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등 되돌림 가능할까…韓정치불안에 주요IB '약달러 요인 부족'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달러-원 환율이 12월들어 하루를 제외하면 줄곧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미 달러 약세 재료마저 부족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11일 연합인포맥스 일별 거래종합(화면번호 2150)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지난 10일 하루 반락한 것을 제외하면 12월 2일부터 줄곧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3일밤 비상 계엄이 선포된 이후 계엄 해제, 탄핵소추안 불성립, 임시국회 발의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동안 서울외환시장은 원화 약세, 달러 강세 구도가 굳어졌다.
외환당국은 달러-원 환율 상승이 '비(比)경제적 요인'에 따른 현상이라는 점에서 단기간의 환율 급등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금융·외환 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해서도 "우리 경제의 견조한 펀더멘털과 대외건전성에 비해서는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치 불확실성 장기화는 외환당국도 안심할 수 없는 부분이다.
정치 불확실성이 길어질수록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과 대외건전성에 타격을 줄 가능성도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외환보유액 감소와 외국인의 한국 자산 비중 축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달러-원 환율 상승세를 되돌리기 어려운 배경에는 미 달러 약세 재료가 부족하다는 전망의 영향도 크다.
달러-원 환율이 12월들어 상승하는 동안 달러인덱스는 105~106대에서 유지됐다.
그럼에도 주요 IB들은 미 달러가 약세로 갈 만한 요인이 크지 않다고 봤다.
주요 투자은행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완만한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과 안전자산 수요 지속 등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연준의 11월 금리인하를 막지 못하겠지만 근원 CPI가 별로 둔화되지 않을 경우 추가 금리인하 의견이 약해질 가능성도 달러화를 지지하는 재료로 꼽혔다.
ING는 지난 9일 '달러를 떠날 이유가 거의 없다'는 보고서에서 "달러인덱스는 106 아래에서 지지선을 찾았고, 지정학적 요인은 아마도 달러에 약간 도움이 될 것"이라며 "당장 달러 롱포지션을 줄일 이유는 거의 없어 보이고, 2주 정도 후에는 달러가 강세 추세를 재개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지정학적 요인과 관련해 ING는 "한국의 정치적 불확실성과 한국 자산의 부진한 성과도 확실히 주목할 만하다"고 짚었다.
그나마 달러 약세 전망을 버리지 않은 IB들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달러 강세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들은 달러 약세 추세가 재개되려면 내년 하반기는 돼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미국 새 행정부의 정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플레이션 압력(특히 관세)에 기반해 단기적으로는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런 정책이 미국 경제에 타격을 주고 여타 국가들도 대응을 강화할 것이기 때문에 내년 중 약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씨티는 "미 달러화는 2025년 상반기까지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나, 하반기로 갈수록 성장 및 통화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하방으로 치우치면서 상반기의 강세 폭을 상당 부분 반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모건스탠리는 최근 "이제는 팔아야 할 시간(Time to Sell)"이라는 보고서를 내고 달러 약세 전환 가능성을 예고했다.
모건스탠리는 "달러에 대한 대부분의 굿 뉴스는 이미 반영됐고, 달러화 가치의 강세를 주도하는 '미국 예외주의'는 이미 시장에 내재화됐다"고 설명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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