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요빈의 외환분석] 위기관리 시험대
(서울=연합인포맥스) 9일 달러-원 환율은 지난 주말 사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이 불성립된 여파를 주시하면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대내 정국 불안이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한 가운데 외환당국의 시장 안정화 의지가 또 한 차례 중요한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지난주 비상계엄이 선포된 3일 이후 달러-원은 줄곧 상승세를 타고 있다. 비상계엄 직후 1,442원대로 급등했고, 전장 정치적 불안 고조에 1,429원까지 속등했다.
그때마다 당국으로 추정되는 달러 매도세가 급격한 환율 상승을 방어했다.
금융당국의 선제 대응 조치는 외국인의 자금 이탈과 같은 단기적 충격을 막는 방파제 역할을 했다. 이번 탄핵안 폐기로 정국 불안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당국은 새로운 파고에 맞서야 하는 상황이다.
이미 당국은 즉각적인 대응 의지를 공표하고 있다.
정부는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중심으로 경제팀을 꾸리면서 긴급 대응체계에 돌입했다. 전날 최 부총리는 국무위원 간담회를 열고 "총력을 다해 경제를 최대한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며 대외신인도 유지를 최우선으로 강조했다.
이 밖에도 '어떠한 상황이 오더라도'와 '한 치의 흔들림이 없도록' '확고하게'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대외 불안에 있어 최전선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시장 안팎에도 취약해진 심리로 당국의 역할론을 강조하는 목소리는 상당하다.
연말을 앞두고 수급 공백은 변동성을 키웠다. 정규장(오전 9시~오후 3시 30분) 기준 현물환 거래량은 정치 불안 속 2거래일째 60억 달러대로 떨어졌다.
얇은 호가를 체감한 시장 참가자들은 강도 높은 변동성 완화 조치가 나와줘야만 정상적인 수급 처리가 가능하다는 의견을 나타내지만, 연말에는 원래 거래가 적다.
이날 달러-원은 전장 연고점(1,429.20원) 부근 상단에서 저항력은 강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 불안을 선제적으로 관리할 필요성은 커지고 있다. 전장 달러-원은 급등할 당시 1,420원이 뚫린 지 10분도 채 되지 않은 시간에 1,429원대까지 치솟았다.
잠깐이나마 고점을 시도한 레벨에 따라 시장 눈높이가 올라간다면 변동성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차트상 저항선이 없는 만큼 지난 4월 국민연금의 전략적 헤지 정책에 보조를 맞춰 1,410원을 공고한 방어선으로 구축한 경험을 살려 고점을 지킬 가능성도 있다.
국내 요인은 당국의 대응과 더불어 외국인의 국내 주식 및 채권시장 반응에도 관심이 쏠린다. 정국 불안이 조기에 해소되지 않는다면 원화 자산에 대한 순매도 및 자산 배분 비중 축소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여기에 외신과 주요 금융기관 등에 한국 상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는 상황도 변동성 요인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원화 가치가 "경제 펀더멘털이 약한 상황에서 정치적 불안까지 더해졌다"며 추가 급락할 가능성을 지적했다.
정치적 이슈가 펀더멘털 부진에 따른 우려를 앞당겼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대외 여건은 제한적 달러 강세로 움직였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이번 달 금리 인하 기대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지표 경계감이 공존하고 있다.
지난주 미국 고용은 견조했으나, 11월 실업률이 다소 상승하면서 고용 둔화라는 인식이 유지됐다. 다만 이를 상회하는 캐나다의 고용 부진과 유럽 내 성장 둔화와 프랑스 정국 불안이 컸기에 달러 가치는 지지가 됐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은 외신 인터뷰에서 제롬 파월 의장을 해고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지난 6일 밤 1,422.50원(MID)에 최종 호가됐다고 전했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50원)를 고려하면 전장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419.20원) 대비 4.80원 오른 셈이다.
ybnoh@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