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환-마감] 정치 불확실성 우려에 1,430원대 지지…0.30원↓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윤석열 대통령의 두 번째 담화를 소화하면서 1,430원 하향 돌파에 실패했다.
전날 미국 물가 지표 안도감은 위험선호 심리를 가져왔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사실상 담화를 통해 자진 사퇴에 거절 의사를 밝히면서 정국 불확실성이 커졌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장 대비 0.30원 내린 1,431.90원으로 정규장 종가를 기록했다.
이날 달러-원은 3.10원 하락한 1,429.10원에 개장했다.
전날 발표된 미국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대로 나오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이달(12월) 금리 인하 전망은 확실시됐다.
미국 11월 CPI는 전년 대비 2.7% 올랐고, 근원 CPI는 3.3% 상승했다. 전월 대비로는 모두 0.3% 상승하면서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간밤 뉴욕증시가 기술주 위주로 상승했고, 국내 증시도 호조를 나타냈다.
이를 반영해 달러-원은 저가 매수에도 1,428원대까지 추가 하락했다.
다만 윤 대통령이 내놓은 대국민 담화에 시장 분위기가 반전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대국민 담화에서 야당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어떤 일이 있어도 막아야 한다. 저는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야권을 중심으로 자신에 대한 탄핵이 추진되는 것을 비판하고, 계엄은 대통령 고유의 통치 행위라고 주장하며 계엄 선포 배경에 대한 설명을 내놓았다.
사실상 자진 퇴진에 대한 거절 의사를 밝힌 것으로 해석돼 정국 혼란은 조기에 해소하기 어려워졌다는 우려로 작용했다. 이에 달러-원은 1,430원 위로 반등했고, 국내 증시도 상승 폭을 축소했다.
오후 들어 달러-원은 1,430원을 하단으로 상승 폭을 축소했다.
아시아 장에서 달러 인덱스는 106.5대를 중심으로 횡보했다. 엔화와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달러-원 상승 압력을 제한했다.
국내 증시도 기관 매수세에 힘입어 상승 폭을 회복했다.
외환당국은 이날도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F4)를 개최해 금융·외환시장 동향 및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최상목 기획재정부 장관 겸 부총리는 "경제·금융상황점검 태스크포스(TF) 등을 통해 24시간 모니터링을 지속하면서 필요한 경우 시장 심리를 반전시킬 수 있도록 충분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윤 대통령을 둘러싼 탄핵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여당 내에선 윤 대통령 담화와 별개로 탄핵안 표결에 참여 및 찬성한다는 견해가 늘었다.
현재까지 공개적으로 '탄핵 찬성' 입장을 밝힌 여당 의원은 조경태와 안철수, 김상욱, 김예지, 김재섭, 진종오, 한지아, 의원 등 7명이다.
범야권 의원 192명에 여당 의원 1명만 추가 찬성하면 탄핵안은 가결된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소추안을 이날 중 발의하고, 다음 날인 13일 본회의에 보고를 거쳐 14일 표결에 부칠 방침이다.
◇ 다음 거래일 전망
외환딜러들은 뉴욕장 움직임을 주시했지만, 국내 정국 불안이 해소되지 않으면 1,430원 안팎에서 변동성은 제한될 것으로 예상했다.
오늘 밤 경제 지표는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나오고, 통화정책 이벤트로는 중앙은행(ECB) 금리 결정이 예정돼 있다.
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원은 자꾸 갑작스러운 뉴스에 흔들리고 있다"며 "당국 개입 경계감에도 1,430원을 넘어서면서 불안감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대국민 담화 같은 이벤트가 없다면 주말 탄핵안 표결까지 지금 레벨에서 등락할 것 같다"며 "최근엔 미국 지표나 ECB 금리 결정 모두 시장 예상에 크게 벗어나지 않아 영향력이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전날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안도감에 환율이 내려오나 싶었지만, 윤 대통령 담화 이후 변동성이 커졌다"며 "다만 환율이 쭉 올라가는 건 아니었기에 상단은 계속 한계가 있다는 인식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원화는 글로벌 통화에 동조화하는 느낌은 아니다"며 "토요일로 예상되는 탄핵안 표결이 중요한 쟁점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 장중 동향
달러-원 환율은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달러-원 1개월물 하락을 반영해 전장보다 3.10원 내린 1,429.1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장중 고점은 1,434.80원, 저점은 1,428.00원으로 장중 변동 폭은 6.80원을 기록했다.
시장 평균환율(MAR)은 1,431.50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 양사를 합쳐 86억 달러로 집계됐다.
코스피는 전일보다 1.62% 상승한 2,482.12에, 코스닥은 1.10% 상승한 683.35에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35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고, 코스닥에서는 664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서울 외환시장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152.713엔,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937.71원이었다.
유로-달러 환율은 1.05068달러, 달러 인덱스는 106.579를 나타냈다.
달러-위안(CNH) 환율은 7.2661위안이었다.
위안-원 직거래 환율은 1위안당 197.03원에 마감했다. 저점은 196.36원, 고점은 197.3원이었다.
거래량은 한국자금중개와 서울외국환중개를 합쳐 180억 위안이었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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