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FX딜러] 천우영 하나은행 차장
  • 일시 : 2024-12-09 13:00:01
  • [올해의 FX딜러] 천우영 하나은행 차장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2024년은 이종통화 딜러들이 더욱 발 빠르게 움직였던 해였다.

    17년 만의 일본은행(BOJ) 금리인상, 이스라엘 지정학적 리스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지속,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선 등 쉴 새 없이 국제 뉴스들이 쏟아지면서 외환시장이 출렁였다.

    국내 외환딜러들의 모임인 한국포렉스클럽에서 '2024년 올해의 딜러(이종통화 부문)'를 수상한 천우영 하나은행 차장은 9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특히 상반기부터는 외환시장 선진화와 함께 조직 개편도 이뤄지면서 더욱 바쁘게 보냈다"며 "FX플랫폼(eFX)에 집중하면서 이종통화 부문의 플랫폼 거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올해 플랫폼 사업에 무게를 두면서 부서 이름도 FX플랫폼 사업부로 바꾸고, FX와 관련된 운용 파트와 대고객 세일즈까지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천 차장은 "아직 보이스로 거래하는 고객도 많고, 한 5년이 흘러도 여전히 그대로 거래하는 분들도 있다"면서도 "앞으로는 플랫폼 쪽에서 좀 더 역량을 발휘하게끔 인원을 개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에는 플랫폼을 사용하는 고객 중 이종통화 거래는 많지는 않았다"며 "앞으로는 이종통화 거래뿐 아니라 스와프와 같은 거래를 하는 고객들도 흡수해 물량이 쌓이면 빛을 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객들이 플랫폼을 통해 계속 우수함을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조금씩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나은행 eFX의 매력은 무엇인지 묻자 천 차장은 "가격 측면에서 굉장히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고 내세웠다. 환율과 긴 거래 시간 역시 강점으로 언급됐다.

    천 차장은 "오전 9시부터 새벽 6시에 한 차례 마감하는 시간까지 계속 거래할 수 있어 저희는 플랫폼에서 거래할 준비가 돼 있다"며 "FX에 특화돼서 모든 것을 쉽게 확인하고, 결제 세팅도, 전표도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종통화 딜러는 달러-원 스팟 거래를 주로 하는 딜러와는 또 다른 영역이다. 여러 통화 쌍을 살펴야 하고,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재료들도 다양하다.

    지금까지 거래해 온 이종통화 중 가장 골치 아팠던 통화는 무엇일까.

    "루블이죠. 루블"

    천 차장은 서슴없이 러시아 루블을 꼽았다. 2022년 2월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만 해도 확실한 보도가 없어 다들 설마 했다고 한다. 실제 전쟁이 시작되자 러시아 루블 환율은 그야말로 한 달 만에 70루블대에서 146루블대로 폭등했다.

    그는 "전쟁이 시작되고 나니 환율이 이제 한 10일 만에 2분의 1로 절하됐다"며 "러시아 쪽 뉴스도 별로 없고, 지급 정지되면 끝이니까 지점에 고객들이 찾아와서 어떻게 해야 할지 묻고, 상세하게 이야기해 주기도 어려웠다"고 돌아봤다.

    당시 은행이 가지고 있는 포지션이 얼마나 위험할지 리스크관리 부서와 소통하고, 기준을 세워서 어떻게 운용할지를 결정하느라 숨 가쁜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그는 "시시각각 올라가는 게 보이면 완전히 떨리는 상황"이었다며 "루블에 대한 악몽을 꿀 정도로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루블화의 악몽에 시달리던 시간은 천 차장의 내공이 빛을 발한 시기이기도 했다.

    영업부 출신으로 평소 타부서와의 협업에도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 온 천 차장은 루블화 사태 때 제재 내용 등을 잘 파악하고 있는 부서와 힘을 합쳤다.

    그는 "루블화의 경우 송금을 하더라도 중간에 제재 은행을 거치면 지급정지로 리턴이 안될 수도 있었다"며 "관련 부서에 내용을 문의하면서 업무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하나은행은 예전부터 외환 거래를 많이 해왔기 때문에 굉장히 이런 부분이 잘 구축돼 있다"고 덧붙였다.

    천 차장은 "4~5년 정도 영업을 하다 운용으로 넘어와서 다른 부서와의 협업을 열심히 하고 있다"며 "지금은 환율을 영업부에 주는 입장인데 업무를 할 때 고객과 원활히 거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서 간에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밖에 없고, 협업할수록 더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수많은 고비를 넘다 보니 손절에 대한 원칙은 분명하다.

    천 차장은 "은행에서 명시된 한도는 꽤 크지만 거기까지 손실 한도를 가져가는 것은 혼자 판단해서는 안된다"며 "손실이 나면 조금만 더 버티면 돌아오겠지 하는 생각이 사실 많이 들지만 실제로 그렇게 해서 완전히 처음 수준으로 반등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손실을 정리하기로 정한 바가 있으면 그때 포지션을 정리하고 계획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가급적이 아니라 무조건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해에 가장 주목하고 있는 통화는 일본 엔화가 꼽혔다.

    천 차장은 "엔화는 BOJ가 금리 정책의 방향을 튼다고 한 이후로 무슨 코스닥 주식처럼 한 두 번씩 발작하는 증상을 보였다"며 "아주 국제적인 통화임에도 자민당의 이시바 시게루 총리를 내세우는 과정에서 일본 국민들도 변화를 원하는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 환율 예측이 완전히 뒤섞이는 경험을 한 통화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컨센서스로 보면 엔화 환율은 내년초에는 140엔대, 후반에는 130엔 정도로 달러가 천천히 하락하는 방향"이라며 "미국, 일본 모두 금리 경로가 완만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크게 튀더라도 그 방향으로 계속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를 마무리하는 소감을 묻자 "매년 바쁜 게 직장인의 숙명이지만 올해는 1.5배 더 바빴던 것 같다"고 그는 미소를 머금었다.

    그는 "하지만 힘든 만큼 기회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과거에도 보면 위기와 기회가 항상 같이 있었으니까…내년에는 eFX 플랫폼에서 사람들이 이종통화를 더 많이, 폭넓게 쓸 수 있도록 바꿔나가는 것이 해야 할 역할"이라고 힘줘 말했다.

    천우영 하나은행 이종통화 딜러(차장)는 2010년에 입행한 후 강남역 지점, 서초중앙지점, 외환파생상품 영업부 등을 거쳐 2022년에 외환딜러로 합류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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