내년 말 금리 전망치(중간값 기준)는 3.375%로, 2025년 한 해 동안 100bp를 낮춘다는 구상을 담고 있었다.
현재 연준 고위 관계자들은 통화정책에 대한 발언을 할 수 없는 '침묵 기간'(blackout period)에 돌입한 상태다. 연준의 커뮤니케이션이 부재한 가운데 CPI가 '상방 서프라이즈'를 선사한다면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를 두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연출될 수도 있다.
CPI 외 미국 경제지표로는 10월 도매재고(9일)와 3분기 생산성 및 단위노동비용(10일), 11월 생산자물가지수(PPI, 12일), 11월 수출입물가지수(13일) 등이 있다.
미 재무부는 10일 3년물 580억달러어치를 시작으로 사흘 연속으로 총 1천190억달러어치의 국채를 입찰에 부친다. 10년물 390억달러어치, 30년물 220억달러어치 입찰이 뒤를 잇는다.
미국 밖 재료 중에서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회의(12일)가 가장 중요하다. 25bp 인하가 유력시되는 가운데 분기 경제전망 등에서 향후 인하 속도에 대한 단서가 제시될지가 관전 포인트다.
유로존 경기 부진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프랑스 정국 혼란이 겹친 점을 고려하면 비둘기파적 메시지가 나올지에 이목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s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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