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 맞먹는 계엄 충격'…해외 IB들 우려하는 환율 핵심요인은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달러-원 환율이 계엄 사태 이후 등락을 거듭하는 가운데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정치적 리스크 장기화가 원화 펀더멘털 약화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12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해외 IB들은 정치적 리스크가 장기화되거나 소비 둔화 등으로 한국의 경제전망 하방 위험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초점을 맞췄다.
도이체방크는 최근 보고서에서 "원화의 변동성은 정치적 상황과 트럼프 취임 후 미·중 무역갈등 여부에 따라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도이체방크는 "달러-원 환율이 2025년 하반기 중 주요 교역국 추세에 따라 안정될 것으로 예상되나 미·중 무역긴장이 심화될 경우 팬데믹 시기 고점 이상으로 지속적으로 상승할 수 있으며, 원화 변동성에는 미국 정책만큼 중국 정책 대응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정치적 변화가 미칠 경제적 영향을 정량화하기에는 이른 시점이지만 불확실성이 심화되면서 경제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이미 악화된 국내 수요에 하방 위험을 초래할 전망"이라고 언급했다.
노무라 역시 정치 불확실성에 따른 소비 타격으로 경제전망에 하방 위험이 증가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노무라는 "현재의 정치적 교착 상태가 장기화될 위험이 우세하며 향후 몇 달간 소비 증가세에 단기적 하방 리스크가 커지면서 내수 지원을 위한 추가 통화정책 완화를 유도할 소지가 있다"고 봤다.
캐피털 이코노믹스(CE)도 "2016년 대통령 탄핵 당시 소비자 심리가 급격히 약화됐다"며 "현 위기는 경제 상황이 악화되는 가운데 전개되고 있어 정치 불확실성이 길어질수록 부정적 영향도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계엄 선포 이후 달러-원 환율이 받은 충격은 트럼프 당선 확정 당시의 변동성을 웃돌았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 11월 6일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 확정 소식으로 저점 대비 고점이 약 30.40원 올랐는데 지난 3일 계엄 선포 충격에는 하루 만에 41.5원 급등했다.
심지어 트럼프 트레이드로 인한 달러-원 환율 상승세가 한 달에 걸쳐 100원 가까이 상승한 점을 고려하면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달러-원 환율에 얼마나 오래 영향을 줄지는 아직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원화를 둘러싼 국내 펀더멘털은 아직 나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최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중심으로 열렸던 긴급 거시경제·금융 현안 간담회에서 당국자들은 외환시장에 대해 "세계 9위 수준의 4천154억달러 규모 외환보유액과 순대외금융자산 9천778억달러 등을 감안할 때 정부·한은의 시장 대응 여력은 충분하다"고 짚었다.
다만, 참석자들은 이날 회의에서는 향후 정치 불확실성, 미국의 기준금리 결정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하다고 봤다.
이에 경제·금융상황점검 태스크포스(TF) 등을 통해 24시간 모니터링을 지속하면서 필요한 경우 시장 심리를 반전시킬 수 있도록 충분히 대응하기로 했다.
당국은 외화유동성 안정을 위해 자금시장 수요에 따라 환매조건부증권(RP) 매입을 통해 유동성을 무제한으로 공급하고 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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