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평채 스프레드 확대 두드러져"…긴장감 이어지는 한국물 시장
동일 등급 채권 중 디스카운트 두드러져
해외 투자 기류는 여전, 가격 부담 변수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국물(Korean Paper) 시장의 긴장감이 이어지고 있다. 다행히 이번 달의 경우 연말 비수기로 공모 발행시장이 문을 닫았지만 당장 다음 달부터 외화채 조달이 재개된다는 점에서 분위기를 주시하는 모습이다.
유통시장에서는 한국물에 대한 부담이 이미 드러나고 있다. 특히 대한민국 정부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이 동일 등급의 한국물 중에서도 비교적 높은 스프레드를 형성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2025년 첫 발행주자로 나선 한국수출입은행의 조달 부담은 한층 커질 전망이다.
◇유통물 스프레드 확대…해외 기관 투심 촉각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해외 채권 유통시장에서의 한국물 스프레드 또한 다소 벌어진 분위기다.
특히 5년물 기준 달러화 외평채에 대한 매도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전해진다. 동일 등급(무디스 기준 'Aa2')의 한국물이 계엄 해제 후 스프레드 확대 폭을 좁혀 2~3bp 수준을 유지하는 것과 달리, 외평채는 이보다 더욱 디스카운트 되면서 5bp가량 스프레드가 확대됐다.
일례로 연합인포맥스 '외평채 가산금리'(화면번호 4245)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2029년 6월 만기를 맞는 외평채 스프레드는 24bp로, 계엄 선포 직전인 2일 19bp 대비 5bp 확대됐다.
업계 관계자는 "계엄 사태가 정부 관련 이벤트이다 보니 먼저 외평채를 매도하자는 움직임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평채의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국책은행 등에 비해 유통물이 많지 않은 터라 몇 건의 매도만으로도 가격에 미치는 파급력이 컸을 것이란 의견이다.
민간기업물에 대한 스프레드 확대 폭도 두드러진 분위기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하이닉스 등의 경우 유통 시장에서 5~7bp가량 스프레드가 확대된 상태다. 이들의 경우 공기업과 은행 등에 비해 신용등급이 낮아 상대적으로 리스크에 취약했던 것으로 보인다.
발행시장은 시계제로 상태에 놓였다. 이달 비수기를 맞은 터라 적정 가격과 해외 기관의 투자 심리 등을 가늠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당장 다음 달 연초 효과를 겨냥한 기업들의 외화 조달이 줄줄이 대기 중이라는 점에서 사태 추이를 주시하면서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트럼프 불확실성에 비상계엄까지…스프레드 촉각
다행히 관련 업계에서는 외화채 조달 자체는 무리가 없을 것이란 시선이 지배적이다.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는 기관마저 등장하고 있는 터라 이번 비상계엄 사태가 조달 길을 끊는 상황으로까진 번지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한국물 투자를 안 하겠다고 하는 기관은 많지 않은 분위기"라며 "대부분 내년에 새로 시장이 열리면 그때 보겠다는 기조라 발행 자체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리스크 확대로 가격 측면의 프리미엄 제공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투자자들은 최근 커진 정치적 불확실성을 반영해 일정 수준의 스프레드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그동안 한국물 발행물에 주문을 넣던 기관들은 이 물량을 줄일 수밖에 없다"며 "결국 뉴이슈어프리미엄(NIP) 측면에서 일정 수준은 감수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에 내달 첫 한국물 발행주자인 수출입은행으로 시선이 쏠리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최근 7곳의 외국계 증권사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조달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미국계와 유럽계, 호주계 등 다양한 투자은행을 주관사로 선정해 채널 다각화에 집중한 모습이다. ANZ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도이치방크, 골드만삭스, HSBC, JP모건, 웰스파고가 주관사단을 맡았다. 국내 증권사로는 NH투자증권이 조인트 리드 매니저(Joint Lead Manager)로 이름을 올렸다.
수출입은행은 그동안 다양한 국내외 증권사를 주관사로 선임해 업계 저변 확대에 공을 들여왔다. 내달 취임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에 대한 불확실성에 한국의 탄핵 정국까지 맞물리면서 수출입은행의 다변화 시도가 더욱 눈길을 끈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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